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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버린  23개월, "지루함이야말로 진짜 삶"
Photo by milind bedwa / Unsplash /SNS 타임즈

스마트폰을 버린 23개월, "지루함이야말로 진짜 삶"

미국 라이프스타일 뉴스레터 '더 위켄더', 디지털 디톡스 2년차 하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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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Jung

"슬로우 라이프는 근사해 보이지만, 사실 그 대부분은 그저 지루하게 혼자 생각에 잠기는 시간일 뿐이다."

[SNS 타임즈- LA]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뉴스레터 '더 위켄더(The Weekender)'에 최근 실린 한 필자의 글은 이렇게 담담한 고백으로 마무리된다. 스마트폰 없이 산 지 23개월째에 접어든 그는 처음엔 하나의 '실험'으로 시작했던 이 생활이 이제는 특별할 것 없는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고 전한다.

그의 하루는 오후 5시, 노트북을 닫는 순간부터 완전히 다른 리듬으로 바뀐다. 업무를 마치고 서재를 나서는 그 순간을, 그는 마치 해안에서 조용히 배를 저어 나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생각의 속도가 느려지고, 계단을 내려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 간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저녁이 시작된다.

배우자가 늦게 귀가하거나 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날이면, 텅 빈 저녁 시간 앞에서 옅은 불안감이 스친다고 그는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레코드판을 틀어놓고, 할 일은 산더미인데 정작 손도 대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는 날도 있다. 그런 날엔 노트북을 열어 개인 이메일을 확인해보지만 새로운 메일은 없다. 다시 노트북을 닫는다.

대신 그는 정원으로 나가 잡초를 뽑거나, 자갈 마당 틈새에서 억센 야생 당근을 뽑아내며 멀리 사는 친구와 두 시간 가까이 통화를 하기도 한다. 저녁 메뉴는 후무스와 당근처럼 간단하거나,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오히려 공들여 차린 요리가 되기도 한다. 식사 후엔 지쳐 소파에 누워 책을 30~40쪽씩 읽다가 잠이 든다. 그날 하루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눈을 감는다.

어떤 날은 정원 일이 손질로 이어진다. 자리가 맞지 않는 화초를 옮겨 심고, 자꾸 침범해오는 덩굴식물을 다시 잘라내고, 닭장을 청소하고 물과 사료를 채운다. 이 모든 과정 동안 그는 아무런 방해 없이 하루를 곱씹거나, 오래된 다툼을 떠올리거나, 미래를 그려보거나, 혹은 그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다 친구에게서 술 한잔하자는 문자가 오면 손톱 밑 흙을 씻어내고 느긋하게 걸어 나간다. 그는 "사람들은 당신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말을 걸어온다"며, 실제로 자신은 늘 흥미로운 무언가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인다.

때로는 저녁 7시까지 바깥세상과 아무런 연락도 오가지 않다가, 장을 보러 간 배우자의 전화 한 통으로 하루의 적막이 깨지기도 한다. 상을 차리고 촛불을 켜고 천 냅킨을 무릎에 올리는 매일 밤 똑같은 의식을 치르며 두 사람은 오래도록 대화를 나눈다. 아이가 생기면 이런 시간이 더 소중해질 거라고 서로 다짐하면서도,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이 이미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을 굳이 입 밖에 내지 않는다.

또 다른 날엔 아예 노트북을 닫지 않는다. 오후 5시, 차 한 잔을 내리고 와이파이를 끈 채 워드프로세서를 연다. 초고를 정리하고 재정리하는 일—완벽주의의 또 다른 형태인—대신 곧장 글쓰기에 몰두한다. 단어 하나의 동의어를 찾기 위해 잠깐 와이파이를 켰다가, 예상치 못하게 개인 메일함을 확인하고, 한때 화제였던 게시물에 달린 '좋아요' 몇 개를 확인한 뒤 4분 만에 다시 와이파이를 끈다. 해가 지면 글쓰기도 마무리한다. 눈의 피로를 풀고 하루를 정리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이런 생활 방식이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않다고 강조한다. 지루함을 받아들이는 일은 분명 자신을 바꿔놓았지만, 동시에 불편한 감정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처음 없앴을 때 그는 지루함을 일종의 '실패'로 여겼고, 마음이 항상 생산적이거나 완전한 무념무상 상태 둘 중 하나여야 한다고 믿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이제 지루함은 화장실에 앉아 있거나 잠들기 전 눈을 감는 것만큼이나 하루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었다.

그는 커피 사진을 찍어 '슬로우 모닝'이라는 문구를 다는 식의 피상적인 위장이나, 무의미한 스크롤로 시간을 채우는 방식은 슬로우 라이프의 '겉모습'만 흉내 낼 뿐, 실제 이점은 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진짜 변화는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지 않고, 단체 대화방에 쌓인 수백 개의 메시지에도 신경 쓰지 않으면서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을 받아들일 때 찾아온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디지털 기기와 거리를 두려는 시도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번 사례는 '느린 삶'이 낭만적 이상이라기보다 지루함과 고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훈련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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