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긴장, 역사적 맥락 속 이란과 이스라엘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관계 재조명

▲ 이스라엘과 이란 국기. (출처: 인터넷/SNS 타임즈)

[SNS 타임즈]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중동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5차 중동 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전 세계가 이 지역을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긴장 고조는 구약 성서 속 두 나라의 역사적 관계를 재조명하는 데 의미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이 발단이 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시리아 내 이란 대사관이 폭격을 받았다. 이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의심한 이란은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확전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이 나서 이란의 공습에 맞서 이스라엘 측을 도왔다. 이들 국가는 드론이나 미사일을 요격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 한편, 미국과 서방은 이스라엘의 추가 보복 공격을 만류하고 있다.

이스라엘에게 이란은 악의 축으로 여겨진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바벨론(현재의 이라크)의 누부갓네살 왕이 남유다를 멸망시키고 그 민족을 포로로 끌고 갔다. 바벨론은 70년 후,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에 의해 패망한다. 페르시아, 즉 현재의 이란에서는 고레스를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하고 있다. 이는 이란 국명이 1930년대까지 페르시아였던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볼 때, 페르시아(이란)는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나라다.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은 바벨론에서 끌려온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고 세 차례에 걸쳐 고국으로 돌아가게 했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를 제2의 출애굽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제2성전 스룹바벨 성전 건축을 도운 고레스 왕에 대해 이스라엘 국민들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고레스 왕은 스룹바벨과 소꿉친구였으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 민족을 우호적으로 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건국 70년(우리나라와 건국 년도가 1948년으로 같다)을 맞이한 2018년 독립 기념 동전을 제작했다. 이 동전에는 고레스 왕의 얼굴이 새겨졌다. 그 정도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표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벨론 포로 생활이 70년 만에 끝났던 것처럼, 70년이라는 기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반면, 성경 에스더 편에 나오는 하만은 고레스의 반대되는 인물이다. 페르시아의 제2인자였던 하만은 에스더의 삼촌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절하지 않는다는 등의 갈등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멸망시키려 했다. 하지만 "죽으면 죽으리라"고 결심하며 남편인 아하수에로왕을 찾아간 에스더의 헌신 덕분에, 이스라엘 민족(고국으로 귀환하지 않고 페르시아에 계속 거주해온 이스라엘 사람들)은 살아남았고 하만과 그의 아들들은 처형됐다. (주: 아하수에로왕은 페르시아와 그리스간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300’에서 괴물처럼 나오는 왕, 세계사에서는 크세르크세스)

이스라엘 민족은 에스더의 헌신을 기리며 부림절을 기념하고 있다. 이란을 바라보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고레스 왕을 생각하면 감사하다는 감정이, 하만을 생각하면 분노가 일지 않을까?

현재 이스라엘의 대 이란 정책을 보면, 이스라엘은 이란을 하만의 영혼이 지배하는 나라로 여기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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