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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폐지, 학력진단 부활'… 세종 첫 여성 교육감의 파격 승부수
강미애 교육감이 세종기자협의회와 가진 인터뷰에서 취임 일성부터 교육 현안 전반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SNS 타임즈

'혁신학교 폐지, 학력진단 부활'… 세종 첫 여성 교육감의 파격 승부수

33년 교단 지킨 강미애 교육감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서, 교육 때문에 오는 도시로"

정대호 기자 profile image
by 정대호 기자

[SNS 타임즈] 강미애 제5대 세종시교육감이 취임 두 달 만에 지역 교육의 판을 흔들고 있다.

세종 첫 여성이자 유일한 중도 성향 교육감인 그는 지난 12년간 세종교육을 상징해 온 혁신학교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예고하고, 대신 학력 진단을 정례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평교사로 시작해 장학사, 교감, 교장을 거쳐 세종교원단체총연합회장까지 지낸 33년 교육 경력이 이번 개혁 드라이브의 뒷심이다.

강 교육감은 세종기자협의회와 가진 인터뷰에서 취임 일성부터 교육 현안 전반에 이르기까지 소신을 밝혔다.

강미애 교육감은 학생·학부모·교직원에게 가장 먼저 전하고 싶은 말로 감사 인사를 꼽으면서도, 흔들리는 공교육의 신뢰를 다시 세우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교육 때문에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세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결과로 증명하는 교육감이 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계승할 정책과 바꿀 정책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학교 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과목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운영돼 온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은 세종교육의 성과로 평가하되, 학기 중 운영 방식이 학생 참여를 제약하고 강사·프로그램 편차를 낳았다는 지적에 따라 방학 중 집중 운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반면 혁신학교는 폐지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대신 연구학교 체계를 강화해 우수 교육모델을 발굴하고 교사 전문성을 키우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정책의 명칭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과 학교 현장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비전도 제시했다.

'빛나는 오늘 설레는 내일'을 새 교육 비전으로 내걸고, AI·디지털 기반 교육환경을 조성해 학생 개개인의 적성에 맞춘 진로탐색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강 교육감이 가장 공을 들이는 대목은 학력 진단 체계 재건이다.

그는 세종의 학력 수준이 평가지표 부재로 '깜깜이 학력'에 빠져 있고, 학생 간 학습 격차에 대한 학부모 불안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초등 3~6학년을 대상으로 성취도 기준 통과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 5~6학년부터 시작해 내년에는 3~6학년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24시간 맞춤형 학습 관리가 가능한 'AI 학습종합센터'를 구축해 기초학력 지원 체계도 촘촘히 다지겠다고 했다.

학력 진단이 서열화와 사교육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세종의 사교육 참여율이 이미 전국에서 손꼽힐 만큼 높다는 통계를 근거로 들며, 이는 학교의 진단·지원 기능에 대한 학부모 신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실제로 통계청 조사에서 세종의 사교육 참여율은 서울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강 교육감은 성취기준 이수확인이 등수를 매기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조기에 발견해 지원하기 위한 진단 체계라고 설명하면서, 고등학교 방과후 자율학습을 활성화해 학생들이 학원 대신 학교 교실에서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학교 선택권을 넓히는 방안도 내놨다.

상위권 학생이 선택할 특목고·자사고가 부족하다고 본 그는 자율형 공립고 추가 지정과 국제중학교 설립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형 공립고는 교육부 지정 기준을 검토하며 추가 지정 가능성을 살피는 단계이고, KDI·KAIST 등 지역 연구기관과 협력해 AI·과학기술·국제교육 분야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도 함께 구상 중이다.

국제중학교는 교육부 협의와 중앙투자심사 등 절차가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세종을 떠나는 이유로 꼽혀 온 교육 문제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신중한 답을 내놨다.

교육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기초학력 지원과 글로벌 진로 프로젝트, AI·디지털 교육, 학교별 특성화 교육과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세종에서 배우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신뢰를 쌓겠다고 말했다.

임기 내 역점 사업으로 꼽히는 '글로벌 진로탐험대'의 밑그림도 공개됐다.

중학교 3학년 희망자를 대상으로 미국,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호주 등 진로 희망에 맞는 국가를 골라 현지 산업 현장과 연구기관, 대학을 방문하게 하는 사업이다. 비행기 이용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국내 탐방도 함께 운영해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 6월 30일 보건복지부에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른 제도 신설 협의를 신청한 상태로, 협의 결과에 따라 예산 확보와 용역업체 계약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경비의 30%는 참여자 자부담으로 하고, 나머지는 교육청 가용 재원을 재조정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무거운 대목은 학생 마음건강이었다.

세종은 청소년 자살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꼽혀 왔다. 강 교육감은 이를 "매우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세종학생정신건강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병원과 연계한 치료형 교육기관(병원형 Wee센터)을 조속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학교에서는 사회정서교육과 생명존중교육을 내실화해 학생들이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문화를 만들고, 정서·행동 특성검사 등 선별검사로 위기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학생 생명안전을 교육정책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평가와 수월성 교육 확대가 학생을 더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학력이 학생을 무너뜨리는 부담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힘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성취기준 이수 확인은 단순히 등수를 가리는 장치가 아니라 학생의 성장 과정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학력과 행복이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며, 독서교육시스템과 국제중 신설, AI·디지털 특성화고 등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꿈을 키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순간 곧바로 민원과 신고, 소송의 위험을 떠올려야 하는 현실이 과장이 아니라는 진단이다.

교권 침해의 근본 원인을 "학교가 교육적으로 개입할 권한과 수단을 잃은 자리에, 보호 장치 없는 책임만 교사에게 남겨진 구조"로 짚으면서, 드라마가 물리적 충돌과 개인의 영웅적 해결에 초점을 맞췄지만 실제 해법은 제도와 시스템, 공동체의 연대에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세종시교육청은 전담조직 신설을 포함한 교육활동 보호사업 확대를 검토 중이다. 다만 학생 전체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시선은 경계했다. 교권 보호와 학생의 학습권 보호가 대립이 아니라 같은 목표를 향한다는 점을 그는 분명히 했다.

학력 진단 부활과 혁신학교 폐지, 자율형 공립고 확대와 국제중 설립까지, 강 교육감이 꺼내든 카드는 하나같이 세종교육의 기존 틀을 정면으로 흔드는 것들이다. 여기에 전국 최고 수준인 청소년 자살률과 오래된 교권 침해 문제까지 동시에 짊어졌다.

강미애 교육감이 취임 일성으로 내건 '결과로 증명하는 교육감'이라는 약속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이제 남은 임기 동안 세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켜볼 몫이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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