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공연 소품에서 '콘텐츠 미디어'로
KPR·브라이트벨, 휴머노이드·4족 보행 로봇 그룹 '치치앤키키' 공개, 첫 앨범 3곡 발표 | 50개 동작·9분 공연 데이터 공개 예정… 기획부터 제어 소프트웨어까지 자체 개발
[SNS 타임즈] 로봇이 공연 무대의 장비를 넘어 음악과 콘텐츠를 계속 내놓는 '미디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종합커뮤니케이션그룹 KPR과 자회사 브라이트벨 크리에이티브 그룹은 29일 휴머노이드와 4족 보행 로봇으로 구성된 로봇 아티스트 그룹 '치치앤키키'를 공개하고 첫 앨범과 뮤직비디오를 내놨다.
치치앤키키는 휴머노이드 '치치'와 4족 보행 로봇 '키키'가 주축이고, 듀얼암 로봇 '로그'가 객원 드러머로 참여한다.
첫 앨범 ‘VERSION 1.0: HELLO, WORLD!’에는 ‘MAGIC.EXE’, ‘TUTORIAL’, ‘PATCH NOTES’ 3곡이 담겼다. 음원은 각 음원사이트에 올랐고, 뮤직비디오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기술적 과제는 구조가 다른 로봇 3종을 한 곡에 맞춰 움직이게 하는 일이었다.
회사 측은 신체 구조와 동작 특성이 다른 로봇들이 같은 음악에 맞추려면 개별 동작뿐 아니라 공연 전체의 타이밍과 무대 동선을 함께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브라이트벨은 3분 이상 이어지는 공연에서 각 로봇의 균형과 위치를 유지하도록 별도의 공연 시스템을 만들었다. 드럼 연주 동작을 만드는 '악기 연주 스튜디오', 4족 보행 로봇용 '안무 설계 스튜디오', 세 로봇을 동시에 시뮬레이션하는 '통합 스튜디오', 현장에서 시작·전환·정지를 제어하는 '통합 컨트롤러' 등 소프트웨어 4종을 자체 개발했고, 반복 시뮬레이션과 실제 로봇 테스트를 거쳤다.
프로젝트는 올해 1월 KPR 사내 해커톤에서 출발해 4월 정식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기획부터 로봇 제어·모션 개발, 공연용 소프트웨어, 음악·안무, 캐릭터 설계까지는 KPR 자회사인 DX 전문기업 브라이트벨이 맡았다.
눈여겨볼 대목은 데이터 공개 계획이다.
KPR은 공연용으로 만든 50개 로봇 동작과 첫 앨범 3곡의 공연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첫 공개분에는 약 9분 분량의 공연 데이터가 포함된다.
사람의 움직임을 기록하거나 직접 설계한 원천 동작 데이터, 로봇 관절 구조에 맞게 변환한 동작 데이터, 강화학습 데이터와 결과물을 공식 홈페이지와 깃허브(GitHub)를 통해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회사 측은 개발자와 연구자가 이를 활용하면 국내 로봇 생태계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PR은 AI와 로봇이 화면을 넘어 실제 공간에서 사람과 만나는 일이 늘어나는 흐름에 주목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치치앤키키는 기존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로봇 영역으로 넓힌 첫 사례로, 로봇을 공연에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매체로 활용해 보겠다는 취지다.
사업 비전은 '러닝 앤드 셰어(LEARN & SHARE)'로, 새 음악과 공연을 만들며 로봇의 움직임을 학습하고 그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구상이다.
로봇 아티스트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콘텐츠가 될지는 앨범 이후의 활동에서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