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프로그래머, 마지막 보루에서 AI 꺾었다
3일간 10시간 잠으로 버틴 폴란드 개발자, OpenAI 모델과 10시간 코딩 마라톤서 승리
[SNS 타임즈- LA] 인공지능(AI)과의 프로그래밍 경쟁에서 인간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지만 기쁨보다는 허탈감이 감돌고 있다.
AI 전문매체 '딥뷰(The Deep View)'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간 프로그래머가 AI와의 직접 대결에서 승리했지만, 이는 축하보다는 애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결의 주인공은 폴란드 출신 프로그래머 프셰미스와프 '사이호' 데비악이다. 그는 3일 동안 총 10시간만 잠을 자며 준비한 끝에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그래밍 대회인 'AtCoder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OpenAI의 맞춤형 AI 모델을 9.5% 차이로 제쳤다.
이 대회는 AI 모델이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그래밍 챔피언십에서 인간 프로그래머들과 직접 경쟁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OpenAI가 후원하며 특별 전시 경기 형태로 '인간 대 AI' 섹션을 마련했다.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30×30 격자에서 디지털 로봇을 가능한 한 적은 움직임으로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알고리즘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경기 초반 7시간 동안은 AI가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인간 참가자들이 고전하는 사이 AI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과거 OpenAI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데비악은 7시간 지점에서 반격을 시작했지만, 8시간째 다시 AI에게 선두를 내줬다. 하지만 경기 종료 46분을 남기고 제출한 최종 최적화 코드로 역전승을 거뒀다.
"AI 모델의 점수에 근접했다는 사실이 저를 더욱 자극했습니다"라고 데비악은 대회 후 소감을 밝혔다. 이에 대해 OpenAI 최고경영자 샘 알트만은 "잘했다 사이호"라고 간단히 답했다고 전해진다.
AI 코딩 혁명의 급속한 진전
스탠포드 대학교의 2025 AI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AI 시스템의 코딩 문제 해결 능력은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 SWE-bench라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벤치마크에서 AI의 문제 해결률은 2023년 4.4%에서 2024년 71.7%로 급증했다.
기업용 AI 코딩 도구 개발사 '어그먼트 코드'는 기존 AI 코딩 도구 대비 70%의 승률을 기록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AI 어시스턴트가 코드 작성에 더 많은 책임을 맡으면서 코드 복제가 4배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직 인간의 창의적 우위, 하지만 격차는 줄어들어
이번 대회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만의 장점을 부각시켰다. 대회 주최자 이와타 요이치는 "AI가 최적화에는 뛰어났지만, 데비악은 완전히 다른 해결책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현재 AI 모델은 인간보다 최대 40배 빠른 속도로 반복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딥뷰는 "데비악의 승리는 공허한 승리다. 2위를 차지한 AI 모델은 계속 발전할 것이지만, 데비악은 수년간의 연습과 경험을 통해서만 자신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창작 분야에서 AI와의 관계가 드러내는 모순이다. 개발자들은 데비악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동시에 일상 업무에서는 AI 도구에 의존해 더 빠르고 나은 코드를 작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딥뷰는 "데비악이 이번 경쟁에서는 승리했지만, 인간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최후의 보루'가 필요했던 순간 코딩 분야에서 인간의 존재 가치를 둘러싼 전쟁은 이미 끝났다"고 분석했다. 또한 "향후 대회는 AI 모델들끼리의 경쟁이 될 것이며, 인간은 스스로의 쓸모없음을 지켜보는 관중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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