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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르뽀] 천년 백제의 가을, 국화로 피어나다… 부여 궁남지 '꽃의 향연'
노란색과 흰색 국화로 화려하게 장식된 대형 사비문 조형물이 궁남지 축제장에 설치돼 있다. 백제 사비시대의 상징적 건축물을 꽃으로 재현한 작품으로, 관람객들이 꽃으로 꾸며진 성문을 지나고 있다. /SNS 타임즈

[SNS 르뽀] 천년 백제의 가을, 국화로 피어나다… 부여 궁남지 '꽃의 향연'

제23회 부여국화축제, 8일까지 궁남지 일원서 개최… 사비문·정림사지 등 백제 역사 국화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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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대호 기자



오색 국화터널과 꽃 조형물 사이로 이어지는 가을 산책… 관람객들 추억 담으며 늦가을 정취 만끽

[SNS 타임즈] 천년 백제의 숨결이 깃든 부여 궁남지가 형형색색의 국화로 물들었다. 연못을 따라 펼쳐진 꽃길에는 가을의 정취를 즐기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국화로 재현한 백제의 역사문화유산은 오래된 왕도의 풍경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제23회 부여국화축제'가 오는 8일까지 충남 부여군 서동공원 궁남지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국화, 가을의 조각들을 맞추다'. 백제의 역사와 자연, 사람과의 인연을 국화라는 하나의 소재로 엮어낸 가을 축제다.

축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국화로 장식한 거대한 사비문이다. 노란색과 흰색, 붉은색 국화가 성문과 성벽을 가득 덮어 마치 꽃으로 쌓아 올린 백제의 성곽을 연상시킨다.

사비문은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사비의 역사적 이미지를 담은 상징적 조형물이다. 관람객들은 꽃으로 재탄생한 성문을 지나며 백제의 역사와 가을 국화가 어우러진 이색적인 풍경을 마주한다.

백제의 역사적 정취가 깃든 부여 궁남지 포룡정 주변에 노란색과 분홍색 국화가 화려하게 펼쳐져 있다. 전통 정자와 연못, 국화가 어우러져 한 폭의 가을 풍경화를 연출한다. /SNS 타임즈

궁남지의 상징인 포룡정 주변도 국화로 새롭게 단장했다. 연못 한가운데 자리한 전통 정자와 이를 둘러싼 노란 국화, 물 위로 비치는 구름과 나무의 그림자가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수변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꽃으로 만든 아치와 터널이 연이어 나타난다. 붉은색과 주황색, 분홍색 국화가 터널 전체를 감싸고, 길 양옆에는 크고 작은 국화 화분이 촘촘하게 놓여 있다.

꽃 터널 아래에서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서로 어깨를 감싸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부부, 꽃 조형물 앞에서 자세를 취하는 관광객, 연못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저마다의 가을 추억을 쌓는다.

특히 국화로 만든 하트 모양의 조형물과 동물 형상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꽃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들어가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꾸민 공간들이 축제장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국화로 되살아난 백제의 역사

올해 축제가 일반적인 꽃 전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백제의 역사문화유산을 국화 작품으로 재해석했다는 데 있다.

축제장에는 국화로 꾸민 사비문을 비롯해 정림사지 5층 석탑과 백제금동대향로를 소재로 한 조형물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국화로 재현한 정림사지 5층 석탑은 층층이 쌓아 올린 탑의 구조를 꽃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흰색과 노란색 국화가 탑 전체를 감싸고 있어 석조 문화유산의 단정한 형태에 화사한 색채를 더한다.

백제의 역사적 상징물을 오늘날의 꽃 예술로 표현한 이들 작품은 단순한 장식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박물관이나 유적지에서 만나는 문화유산을 야외 정원의 친숙한 풍경 속으로 옮겨와 관람객들이 보다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화와 함께 백제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축제의 주제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부여국화축제를 찾은 관람객 두 사람이 서로 어깨를 감싼 채 국화터널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형형색색의 국화가 평범한 산책길을 특별한 추억의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SNS 타임즈
하트 모양으로 조성된 국화 꽃길을 걷고 있는 관람객들. /SNS 타임즈

꽃길에서 만나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

올해 축제장은 '역사의 조각', '풍경의 조각', '인연의 조각', '향기의 조각', '치유의 조각' 등 다섯 가지 주제 공간으로 구성됐다.

백제의 역사문화유산을 형상화한 공간에서 시작해 궁남지의 자연을 감상하고,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꽃길과 포토존으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이 가운데 '인연의 조각'은 축제를 찾은 사람들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듯한 부부가 서로 어깨를 감싸고 꽃길에 서 있는 모습, 국화터널 아래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람객의 표정에는 꽃을 매개로 한 소박한 일상의 행복이 묻어난다.

국화는 이곳에서 단순히 바라보는 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억을 이어주는 배경이 된다.

'치유의 조각'과 '향기의 조각'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에서는 궁남지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살아난다. 수양버들이 늘어진 연못 주변을 따라 꽃길이 펼쳐지고,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화려한 대형 조형물에서 벗어나 작은 수로와 연못을 바라보면 수면 위에 남아 있는 수련과 주변의 나무들이 늦가을의 차분한 분위기를 전한다.

부여국화축제 분재 전시관에 국화를 나무 형태로 가꾼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바위와 이끼, 굴곡진 줄기가 어우러진 국화 분재에서 오랜 정성과 섬세한 조형미가 느껴진다. /SNS 타임즈

한 송이 국화에 담긴 정성과 예술

대형 국화 조형물뿐 아니라 섬세한 손길로 가꾼 국화 분재도 이번 축제의 또 다른 볼거리다.

국화 분재 전시관에는 작은 화분에서 자란 국화를 나무처럼 가꾸거나, 돌과 이끼를 활용해 자연 풍경을 축소해 놓은 듯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굵고 구불구불한 줄기 끝에서 피어난 노란 국화, 바위틈을 따라 뿌리를 내린 듯한 작품들은 일반적인 화단 국화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큰 규모와 화려한 색채로 시선을 끄는 야외 조형물과 달리, 분재 작품은 한 송이 꽃의 위치와 줄기의 굴곡, 뿌리의 형태까지 세심하게 살펴보게 한다.

꽃을 키우는 오랜 정성과 조형미가 집약된 작품들 앞에서 관람객들이 발걸음을 멈추는 이유다.

축제장에서는 국화 작품 전시와 함께 압화 전시 및 체험, 국화 다도, 지역 농특산물 판매와 푸드트럭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제23회 부여국화축제장에 국화로 제작한 정림사지 5층 석탑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흰색과 노란색 국화가 층층이 쌓인 탑의 형태를 표현해 백제의 역사문화유산에 새로운 아름다움을 더한다. 실제 정림사지 5층 석탑과 같은 크기로 조성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SNS 타임즈

이번 축제는 부여군이 주최하고 부여군농업기술센터와 부여군국화연구회가 주관한다. 오는 8일까지 열리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입장료는 무료다.

백제의 옛 왕도 부여에서 국화는 단순한 가을꽃을 넘어 역사와 자연, 사람들의 이야기를 잇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궁남지 연못을 따라 이어지는 꽃길, 국화로 다시 태어난 백제의 유산, 그 사이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깊어가는 가을, 천년 백제의 정원은 지금 국화로 가장 화려한 계절을 맞고 있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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