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한반도 역사문화권 중심' 선언… 제72회 백제문화제 정림사지서 개막
이용우 군수 "살아 숨 쉬는 역사 속을 걷는 축제로" | 박수현 지사 "진흥원 설립해 9개 역사문화권 컨트롤타워로"
'국가 축제로, 역사문화권 중심으로' 기치 선언... 부여 도심서 9일간의 일정
[SNS 타임즈] 제72회 백제문화제가 3일 충남 부여 정림사지 주무대에서 막을 올리고 11일까지 9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국립역사문화권진흥원 건립과 백제문화제의 국가 축제화 등 지역 현안을 둘러싼 약속이 잇따랐다.
개막식에 앞서 오후 5시부터 사비천도 행렬이, 6시부터 사비정도고유제가 정림사지 일원에서 이어졌다. 축제는 하루 전인 2일 천등산 고천제로 서막을 열었다.
오후 7시 백제문화재단 이종관 대표이사가 개막을 선언했다. 이 대표이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정림사지와 관북리 유적을 무대로 세계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개회사에서 "이번 백제문화제는 역사 속 이야기의 재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군수는 백제를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이른바 '검이불루 화이불치'의 문화 강국으로 소개했다.
이 군수는 이어 사비 문화의 유산 위에 오늘의 빛을 새롭게 비추고 부여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자부심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축사에서는 부여의 중장기 현안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오늘 우리가 앉아 있는 이 자리에 1,500년 전 백제 조상들이 함께 숨 쉬고 움직였다"며 운을 뗐다. 이어 국립역사문화권진흥원이 부여에 들어서면 고구려·백제·신라·가야·마한·탐라·중원·예맥·후백제 등 9개 역사문화권의 자원을 부여가 컨트롤타워로서 모으고 융복합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해 통과시켰다고도 언급했다.
박 지사가 대표발의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3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에 따라 진흥원 건립은 전액 국비 사업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부여군에 따르면 진흥원은 규암면 아름마을 일원에 약 285억 원을 들여 짓는다. 2028년 착공, 2030년 준공이 목표다.
박 지사는 지난 1일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에 위촉된 박정현 전 부여군수도 거론했다. "제 기억으로는 거의 첫 번째 부여 출신 장관급이 아닌가 한다"며 박 위원장 등과 함께 부여가 한반도 역사문화권의 중심이 되도록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윤용근 국회의원(국민의힘·공주부여청양)은 "백제문화제는 지역의 축제가 아니라 국가의 축제가 돼야 한다"며 "국비가 지원될 수 있는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를 비추는 이 빛이 부여의 대전환의 길을 열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윤상현 국회의원(국민의힘·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과 백제의 인연을 소개했다. 고구려 주몽의 부인 소서노가 두 아들 비류·온조와 남하해 처음 터를 잡은 곳이 미추홀이고, 이후 웅진과 사비로 이어졌다는 백제 건국 이야기를 들어 "큰 인연 중의 인연"이라고 말했다.

백용달 부여군의회 의장은 72회를 맞은 백제문화제가 "제 나이와 거의 똑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박 지사가 언급한 현안들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이어 '기억을 잇는 빛, 미래를 여는 길'을 주제로 한 개막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 군수와 박 지사, 박 위원장, 백 의장, 윤용근·윤상현 의원, 이 대표이사 등 7명이 백제풍 의상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터치 버튼에 손을 올렸다. 객석의 관람객들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자 정림사지 일대에 불이 켜졌다. 진행자는 백마강을 따라 흐르는 하나의 빛으로 백제의 역사와 미래를 잇는 연출이라고 소개했다.
곧이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참여한 주제공연이 이어졌고, 축하공연과 드론 아트쇼로 개막일 밤을 마무리했다. 공연 진행자는 이날 서울, 울산, 포항, 서산, 인천 등 전국에서 가족 단위 관람객이 찾았다고 전했다.

올해 백제문화제는 개최 장소를 기존 백제문화단지 중심에서 부여읍 시가지로 옮겼다. 정림사지와 석탑로, 관북리 유적을 잇는 도심형 축제로, 상권과 연계해 체류형 관광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다만 주민 의견은 엇갈렸다. 백제문화재단이 지난 6월 주민 557명과 소상공인 2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소상공인은 도심 개최에 기대가 컸지만, 일반 주민은 교통 혼잡과 주거 불편을 우려했다. 주민 응답에서는 '기존 장소 유지'가 56.4%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행사장 인근에는 외곽 임시주차장과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이용구 부여 군수는 "이번 시가지 축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축제가 끝나도 불이 꺼지지 않는 거리, 일 년 내내 사람이 머무는 역사도시 부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축제 기간에는 9일 백제역사문화행렬, 10일 백제문화 나이트 퍼레이드를 비롯해 제례·불전, 공연, 전시, 체험, 미디어아트 등이 시가지 곳곳에서 이어진다. 공주에서도 같은 기간 '청동거울, 1500년 백제의 빛을 비추다'를 주제로 축제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