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없애자는 게 아니라 다시 정렬하자는 것!"… 대전 인수위, 33일 활동 마침표
시민주권·재정건전성 화두로 5개 분과 정책제안 발표… 허태정 시장 "부담되는 사업은 정직하게 설명하고 바로잡겠다"
[SNS 타임즈] 대전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가 14일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성과보고회를 열고 지난 6월 9일부터 이어온 33일간의 공식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보고회에는 허태정 대전광역시장과 박정현 인수위원장을 비롯해 인수위원과 자문위원, 관계 공무원,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인수위는 자치행정, 교육문화예술체육, 경제과학산업, 도시주택교통, 여성환경복지 등 5개 분과별로 그간의 검토 결과와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을 차례로 보고했다.
자치행정분과는 시민주권과 인권 기반의 후퇴, 안전투자 부족, 행정 신뢰 저하, 미래전략 대응 미흡 등 네 가지를 핵심 문제로 짚었다. 인권조례와 관련 센터 폐지, 시민사회 지원 조례 종료로 주민참여 기반이 위축됐고, 중부소방서 준공 지연과 소방정책사업 시비 감소로 안전 투자가 뒷걸음질쳤다는 진단이다. 청렴도는 2022년부터 4년째 하위등급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향사랑기부금 약 29억 4천만 원을 과학자 시계탑 조성에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주민복리·공동체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와의 연계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분과는 시민사회·인권·주민참여 관련 조례와 지원체계의 복원 여부를 검토하고, 민간보조금은 목적부합성과 중복성, 성과를 기준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문화예술체육분과는 문화·체육 정책이 시설 건립 위주로 흘러 재정부담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총사업비 4,780억 원 규모의 보물산 프로젝트, 비용편익비율(B/C) 0.13로 평가된 제2문화예술복합단지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됐다. 분과는 제2문화예술복합단지에 대해 매몰비용이 이미 25억 원 발생했음에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보물산 프로젝트는 시민 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총사업비 1조 437억 원에 달하는 서남부 스포츠타운의 경우 2026년 확보 예산 53억 원 외에 1조 383억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대규모 문화·체육시설은 재원확보 가능성과 수요, 운영비를 기준으로 일몰 또는 장기검토로 분류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시급 과제로는 시민 문화기본권 조례 제정, 대전형 예술인 안전망 구축 등이 꼽혔다.
경제과학산업분과는 민선 8기 동안 신규 예비타당성 사업 확보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고, AI·AX(AI 전환) 관련 국가공모에서도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고 지적했다. 반면 17개소 512만 평, 총사업비 10조 4천여억 원 규모의 산업단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도시공사의 재무건전성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진단도 나왔다.
분과는 국방·센서반도체·바이오 등 대전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AI·AX 전략을 재설계하고, 시장 직속의 AI 전략 총괄기구를 신설해 임기 초 우선순위를 확정하고 국비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온통대전을 캐시백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정책수당·소비데이터·소상공인 지원을 아우르는 지역순환경제 플랫폼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도시주택교통분과는 대형 도로·철도사업이 교통량 변화나 대체사업 등 여건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트램 2호선의 경우 서대전 지하차도 보상과 비개착 공사 등 주요 공정이 지연되면서 개통 시점이 당초 2028년 말에서 2030년 하반기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총사업비 1,307억 원 전액이 시비로 투입되는 금고동 골프장 조성사업은 환경 2등급지를 포함하고 있어 주민지원사업이라는 본래 취지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분과는 대형 교통사업 전반에 대해 수요·대체사업·재원·운영비를 포함한 재평가를 실시하고, 트램은 시장이 직접 주재하는 리스크관리 체계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성환경복지분과는 3대 하천 사업이 당초 생태복원 취지에서 벗어나 도로·교량·준설 등 토목 중심으로 확대됐다고 짚었다. 총사업비 2조 4,100억 원 규모의 3대 하천 푸른물길 사업 중 지방비만 1조 7,218억 원에 이른다. 환경교육센터 폐지로 연간 4천~6천 명 규모의 시민 환경교육과 네트워크가 끊긴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분과는 3대 하천 사업을 위험구간 중심의 치수와 생태복원이 균형을 이루도록 재정비하고, 기후환경교육센터 지정 등을 통해 시민 환경교육 플랫폼을 복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총사업비 1,759억 원 규모의 대전의료원 설립은 공공의료 기반 확충 차원에서 안정적 재원 확보와 체계적 공정관리를 전제로 원안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각 분과 보고에서는 "사업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민체감·재정책임·공공성 기준으로 다시 정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통적으로 강조됐다. 인수위는 이 같은 원칙에 따라 대전형 실리콘밸리 컨트롤타워 구축, 대전역·서대전역 역세권 활성화, 재개발·재건축 원스톱 통합심의 등 공약 이외의 정책과 제도개선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박정현 인수위원장은 "인수위원회 활동기간은 민선 8기 현안 사업을 되짚어보고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을 정립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민선 9기는 시민주권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시민의 의견이 시정의 기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한 달 동안 민선 9기 대전시정의 이정표를 세우는 데 헌신해 주신 인수위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민선 9기는 시민께 드린 약속은 철저히 지키되, 시민에게 부담이 되는 사업은 정직하게 설명하고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산과 행정력을 시민 삶과 직결된 분야에 집중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시정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수위원회는 이날 보고회를 끝으로 공식 활동을 마무리하고, 그간의 논의 내용을 담은 백서를 대전시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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