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지사 “치졸한 짓 하지 않는다”… 뉴욕 5382억 ‘재탕’ 지적에 유감
아산시 관계자 발언 주체 확인 지시… ‘통하는 충남’ 기조와 결이 다른 대응
[SNS 타임즈]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체결한 5382억 원 규모 투자협약을 두고 ‘기존 협약의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투자 성과를 포장하려는 치졸한 짓은 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 지사는 협약 3건 중 2건은 증설, 1건은 신규 투자로 알고 있다면서도 민선 8기 협약과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는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질문에서 요구된 신규 투자금과 신규 고용 인원은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지 않았다.
박 지사는 2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투자 대상지인 아산시의 관계자가 김태흠 전 지사 시절 체결된 협약과 사실상 같은 내용이라고 전했다”며 기존 협약 대비 실제로 늘어난 투자금과 고용 인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 지사는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면서도 아산시 관계자가 투자를 깎아내렸다면 “매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청 관계자에게 아산시의 어느 관계자가 그런 표현을 했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박 지사는 3개 기업 투자 중 2건은 증설, 1건은 신규라고 설명하면서 “어떤 것이 민선 8기와 중복돼 있는지는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중복이 있더라도 이전 정부에서 맺은 투자 양해각서(MOU)의 이행을 앞당기는 것이 민선 9기의 임무라고 주장했다.
도에 따르면 박 지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뉴욕 힐튼 미드타운에서 코닝정밀소재 등 3개 기업과 총 3억9630만 달러(약 5382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기업들은 천안·아산 산업단지 등에 생산시설을 신설하거나 증설할 계획이며, 코닝정밀소재를 제외한 2개 기업은 기업 요청으로 이름과 세부 투자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신규 고용 규모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하는 충남”·번호 공개·경청 약속과 대비
박 지사는 7월 1일 취임식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도정에 반영되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갈등이 있는 곳에 직접 찾아가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인 시절 타운홀 미팅에서는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직접 문자나 전화를 주시면 응답하겠다.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고, 취임식에서도 번호를 다시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태안 박람회를 두고 “공동묘지 같다”는 지적이 나오자 “참 뼈 아프게 듣는다”고 했고, 마무리 발언에서는 질문과 지적을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약을 기존 투자와 같은 내용이라고 평가했다는 아산시 관계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발언 주체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확인의 목적과 이후 조치는 설명하지 않았다.
공개적으로 경청을 약속해 온 도정의 기조와는 결이 다른 대응이다.
일선 관계자의 의견에 주체 확인으로 답하면 공직사회가 외부 발언을 꺼리게 될 수 있고, 정작 질문의 핵심이었던 신규 투자금과 고용 규모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박 지사가 해당 발언을 직접 접하지 못했다고 밝힌 만큼 사실 확인 차원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해외 투자는 국비 확보의 도화선”…국회서 2300억 원 이상 추가 증액 목표
박 지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번 투자를 국비 확보 논리와 연결했다. 그는 “해외에서 줄을 잇는 투자는 국비 확보의 강력한 도화선”이라며 국비 확보를 “하나의 당당한 국내 투자 유치 활동”이라고 규정했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충남 관련 국비는 13조 2632억 원이다. 올해 국회에서 최종 확정된 12조 3223억 원보다 9409억 원(7.6%) 늘어난 규모다. 박 지사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2300억 원이 넘는 추가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박 지사는 첨단 디스플레이 국가연구플랫폼, 방산혁신클러스터, 해상풍력 터빈 부품 시험센터 등이 심의 과정에서 감액되지 않도록 방어하고, 정부안에 담기지 않은 충남권 국립호국원 조성과 축산환경관리원 신축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4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 맞춰 여야 지역구 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예결위원들을 직접 면담하겠다고 했다. 박 지사는 3일 새벽 서울로 이동해 예산 확보 활동에 나선다. 구체적인 증액 대상 목록은 별도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재정과 관련한 질문에서 박 지사는 올해 하반기에 1조 304억 원의 재정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을 이미 설명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내년도 예산은 편성 단계에서 애초 2조 7천억 원가량의 재정 부족이 예상됐지만 세 차례 검토 끝에 약 4500억 원 부족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박 지사는 이 부족분을 대규모 사업의 시기 조정과 시군 일반조정교부금·교육청 전출금 조정 등으로 맞춰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 추가 세입이 확보되면 4~5월쯤 편성될 1차 추경에서 조정·삭감된 부분을 보강하겠다는 원칙도 밝혔다. 박 지사는 정부가 내년에는 재정 부족을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의 구체적인 감액 규모는 이날 언급하지 않았다.
재선충 “200억으로는 불가능”…국비 9대 1·특별법 추진
박 지사는 지난달 30일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지역을 항공예찰한 소감도 밝혔다.
박수현 지사는 보령 청라면과 태안 남면의 피해가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전하며 “200억 원 가지고는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을 분명히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안에 반영된 방제 예산은 방제비 63억 원과 재해대책비 137억 원을 합친 200억 원인데, 박 지사는 이를 10배 늘린 2000억 원 확보를 목표로 뛰겠다고 밝혔다.
도가 산림청에 공식 요청한 국비는 200억 원이며, 2000억 원은 박 지사가 새로 제시한 목표다.
박 지사는 “근본적으로 더 큰 책임은 국가에 있다”며 방제비 국비·지방비 분담을 현행 5대 5에서 9대 1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법 발의·통과와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건 확대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 과제로 꼽았다. 충청광역연합과 전국 시도지사회의, 장관·대통령 면담 등을 계기로 안건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논산 일정을 마치고 온 박 지사는 2027 논산세계딸기산업엑스포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엑스포는 2027년 2월 26일부터 3월 21일까지 24일간 논산시민가족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박 지사는 이날 논산에서 엑스포 문제가 “도지사 책임”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한 뒤 조직위 운영과 주요 콘텐츠를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이장 대상 할당이나 시군 간 품앗이식 동원은 하지 않겠다며 “부끄럽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박 지사는 엑스포 이후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논산 딸기 ‘설향’을 수출에 적합하도록 단단하게 개량하고 수출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육사 이전 접고 국방연구원 유치 ‘지렛대’로 | 홍성 국가산단 “도지사 역량 부족”
박 지사는 한 기자가 논산 육군사관학교 이전 무산과 관련해 충남도가 3군 통합 사관학교(대전 설립 방침) 문제에서 손을 뗀 것이냐고 묻자, 중앙정부 방침이 선 이상 이를 고집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신 과거 무산 경위를 논산의 국방연구원 이전을 요구하는 “논리적 지렛대”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홍성 내포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조사 탈락에 대해서는 박 지사가 “도지사의 역량 부족”이라고 인정했다.
강승규 국회의원은 KDI 평가의 공정성과 정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평가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박 지사는 이를 지적이자 격려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내포 국가산단의 기업 입주율이 50%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인근에 국가산단을 추가로 신설하는 점이 평가에 반영됐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1년간 보완해 재도전하겠다고 했다.
이날 박 지사는 투자협약의 중복 여부 확인, 국회 증액 대상 목록 제공, 태안박람회 관련 자료 검토 등을 약속했다. 박수현 지사는 3일 새벽 서울로 이동해 국회 예산 심의 대응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