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판 짜는 대전시의회, 제10대 의원들 첫 공식 집합… 뒤바뀐 정치지형 속 집행부 견제와 의회 독립 숙제 안고 출발
6·3 지방선거 여당 압승 딛고 출발선에 선 제10대 대전광역시의회, 사상 첫 남녀 동수·신인 대거 입성… 원구성과 견제력 확보가 시험대
[SNS 타임즈] 제10대 대전광역시의회 의원 당선인 22명이 26일 오전 대전광역시의회에서 의정활동 사전 설명회를 갖고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제10대 대전광역시의회 의원 당선인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번 설명회는 다음 달 7일 제279회 임시회 소집과 8일 개원식을 앞두고 의정활동에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정활동 사전 설명회'라는 공식 명칭을 달았지만, 이 자리는 단순한 행정 안내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4년 만에 완전히 뒤바뀐 대전 지방정치의 지형 위에서, 새로운 대전 시의회가 첫 발걸음을 내딛는 상견례이자 공식 출항의 신호탄이었다.
이날 첫 공식 행사는 국민의례와 당선인 소개에 이어 축사, 사무처 간부 소개, 의회 운영 안내, 기념 촬영이 차례로 진행되고, 이후 본회의장으로 이동해 전자 회의 시스템 실습과 오찬 간담회로 이어지는 일정이었다.
설명회에서는 의원 재산 등록, 겸직 신고, 의정비 및 복리후생, 의안 처리 절차,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 방법, 행정사무감사, 의정활동 정보화시스템 운영 안내 등 실제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반적인 사항들이 안내됐다. 언론홍보·시민소통, 입법·정책연구 지원 관련 사항도 빠짐없이 다뤄졌다.

이날 설명회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제9대 후반기 의장 조원휘의 축사였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당사자다. "낙선자가 낙선하고 나서 이런 자리에 서는 것이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관행과 전통을 만들어보자는 일환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10대 당선인들을 향해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건네면서도, 조 전 의장은 지방의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와 과제들을 거침없이 꺼내놓았다.
그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선거법 개정이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극적으로 통과된 개정 공직선거법에 따라, 기초의원이 광역의원에 도전하거나 광역의원이 단체장에 도전할 때 기존처럼 선거 한 달 전에 사직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조 의장은 "전남 도의원 출신인 국회 행안위 신정훈 위원장, 서울시의원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17개 시도의장들이 오랫동안 함께 노력해온 결과"라고 조 전 의장은 설명했다. 특히 전남도 김태균 의장이 의장단 단체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법안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앞장섰고, 행안부 장관의 해외 출장이라는 변수를 넘어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낸 과정을 소개했다. 이 개정의 직접적 수혜자들이 상당수 이번 10대 시의회에 입성했다는 사실에서, 그 의미는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조 전 의장은 또한 지방의회가 오랜 숙원으로 꼽아온 의원 보좌관제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국회의원이 되면 9명의 기본 보좌진이 있지만, 광역의원은 단 한 명의 보좌진도 없다"며, "1인 1 보좌관제를 오래전부터 요구해왔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권 독립 문제 역시 "일부 인사권 독립이 이루어졌으나 무늬만 독립"이라며 10대 의회에서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국회에는 '국회법'이 있지만 지방의회에는 별도의 '지방의회법'이 없어 지방자치법에 의존해 운영되는 현실도 문제로 짚었다.
조 전 의장이 특히 힘주어 강조한 또 하나의 과제는 대전시의회의 역사와 기록 정비였다. "우리 대전시의회에는 역사와 기록이 하나도 없다"고 단언한 그는, 8대 의원들이 누구였는지조차 제대로 알기 어렵고, 6대·5대·초대 의원들에 대한 기록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조 전 의장은 9대 후반기 의장으로 취임한 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뒀다고 밝혔다. "10대 의원님들이 여기에 예산을 더 보태 경기도 의회나 최근 신축한 충청북도 의회처럼 현대적인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을 만들어주길 바란다"는 것이 그의 당부였다.
축사 말미에서 조 전 의장은 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의회는 기본적으로 강한 시장, 약한 의회의 구도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의원들이 의장단에 힘을 실어줄 때 이 구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10대 대전광역시의회는 여러 면에서 이전 의회와 뚜렷이 다른 특징을 지닌다.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인 압승을 거두면서, 대전 시의회 역시 민주당이 22석 중 20석을 확보하며 사실상 독점 구도를 형성했다. 이는 4년 만의 정당 지형 역전으로, 집행부(허태정 대전시장, 민주당)와 의회 다수당이 같은 당으로 재편됐다는 점에서 시정 추진력이 높아진 반면, 의회 본연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또 다른 두드러진 특징은 '신인 의회'라는 점이다.
전체 22명 중 18명이 시의회에 처음 입성하는 초선 의원이다.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조성칠, 김민숙, 구본환, 이한영 4명에 불과하다. 다만 상당수 당선인이 구의회 의장·부의장 또는 다선 구의원 출신으로, 기초의회 경험을 바탕으로 광역 의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기초의원이 사직 없이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된 덕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역사적인 변화는 성별 구성이다.
제10대 대전시의회는 전체 22명 중 여성 의원이 11명으로, 사상 처음 남녀 동수 의회를 실현했다. 특히 여성 의원 상당수가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는 점은 대전 지방정치의 의미 있는 전환으로 평가된다.
원구성 일정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음 달 7일 제279회 임시회를 소집해 전반기 의장·부의장 선거를 치르고, 9일부터 행정자치·복지환경·산업건설·교육 등 4개 상임위원장 선거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오는 8일에는 제10대 대전광역시의회 공식 개원식도 열린다. 의장 후보로는 민주당 내 재선 그룹에서 다선·연장자 원칙에 따라 조성칠 의원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20석에 달하는 민주당 의석이 어떻게 조율되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날 설명회가 끝난 뒤 당선인들은 본회의장으로 이동해 전자 회의 시스템 사용법을 익혔고, 이어 오찬 간담회를 통해 첫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새 의회가 스스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 첫날, 대전 시민들의 시선은 이 낯선 얼굴들이 과연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기록도 남기지 못한 채 묻혀온 지방의회의 오랜 한계를 얼마나 넘어설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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