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알테쉬’(알리-테무-쉬인) 초저가 공습(3편)
3편: ‘알테쉬’의 영업 전략

[SNS 타임즈] 플랫폼을 기반으로 경제가 돌아가는 시대에는 시장 방정식도 달라진다. 압도적 1위 사업자를 찾기 힘든 전통산업과 달리 플랫폼산업은 철저한 승자독식 구조다.
이용자가 몰리면 몰릴수록 서비스 가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시장 속성 때문이다. 서비스 초기 적자를 감수하고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존, 카카오, 쿠팡의 성장 전략이 거의 유사한 이유다. C-커머스 ‘알테쉬’의 초저가 영업 전략은 아마존, 쿠팡에 비해서 훤씬 더 공격적이다.
플랫폼 전쟁에서 이긴 최종 승자는 플랫폼상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얹어 수익을 극대화한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막강한 네트워크 효과를 유발하므로 사업을 용이하게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알테쉬’의 초저가 전략을 이해하려면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기존 경제학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속성이 있는데, 이것을 뉴노말(New Normal)이라고 표현한다.
1. 플랫폼 비즈니스는 뉴노멀(New Normal)의 대표적인 사례
뉴노멀(New Normal)이란 2007~2008년 세계 금융 위기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이어진 경제 침체 기간 동안 만들어진 새로운 경제적 기준을 말한다.
뉴노멀은 2004년 미국의 벤처투자가 로저 맥너미(Roger McNamee)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그는 저서 ‘새로운 표준: 고위험 시대의 거대한 기회’ 에서 인터넷 시대의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요소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탐색하면서 ‘뉴노멀’이라는 용어를 제시했다. 이후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모하마드 엘 에리언(Mohamed A. El-Erian) 핌코(PIMCO) 최고경영자(CEO)가 저서 '새로운 부의 탄생'에서 저성장·규제 강화·소비 위축 등을 위기 이후 ‘뉴노멀’ 현상으로 지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뉴노멀’은 경제 부문에서 시작됐지만 다른 분야로도 확장돼 사용되는데, 이전에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현상과 표준이 점차 아주 흔한 표준이 돼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뉴노멀’은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강력한 방역조치에 따른 전반적인 변화를 의미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대면접촉 서비스의 불황, 언택트 문화의 확산과 같은 새로운 사회·문화적 변화 양상 및 그 영향으로 새롭게 개편되는 산업구조의 의미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SNS 타임즈
플랫폼 사업이 대표적인 ‘뉴노멀’의 사례가 되고 있다.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은 높은 고정 비용 없이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다른 산업에 비해 많은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
애플, MS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2023년 각각 1000억달러 이상의 영업 현금을 창출했다. 이는 미국 석유 공룡 엑손모빌의 550억달러와 비교되는 규모다.
플랫폼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신기술 개발보다 경쟁자 제거를 위한 공격적 인수합병(M&A)를 무기로 활용한다. 벤처에서 혁신 마인드로 플랫폼을 개발해 놓으면 M&A로 인수하며 운영은 그대로 맡기지만 글로벌 기업의 자금력과 인력 투입으로 효율화를 추구하며, 큰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대부분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신사업 전략이다. 마치 19C말~20C초 제국주의 시대의 강대국의 식민지 확장을 연상시킨다.
2014년 페이스북은 설립된지 4년 되는 메신저 앱 왓츠앱(WhatsApp)을 190억 달러에 인수했다.그 당시 왓츠앱은 종업원 55명, 매출액 1020만 달러에 적자 규모는 1억3800만 달러에 달했다. 인수 금액을 와츠앱 직원은 55명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250만 달라씩 돌아간다. 이런 적자 기업을 페이스북이 천문학적 돈을 들여 인수한 까닭은 왓츠앱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었다. 당시 왓츠앱의 이용자 수는 4억5000만 명이었으나 2023년 현재 이용자는 180개국에서21억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앱이 되었다.
2014년 1분기 알리바바의 실적은 120억위안의 매출액에 55억위안의 수익을 올렸다. 도대체 어떻게 이만한 규모의 매출액에서 절반 가까이가 수익이 될 수 있을까? 기존 경제적 기준으로는 이해가 되지않는다.
아마존은 1997년에 상장했는데, 그 당시 주가는 1.7달러였다. 그런데 2022년 1월 현재 3,200 달러(2022년 3월에 1:20 주식 액면 분할)이므로 1900배 넘게 올랐다. 이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 게 아니라 3번의 주식 분할을 거쳐 기존에 갖고 있던 주식이 10배쯤으로 불어났다. 더욱이 주식 배당까지 감안하면 처음 상장된 날 아마존 주식을 사서 현재까지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엄청난 이익을 올린 것이 된다.
2021년 3월 11일 누적 적자 4조원에, 그때까지 이익을 내지 못하던 국내 종합 물류기업인 쿠팡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하며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 기록을 세웠다. 쿠팡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상장 자체가 불가능 했을 것이다. 엄청난 누적 적자에다 이익을 내지못하는 상태여서 국내주식 시장 상장기준에 미달이기 때문이다.
2021년 3월 미국 주식 시장 나스닥에 상장하기 전 쿠팡이 이익을 내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기업가치를 10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배경이 1천만명이 넘는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의 수익성이 높은 플랫폼 기반 신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시장의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창업한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을 지향했다. 아마존을 벤치마킹하며 주문-입고-보관-배송 과정을 자체 물류시스템으로 일원화해 로켓 배송을 가능케 한 풀필먼트(Fulfillment)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미국 주식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데 기여했다. 왜 외국 투자자들은 쿠팡의 가치를 국내기준으로 볼 때 예상 밖으로 과도하게 인정하는 것일까? 쿠팡의 가치를 인정해준 배경에는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처럼 평균적인 숫자를 뛰어넘는 부의 흐름을 만들어낸 것이 역시 플랫폼과 매개 비즈니스다. 플랫폼을 만들고 연결하면 엄청난 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 경제에서는 디지털 투자를 통해 플랫폼을 만들고 참여자들의 데이터를 자산으로 축적한다. 데이터는 모으고 분류하면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이 된다. 다양한 플랫폼 참여자가 증가할수록 그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정보 가치는 급등한다.
사람들의 디지털 라이프 일상을 통해 플랫폼 기업들은 효율적으로 아주 정확하게 사람들의 관심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를 플랫폼상에서 제공함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글로벌 기업들이 플랫폼을 운영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도 참여자들에게는 무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가 데이터의 정보 가치에 있다.
플랫폼 사업이 ‘뉴노멀’ 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초양극화사회로 가속화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새로운 경제적 기준이 정상이 되는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부(富)의 법칙이다.
2. C-커머스의 사업 전략
C-커머스 ‘알테쉬’는 국내 판매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파격적인 가격과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국내 유통업체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알테쉬’가 제시하는 파격적 가격은 중국산 제품의 높은 가격경쟁력 덕에 가능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 이면에 일시적으로 원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경쟁자를 몰아내고 시장을 장악한 뒤 교묘하게 가격을 올려 수익을 채우는 ‘약탈적 가격’ 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에서 ‘약탈적 가격’ 전략은 어떤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거나 새로운 기업의 진입을 막기 위해 단기적 손실을 각오하고 가격을 낮추는 것을 말한다.
이 전략은 단기적으론 손실을 가져오지만 경쟁자가 사라지고 난 뒤 독점 또는 과점 기업으로 남아 가격을 높인다면 장기적으로 이익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독점기업으로 남은 기업이 가격을 급격히 올리기 시작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돌아간다. 더 이상 시장에 남아 있는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알테쉬’ 이전 국내 유통업계를 뒤흔든 쿠팡도 ‘계획된 적자’ 전략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그런 쿠팡이 창업 1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마자 ‘알테쉬’란 경쟁자를 다시 만난 것이다.
▲ 알리, 테무는 ‘약탈적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낮은 제품 및 서비스 가격을 무기로 경쟁사를 밀어내는 전략이다. 정부가 해외 직구 대책반을 꾸려 실태조사에 나섰고, 관세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 (출처:인터넷)
확실한 것은 최저가 경쟁의 선봉에 서 있는 테무는 매년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다. 2022년 적자 규모는 3조4823억 원, 2023년엔 3분기까지 3조604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골드먼삭스는 테무가 주문당 7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 분석 기관에서는 이른 시일 안에 테무가 흑자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HSBC는 테무의 흑자 전환 시점을 2025년으로, JP모건은 2027년으로 내다봤다. 높아진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급망에 대한 강력한 교섭력(Bargaining Power)을 갖고 경쟁사보다 더 ‘가성비’ 좋은 제품을 확보할 수 있으리란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투자업계에선 이를 ‘계획된 적자’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꼭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시점에 시장을 장악했다고 해도 가격을 과도하게 올릴 경우, 그 틈을 노린 경쟁 기업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가격을 너무 내리다 적자가 불어나 다른 기업이 망하기 전에 그 기업이 먼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알테쉬’의 모기업이 싯가총액면에서 쿠팡의 10배 이상되므로 중간에 도산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질 않는다. 이런면에서 ‘알테쉬’의 초저가 공세를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C-커머스 ‘알테쉬’의 초저가 공급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그리고 정부의 특단의 대책은 언제 나올지?국내 e-커머스 업체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출처: 인터넷)
정부가 C-커머스들의 직구 제품에 대해KC인증을 선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해프닝도 검수 등에서 비용을 유발시켜C-커머스의 초저가 출혈경쟁을 견제하기 위한 속내가 있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 기회 박탈에 대한 불만, 유권자의 눈치를 보는 정치권의 강한 반발로 당분간은 ‘알테쉬’ 초저가 공세에 대한 국내 e-커머스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