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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혁명, AI의사가 몰려온다" -2

'미리보는 4차산업혁명이 바꾸는 세상(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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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팀
"의료혁명, AI의사가 몰려온다" -2

▲ 이미지: shutterstock.

지난 1회에 이어 '미리 보는 4차산업혁명이 바꾸는세상- 의료혁명, AI의사가 몰려온다’ 2회를 연재합니다. - 편집자 주

4차 산업 혁명 계기로 원격 의료 논쟁 마무리 지어야

원격 의료 제도가 논의된 것은 벌써 25년 전 이지만 의료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돼왔다.

현재 ‘의료법’ 제34조 제1항에 따라 의사와 환자간 진료는 엄격히 제한된다. 따라서 원격 의료는 공중 보건의가 없는 산간도서지역 보건소에서 간호사가 육지 전문의의 조언을 구하는 경우나 교도소 등에서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원격 의료가 가능 하려면 ‘의료법’을 비롯해 ‘약사법’, ‘의료기기법’ 등 관련법이 개정돼야 한다.

원격 의료가 법적으로 가능하게 되면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장애인, 격오지 주민 등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서비스가 개선되고, 이들이 원거리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는 만큼 의료비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원격 의료가 앞으로 악화가 예상되는 국민의료 보험 재정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반발이 만만치 않다. 당장 대한의사협회와 의원협회 등 의료 단체와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형 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의료서비스의 질 악화, 의료 영리화 등을 우려해 원격 의료에 반대하고 있다. 동네 의원은 이미 환자들의 대형병원 선호현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원격 의료까지 시행되면 경영난이 가중돼 동네병원과 약국 중심의 기초 의료체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면진료보다 부정확한 만큼 의료사고 가능성도 제기한다.

선진국의 경우 이미 원격 의료를 시행하고 있어 한국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의사단체에서는 외국에 비해 국내 의사 접근성이 최상이고, 소비자 관점에서 부담이 없는 국민의료 보험제도를 내세우며 보편적인 원격 의료 제도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원격의료는 의사•의료인 간의 진료 효율화를 위한 수단으로 한정한다’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을 적극 따르겠다는 입장을 국정기획위에 제출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일환으로 추진됐던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이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컴퓨터, AI, 빅데이터 등이 접목되는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분야인 디지털 헬스케어산업의 도약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은 1997년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원하는 메디케어를 통해 원격 상담에 보험을 적용했다. 일본은 섬 등 외지에 사는 주민과 만성 질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던 원격의료를 2014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일부 선진국의 경우, 병원에 사전 등록할 경우 모바일로 원격 진료를 받고 처방 받은 약을 가정까지 배송 받을 수 있다.

4차 산업 혁명시대 도래를 맞아 원격의료를 가로 막는 규제를 단계적으로 합리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격 의료에 변화 모멘텀 제공하는 웨어러블 기기

웨어러블 컴퓨터는 단어 그대로 ‘입는 또는 몸에 걸치는 컴퓨터’라는 의미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몸에 지니거나 부착하는 형태에 따라 크게 목이나 손목에 착용하거나 옷처럼 입는 휴대형(Portable), 그리고 패치와 같이 피부에 부착하는 부착형(Attachable), 인체에 이식하거나 약 처럼 복용하는 이식/복용형(Eatable)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등의 발달로 웨어러블 기기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사람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계, 목걸이, 안경, 신발, 벨트, 모자 등 착용하는 모든 것이 웨어러블 기기가 될 수 있다.

의료용 센서가 독자적인 액세서리 형태나 옷에 내장되는 형태로 상품화됨에 따라 초기에는 주로 헬스케어 용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것이 활성화되면 만성질병을 가진 노약자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용도로 상용화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내에서 현안이 되고 있는 원격 의료 현안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손목 위 닥터'로 진화하는 웨어러블 기기로 인해 원격 의료 서비스 규제가 자연스럽게 풀려갈 가능성이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대표적인 활용 분야가 바로 헬스케어 및 의료 분야다. 웨어러블이 건강 관리와 의료에 활용도가 높은 이유는 웨어러블 기기를 신체에 착용하고 피부에 직접 접촉할 수 있어 우리 몸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기를 지속적으로 착용함으로써 끊임 없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우리 신체에 대한 데이터를 연속적이고, 정량적이며,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웨어러블에 내장된 IoT센서로부터 생성된 데이터는 앱세사리(Appcessary) 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될 수도 있고, 통신사업자들이 구축해놓은 IoT전용 LPWA(Low Power Wide Area)망, 예를 들어 KT와 LGU+의 NB-IoT망이나 SKT의 LoRa(Long Range)망을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달될 수도 있다.

이미 웨어러블은 다양한 헬스케어 및 의료 데이터를 얻기 위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지금까지 병원에 가야만 얻을 수 있었던 데이터를 병원 밖 일상 생활 속에서도 항시 측정할 수 있고, 기존에 확보가 불가능했던 데이터를 얻을 수도 있다. 아직까지도 웨어러블 중에는 움직임과 걸음 수 측정을 기반으로 활동량, 칼로리 소모 등을 계산하는 활동량 측정계 (Activity Tracker)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금도 단순히 활동량뿐만 아니라, 체온, 심박수, 산소포화도, 심전도, 호흡수, 혈압, 혈당, 뇌파, 감정, 자세, 발작, 피부전기활동성(GSR), 복약 여부, 월경 등까지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환자들의 다양한 데이터가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측정되고, 이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자동 해석돼 병원에도 이 데이터가 공유되는 것을 상상해보면, 앞으로 질병 진단, 관리, 치료의 양상이 크게 변하게 될 것을 알 수 있다..

의료 빅데이터는 질병의 개념을 바꾸고 미래 병원의 역할도 통째로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를 개인별 환자에게 적용하는 개인 맞춤형 빅데이터는 스스로 진단하는 자가 진단, 주거 환경이나 식생활 습관 등을 바꾸어 스스로 치료하는 자기 치료 시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환자들이 스스로 얻게 되는 ‘환자 유래 건강 데이터 (Patients Generated Health Date)’ 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예측의료, 예방의료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정밀 의료는 개인 맞춤형 치료로 개인 의료 빅데이터, 유전체 분석 데이터 등이 그 토대가 된다.

이러한 웨어러블 기기 및 사물인터넷 센서는 비침습적(Non-invasive)이고, 연속적(Continuous)이며, 측정을 위해 사용자가 버튼을 누를 필요도 없는 수동적 (Passive)인 모니터링으로 발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사용법과 디자인도 쉽게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눈에 띄지 않는 (Seamless) 형태로 거듭나고 있다.

향후 측정 가능한 데이터의 종류는 더욱 늘어나고 정확도는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정확성과 안전성을 인정 받아 미국의 경우 FDA와 식약처 등 규제 기관에서 의료용 승인까지 받는 웨어러블 기기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현재까지 아주 많은 종류가 출시돼 있기 때문에 모두 열거하기 불가능할 정도다. 웨어러블 중 일부는 이미 FDA 인허가 등을 통해 의료 기기 승인을 받은 것도 있고, 일부는 아직 연구 단계에 있는 것도 있다. 확실한 것은 기기들의 정확성과 안전성은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점이다.

웨어러블로 측정 가능한 의료 데이터로는 칼로리 소모량을 나타내는 ‘활동량’, 1분에 심장이 몇번 뛰는지를 나타내는 ‘심박수’ (Heart Rate),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분석해 파장 형태로 측정하는 ‘심전도’ (ECG), 심장 박동 주기의 변화를 의미하는 ‘심박변이도’ (HRV), ‘체온’, ‘수면’ 상태, 혈액 내 산소가 얼마나 있는지를 나타내는 ‘산소포화도’(SpO2), ‘혈당’, ‘혈압’, ‘혈류’,’호흡수’, ‘피부 전기 반응’(Galvanic Skin Response), ‘안압’, ‘자세’, ‘복약’(服藥) 확인, ‘월경’(月經) 수치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원격 의료에는 화상 채팅,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한 진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앱이 발달하면서, 웨어러블이나 스마트폰의 앱세사리와 앱 자체가 원격 의료 서비스와 연동되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 케이스 형태로 심전도를 측정하는 얼라이브코어(AliveCor)를 활용해 심전도 데이터를 앱 내에서 심장 전문의에게 전송해 유료로 심장 질환에 대한 진단을 원격으로 받을 수 있다. 셀스코프(CellScope)의 스마트폰 검이경(檢耳鏡) 의 경우, 스마트폰 카메라에 렌즈를 달고 고막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의사에게 전송하면, 수시간 후 상세한 진단을 받아볼 수 있다.

▲ 웨어러블 워치 (사진: Pixabay)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성장

의료 분야는 노령화, 핵가족화,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인해 질병 치료에서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헬스케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보험사 등이 고객의 건강 상태 정보를 수집•관리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전 세계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이 연평균 4%대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국내 헬스케어 산업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한국이 주춤한 사이 미국•유럽•일본 등은 이미 국가 차원에서 헬스케어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각국이 앞다퉈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는 이유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 재정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용 창출 등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헬스 케어 역시 오프라인 방식보다는 다양한 의료 IoT센서를 포함하는 악세서리를 차거나 입고 일상생활을 할 경우, IoT센서가 수집한 의료 데이터가 헬스케어를 담당하는 클라우드 AI 서버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주의와 운동 처방, 식이 요법 등의 조치나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활성화되면 국민들이 365일, 24시간 주치의의 관리를 받으며 생활하므로 일반인들도 자신의 건강을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돼 초고령 사회로의 진전으로 인해 높아져만 가는 국가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최대 관심 분야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빅데이터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정보통신기술과 헬스케어산업이 융복합된 분야이다. 대표적인 예로 스마트폰이나 IoT센서 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건강을 점검, 관리하고 질병을 예측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IoT센서를 통해 혈압, 체중, 혈당 등과 같은 기초 정보를 비롯해 유전자 정보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빅데이터와도 연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개인 유전자 검사(DTC)가 법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의료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유전자 분석 기업 일루미나는 2014년 '하이섹(Hiseq)'이라는 유전자 분석 장비를 선보였다. 이 장비는 누구나 1000달러만 내면 자신의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다.

태아 때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 어떤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지를 미리 분석해 발병 위험을 없앨 수 있다. 지금은 독감이 유행하면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암 종양이 발견되면 그때부터 항암 치료에 들어가지만, 앞으로는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가 발견되면 이 유전자를 치료하거나 발병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치료법이 바뀌는 것이다. 일루미나는 수년 안에 100달러짜리 유전자 분석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조사 결과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암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2013년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것은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받아들인 사례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들은 소프트웨어가 제약 시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데이비드 클라인 클릭테라퓨틱스 CEO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은 약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약보다 더 낫다”며, “부작용도 없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주장했다.

의료 빅데이터 분야에서 유전체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15년전 코호트(Cohort) 데이터를 바탕으로 ‘증거 기반 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이란 혁명이 있었다면, 이번엔 유전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알고리즘 기반 의학’(Algorithm based Medicine)이라는 혁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바일 헬스, 건강관리 규제 때문에 헬스 케어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민간에서도 시장이 전망이 없어 투자에 소극적 일수 밖에 없다. 이러는 사이 우리국민의 일상 생활 데이터 등은 모두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가져간다. 이들은 수집한 데이터는 글로벌 헬스케어 솔루션 업체에 전달돼 관련 서비스와 앱을 만든다.

최근에는 이런 데이터에 행동심리학을 접목해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개발한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잘 안 먹는 환자 패턴을 분석해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 요인을 서비스화한다. 글로벌 업체는 이렇게 앞서가지만 우리나라는 정부 규제에 묶여 제자리걸음이다.

AI의사가 ‘인간’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여러 병원에 도입된 IBM의 왓슨 처럼 진단과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AI의사가 있고, 수술을 도와주는 로봇은 이미 진료 현장에 도입돼 있다.

AI 의사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진단과 진료과정에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의료 분야, 특히 환자를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는 분야에서는 AI의 발전으로 인해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될 것으로 보이며, 궁극적으로 AI의사에 의해 완전 대체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영상의학 전문의들은 여러 의료 영상을 해석하도록 훈련 받은 전문가들인데, 영상 처리 기술과 인식 기술이 고도로 발전함에 따라 일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컴퓨터 영상 처리 및 인식 분야에 AI 기술이 융합되면서 AI 영상 인식 기술이 인간의 시각적인 영상과 인식 능력을 추월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병원 약국은 매일 1만건 정도의 약을 처방하지만 약사는 약병이나 약을 전혀 만지지 않는다. 로봇 팔이 쉴 틈도 없이 약을 비닐 주머니에 담고 바코드 레이블을 부착한다. 사람이 전체 작업에서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에 의한 오류 가능성이 전혀 없다.

자판기 보다 크지도 않은 저가의 로봇이 식료품점 등으로 파고들어 약품 소매를 하고 있다. 병원 내부 약국으로부터 환자에게 약을 전달할 때 배송 로봇에 실려가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의료업계에서는 인간 의사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대상으로 원격 의료를 지목했지만, 지금은 AI 의사가 더 위협적인 경쟁자로 다가오고 있다.

내과 의사는 주로 피 검사를 통해 Hb 수치, AST, ALT, 알부민, 크레아틴, CK단백, CA-125 등을 검사해서 질병을 찾아낸다. 영상 의학과 의사는 X-ray 사진이나 MRI, CT사진들을 판독해 질병이 무엇인지 진단하는 것이 주업이다.

AI는 이런 행위를 학습을 통해 지식으로 축적할 수 있다. 그래서 의사들 중 내과의사나 영상의학과 의사가 제일 먼저 AI의사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의과대학에서 전문의 과정을 선택할 때 이런 학과의 지원자들이 적다는 현실은 이미 의사들이 AI 의사와 일자리 경쟁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만약 법적으로 AI 닥터가 단독으로 진료행위를 할 수 있고, 원격 의료까지 허용된다면, 인간 의사들에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현실이 된다면, 이름난 명의(名醫)에게 환자들이 몰려들어 짧은 시간 진료받기 위해서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도 AI 명의(名醫)가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인간 명의는 수십 년간 의료 현장에서 임상 경험이 축적돼 만들어지지만, AI 명의는 저렴한 비용으로 무한정 카피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미지: shutterstock.

의료 빅데이터는 의료 AI의 핵심

1차 산업혁명을 기계(증기기관)혁명, 2차를 전기(발전기)혁명, 3차를 IT(인터넷, 컴퓨터) 혁명이라고 불려왔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혁명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는 주장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데이터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모든 요소가 데이터 활용과 관련이 있다. 상품 교역이나 매출은 더 이상 늘어나기 어렵다. 이에 비해 데이터 경제는 시작이다. 데이터 경제에서 엄청난 부가가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시가총액 5대 기업은 미국의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이다. 이들 모두는 데이터 플랫폼과 정보기술을 융합해 운영하는 회사이며, 데이터 기반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군림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란 개념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최근 발표한 ‘유럽 데이터 경제 육성책’에서 제시한 것으로, 데이터의 활용이 모든 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가치 창출에 촉매역할을 담당하는 시대의 경제라고 말할 수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모두 데이터 기반 기술이다.

의료 분야 역시 데이터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다. 정밀의학으로 대변되는 미래의학은 빅데이터에서 시작된다. 데이터가 쌓여 있는 의료 분야는 AI의 다음 승부처라고 할 수 있다. 의료 데이터 패권전쟁이라 불릴 만큼 글로벌 기업은 데이터 확보와 분석에 치열한 경쟁을 전개하고 있다.

데이터 산업 관점에서 구글 처럼 방대한 데이터와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들이 미래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을 장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개된 수천만 건의 의약품 데이터와 환자 유전정보를 활용해 약의 새로운 효능을 발굴하고 임상시험도 가능하다. 기존 약품의 새로운 효능을 재발견함으로써 신약 개발과 같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앞으로는 제약사도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차고에서 소규모로 창업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 이상의 세월과 3조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 제약사들은 전체 R&D 비용 중 60% 이상을 임상 시험 과정에 사용한다. 임상 시험이란 약효 검증에 적합한 환자를 찾고, 이들을 대상으로 약효를 검증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가리킨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임상 시험은 성공할 확률이 불과 10~20%에 불과할 만큼 아주 어려운 과정이다.

글로벌 제약 업계는 AI에 의한 빅데이터 분석만으로 연간 700억 달러의 R&D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환자의 데이터를 스마트하게 수집하는 기법을 속속 도입 중이다. 뇌졸중 임상 시험에 참여하는 환자의 발걸음 등 움직임까지도 수집한다. 질병의 진행 정도, 환자들이 스스로 느끼는 삶의 질, 치료에 대한 반응까지도 실시간으로 의료진과 제약사들에게 전달된다.

이처럼 의료 산업에서도 데이터는 잠재적 재산이다. 의료 데이터가 활용할 수 있는 의미 데이터가 되려면 안정적으로 수집되고 최신 분석 작업을 거쳐야 한다. 현재 병원마다 엄청난 의료 데이터가 쌓여 있다. 엑스레이, CT, MRI 등 영상 데이터부터 텍스트, 그림 등 종류도 다양하다. 과거에는 이 데이터가 모두 병원 지하실이나 캐비넷에 방치됐다. 통계적으로 분석할 생각도, 여력도 안됐다. 그러나 IT가 발전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의료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솔루션도 나왔다. 수집•분석 빅데이터 솔루션까지 등장했다.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의료정보는 금융정보 이상으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개인 신체 데이터부터 질병, 진료기록 등 민감한 내용이다. 보험 영역으로 확장하면 금융 데이터 만큼 중요하다. 이것을 분석하면 의료 질을 높이는 획기적 모델이 나온다. 공공 보건 측면에서는 국민 질병을 관리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의료 부문 데이터는 진료, 질병 기록과 같은 의료 정보, 유전체 정보, 라이프 로그 정보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의료와 유전체 정보는 상대적으로 수집이 용이하다. 하지만 라이프 로그 정보는 이제 막 수집하기 시작한 단계다. 개인이 운동을 얼마만큼 하는지, 의사가 처방한 약은 언제 먹는지, 일주일에 술은 얼마만큼 먹는지 등 생활에서 나오는 건강 정보는 수집하기 쉽지 않다.

구글이나 애플 등이 모바일 기기로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바로 라이프 로그 데이터다.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진료과정에서 알지 못한 병리학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생활 패턴 변화를 유도해 진료에도 도움이 된다.

라이프 로그 데이터가 중요해지지만 이 역시 의료 데이터의 한 종류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 유전체, 라이프 로그 등 세 데이터간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각 데이터는 저마다 특징을 갖는다. 개인이 가진 질병을 유전적, 환경적 요소로 분석해 처방전을 작성하면 이보다 정확한 해결책은 없다.

산업적으로도 3종류의 데이터가 결합돼야 한다. 구글, 애플 등 IT업체는 라이프 로그 데이터를 수집한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갖고 있는 의료, 임상 데이터는 수집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필연적으로 협업이 발생한다. 결국 이런 데이터 상관관계를 분석할 때 정밀의학이 시작될 수 있다. 미래 의학으로 평가 받는 정밀의학, 개인 맞춤형 의학도 모두 빅데이터 분석이 핵심이다.

3종류의 의료 데이터 활용을 높이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터페이스, 즉 분석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된다. 3 가지 빅데이터를 놓고 연관성을 분석하는 도구다. 더 많은 기업과 기관이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성과를 공유하려면 플랫폼이 필요하다.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을 넘어 의료 영역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도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목적이다. 플랫폼을 지배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의료 정보 수집에 나선다. 많은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은 다양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큰 규모의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갖추면, 의료 데이터를 보유한 기관과 기업들이 참여해 빅데이터 분석,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개발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구체화할 수 있다. 이 플랫폼에는 병원뿐만 아니라 유전체 업체, IT 솔루션 기업,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생태계를 구축한다. 정밀 의학분야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지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상에서 기업, 정부, 투자자 등의 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의료 데이터 양은 많지만 정제된 데이터가 적다. 의료 정보 관련 표준화가 지지부진한 탓이다. 같은 질병이라도 표기하는 명칭이나 방법이 다르다 보니 데이터를 모아도 활용할 수 없다. 의료 정보 활용을 가로막는 ‘개인정보보호법’도 문제다. 우리나라 법의 가장 큰 특징은 활용이 아닌 규제에 집중돼 산업이 활성화할 수 없다. 미국은 의료정보 보호가 아닌 활용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고 정보보호에 대한 처벌이 약한 것도 아니다. 의료정보 유출과 같은 사고를 저지른 기업은 징벌적 손해배상 등 엄격한 잣대로 인해 회사가 망하는 사례도 있다.

국내 헬스케어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병원들이 보유한 의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의료 기관들은 의료 기록을 병원 내에만 보유하고 열람•기록하도록 돼 있어 원격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국내에선 의료 정보를 활용할 수 없어 AI가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개인 정보를 식별할 수 없도록 예방 조치 후 IT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대폭 개방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은 의료 분야의 미래

AI와 방대한 의료 빅데이터의 접목, 스마트폰 앱과 앱세사리 연동, IoT와 웨어러블 결합 등과 같은 기술이 의료분야와 융합되는 등 4차 산업 혁명의 물결을 타고 의료 분야는 변혁의 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료법’ 등 관련 법 규제로 인해 무한한 발전 가능성에 비해 발이 묶여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있다. 원격의료 도입을 반대했던 의료업계 앞에 이제는 AI 의사가 등장했다. 이젠 의사들의 일자리 문제는 원격 의료가 아니라 AI 의사가 최대의 경쟁자로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기술의 진보에 따른 변화가 기득권을 무너뜨린다는 명분으로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 스스로 변화를 수용하지 않으면 외부의 큰 변화라는 쓰나미에 내몰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전통적인 보건의료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며 헬스케어 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질병 치료 중심에서 예방•관리 중심으로 바뀌고, IT와 의료가 결합해 개인 맞춤의료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헬스케어산업 발전은 국민 건강 증진과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 확실시 된다.

AI와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성숙되면 건강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고, 의사와 병원의 역할도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혈압, 당뇨, 치매 등 질병을 가진 만성질환자, 장애인, 격오지 주민 등의 가정에 설치된 IoT 기기 또는 IoT기기가 내장된 웨어러블 기기를 모니터링해, 질병 진단과 치료 방법을 찾는 데 AI와 빅데이터의 활용이 증가할 것이다. 유전정보와 임상정보, 건강정보 등을 활용하는 의료 빅데이터의 생산과 수집, 분석산업도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AI의사와 원격의료가 확산돼 나가면 의료 환경뿐 아니라, 보험, 복지 등 관련 분야들도 엄청나게 변화돼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업계는 오프라인 대면진료, 질병 치료 위주의 업에서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온라인 헬스케어 방식으로 그 성격이 변화돼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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