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이군인 올림픽 '인빅터스 게임' 2029년 대한민국 대전 개최
미국·덴마크 제친 만장일치 쾌거…6·25 전쟁 참전국 연대와 보훈 문화 확산의 새로운 이정표 | “내가 내 운명의 주인” 영혼을 울린 슬로건 ‘I AM’, 대전에서 아시아의 희망으로 피어난다
[SNS 타임즈] 대전이 세계 상이군인들의 축제 '인빅터스 게임'을 품는다.
21일 국가보훈부와 대전광역시, 대한민국상이군경회가 대전광역시청에서 연 공동 브리핑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2029년 인빅터스 게임의 대한민국 대전 유치는 전 세계 상이군인들의 불굴의 영웅 정신을 기리는 무대가 아시아 최초로 우리 땅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매우 역사적이고 뜻깊은 쾌거"라고 말했다. (관련 현장 live 방송: https://www.thesnstime.com/mujogeon-raibeu-2029-inbigteoseu-geim-daejeon-yuci-balpyo-7-21il/)
전날인 20일 영국 인빅터스 게임 재단(Invictus Games Foundation)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대전을 2029년 개최지로 확정하면서, 2014년 창설된 이 대회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대륙에 상륙하게 됐다.
경쟁은 치열했다. 대전은 미국 샌디에이고, 덴마크 올보르와 끝까지 경합을 벌였다.

권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보다 기본 인프라가 더 좋아서 걱정을 했다"며 실질적인 경쟁 상대가 샌디에이고였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승부를 가른 것은 인프라의 크기가 아니라 진정성이었다.
재단은 지난 2월 현장 실사, 5월 유치신청서, 6월 런던 프레젠테이션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한국이 보여준 준비 수준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상이군인 사회가 회복과 재활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만든 협력체계, 그리고 K-컬처로 상징되는 문화 확산력과 아시아 최초 개최국이라는 상징성이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재단 이사회 의장인 찰스 앨런 경은 최종 발표 전날 한국 대표단에게 대전이 제시한 비전과 관계 기관들의 헌신, 대회 이후까지 이어질 지속 가능한 유산에 대한 포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권 장관은 밝혔다.
인빅터스 게임은 전쟁으로 몸과 마음을 다친 군인들을 위해 영국의 해리 왕자가 2014년 런던에서 창설한 국제 스포츠 대회다. 메달과 순위가 아니라 상이군인 개개인의 재활과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는 점에서 여느 국제 스포츠 이벤트와는 결이 다르다.
창설 슬로건이었던 'I AM'은 지난해 9월 재단의 새 대표 체제 아래 'I AM IN'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19세기 영국 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시 '인빅터스'의 마지막 구절 —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요, 내 영혼의 선장이다" — 에서 따온 정신을 넘어, 공동체의 참여와 연대를 한층 강조하려는 재단의 의지를 담고 있다.
2014년 런던을 시작으로 미국 올랜도, 캐나다 토론토, 호주 시드니, 네덜란드 헤이그, 독일 뒤셀도르프, 캐나다 밴쿠버·휘슬러를 거쳐 2027년에는 영국 버밍엄에서 열릴 예정이며, 한국 상이군인 선수단은 2020 네덜란드 헤이그 대회(코로나19 여파로 2022년 개최)부터 참가해 왔다.
2029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9박 10일간 대전컨벤션센터 일원에서 열릴 제9회 대회에는 26개국에서 선수 550여 명, 가족 1,100여 명, 정부 대표단과 관계자 1,350여 명 등 모두 3천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참가국 가운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콜롬비아,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덴마크, 이탈리아, 독일 등 12개국은 6·25전쟁 참전국이어서, 한국전쟁 발발 80주년을 1년 앞두고 열리는 이번 대회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참전국과 중동 국가들의 참가를 재단 측에 추천해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종목은 역도, 실내조정, 좌식배구, 휠체어 럭비, 휠체어 농구, 수영, 육상, 양궁, 사이클 등 필수 9개 종목에, e스포츠를 포함한 선택 종목 2~3개가 더해져 모두 12개 종목으로 치러진다.
역도와 실내조정, e스포츠는 대전드림아레나에서, 좌식배구·휠체어 럭비·휠체어 농구는 대전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수영은 대전용운국제수영장, 육상은 충남대학교 종합운동장, 양궁은 갑천수변공원, 사이클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다. 개·폐막식 장소로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낙점됐다.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은 "우리 대전이 세계 상이군경 올림픽 대회를 유치하게 돼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현충원과 보훈병원 등 보훈 관련 기관이 밀집한 '보훈의 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치른 UCLG(세계지방정부연합) 총회 개최 경험을 언급하며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재정 부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2027년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겹치는 예산 부담을 묻자, 허 시장은 대부분 기존 시설을 활용하기 때문에 신규 경기장 건설 등 대규모 사업비가 들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유니버시아드 대회 이후인 2029년에는 대전시 재정이 지금보다 훨씬 안정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역 경제 효과를 묻는 질문에는 "선수단에 가족까지 동반하면 실질적인 참가자 수는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며 대회 기간 대전 지역 내 소비가 상당히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숙박 시설과 이동 편의를 묻는 질문에는 별도의 선수촌은 짓지 않고 UCLG 총회 당시 활용했던 숙박 모델을 기본으로 삼되, 세종시까지 숙소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유을상 대한민국상이군경회장은 이번 유치를 "단순한 국제 대회 개최가 아니"라고 규정했다.
유 회장은 "나라를 지키다 부상을 입은 사람을 국가가 잊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며, 우리 청년들에게 국가를 위한 헌신이 반드시 기억되고 존중받는다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인빅터스 게임 도전은 2017년 캐나다 대회를 상이군경회가 처음 참관하면서 시작돼, 2019년 초청국 지위를 얻은 뒤 2022년 네덜란드 대회에서 첫 참가를 이뤘고 독일·캐나다 대회로 경험을 쌓아온 여정이었다.
유 회장은 "이 대회의 변화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참가자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대회가 끝난 뒤에도 더 많은 상이군인과 가족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 이후의 지원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가보훈부 보건의료복지국장은 "아직 대회 준비 초기 단계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경쟁 프레젠테이션 당시 대회 이후 레거시 사업을 통해 상이군인 회복 지원과 국제 협력, 아시아 지역 확산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재단 측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선수 선발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선발 한 달 전 공고를 내고 전공상 군경과 재해부상자, 현역 상이군인 가운데 지원을 받는다며, 다만 이 대회는 경기력을 겨루는 '하이 퍼포먼스'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기록이나 실력이 아니라 참가가 그 사람의 삶에 얼마나 변화와 혜택을 줄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자체 선발위원회가 선발한 뒤 재단의 최종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아직 미정인 선택 종목 2개에 대해서는, 한 선수가 여러 종목에 중복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인빅터스 게임의 특징이라며, 2027년 버밍엄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e스포츠와 관련해 한국은 전통적인 콘솔·PC 게임 방식 대신 신체적 움직임이 결합된 새로운 유형의 e스포츠를 재단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강화라는 기존 e스포츠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신체 재활이라는 대회 본연의 취지를 함께 담기 위한 구상이라는 설명이다.
권 장관은 "여기 함께해 주신 언론인 여러분이 많이 홍보해 주시고, 모든 국민이 인빅터스 게임의 정신에 따라 상이군인과 경찰관들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예우를 다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가보훈부와 대전시는 앞으로 조직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키고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2029년 10월 대전에서 열릴 아시아 첫 인빅터스 게임을 준비해 나갈 방침이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