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인간 유전자’로 만든 콜라겐, 국내 최초 상용화
소·돼지 유래도, 사체도 아니다
[SNS 타임즈] 피부에 주입되는 콜라겐의 원료가 바뀐다.
소 힘줄이나 돼지 피부에서 추출하던 방식도, 사망한 인체 조직(카데바)에 의존하던 방식도 아니다. 살아있는 인간의 유전자 서열을 그대로 읽어 실험실에서 합성한 콜라겐이 국내 최초로 병·의원 현장에 공급된다.
바이오플러스(대표이사 정현규)는 지난 2.27일 충북 음성 바이오컴플렉스에서 ‘HUGRO Elastin Collagen Launch Ceremony 2026’을 열고 국내 최초 유전자재조합 휴먼 콜라겐 Type Ⅲ 상용화를 공식 선언했다. 약 90명의 바이오사업 관련 임직원·관계사가 참석한 이 자리에서 바이오플러스는 ‘원료 생산의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선포했다.
콜라겐 원료의 세 가지 길 - 그리고 그 한계
콜라겐 원료에는 크게 세 가지 계보가 있다. 첫째는 소·돼지 등 동물 조직 유래 콜라겐이다. 대량생산이 쉬운 대신 이종(異種) 단백질 특성상 인체 면역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원료 관리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둘째는 카데바(cadaver), 즉 사망한 인체 조직에서 추출한 인체 유래 콜라겐이다. 면역원성 측면에선 유리하지만, 원료 수급이 불안정하고 공급 확장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
바이오플러스가 선택한 세 번째 길은 다르다. 동물도, 사체도 필요 없다. E.coli(대장균) 기반 유전자재조합 시스템으로 살아있는 인간의 콜라겐 Type Ⅲ와 완전히 동일한 아미노산 서열을 가진 단백질을 합성한다.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환경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배치(batch)마다 품질이 균일하고, 원료 공급도 안정적이다.
‘Type Ⅲ’가 중요한 이유 - 피부 재생의 핵심 열쇠
콜라겐에는 종류가 있다. 흔히 알려진 Type Ⅰ은 뼈·힘줄의 구조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이번 바이오플러스가 상용화한 Type Ⅲ는 다르다. 세포 증식 촉진, 섬유아세포(fibroblast) 활성화, 세포외기질(ECM) 리모델링에 관여하는 조직 재생 과정의 핵심 주역이다.
쉽게 말해 Type Ⅰ이 ‘골격’이라면 Type Ⅲ는 ‘재생 신호’다. 피부가 상처를 입거나 노화로 탄력을 잃었을 때 복구 과정을 이끄는 것이 바로 Type Ⅲ 콜라겐이다. 이 성분을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한다는 것이 이번 상용화의 핵심이다.
바이오플러스 내부 시험에서는 삼중 나선(triple helix) 구조 형성이 확인됐으며, 섬유아세포 및 각질형성세포의 부착력 증가와 염증 환경에서 산화질소(NO) 생성 감소 경향이 관찰됐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재조합 단백질임에도 구조적 안정성과 생물학적 활성을 모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HUGRO 콜라겐은 어떤 제품인가
HUGRO 콜라겐에는 바이오플러스 고유의 BMTS(생물소재 경피전달 시스템) 플랫폼이 결합됐다. 기술적 완성도와 상업적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이다.
바이오플러스 한인석 운영총괄 부회장은 “재조합 콜라겐 Type Ⅲ의 높은 기술 난이도와 이미 입증된 시장성, BMTS 전달 플랫폼의 결합은 바이오플러스가 HA 중심의 경쟁 구조를 벗어나 차세대 재생의학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왜 지금인가 - 26조원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
시장의 흐름도 이 기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글로벌 콜라겐 시장은 2024년 약 104억달러(약 14조원)에서 2033년 약 262억달러(약 3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9년 만에 2.5배 커지는 시장이다.
특히 재생의학과 고기능성 에스테틱 시장의 확대가 동력이다. 단순히 ‘주름을 채우는’ 필러 시대를 넘어 ‘피부 자체를 재생시키는’ 바이오 소재로의 수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순도·고안전성 바이오 원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지금, 동물·사체 유래의 한계를 넘은 유전자재조합 콜라겐은 그 자체로 시장의 답이다.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 사업 구조의 전환점
업계는 이번 상용화를 ‘신제품 출시’보다 ‘사업 구조 전환의 신호탄’으로 읽는다. 바이오플러스는 그동안 히알루론산(HA) 기반 더말필러·유착방지제 전문기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HUGRO 콜라겐 출시로 재조합 단백질 기반 바이오 소재 기업으로의 확장이 본격화됐다.
바이오플러스가 가진 무기는 기술만이 아니다. 이미 글로벌 시장(해외 매출 비중 87%)에 구축된 제조·품질·유통 네트워크가 있다. 기술은 있어도 시장에 내보낼 통로가 없는 기업과, 기술과 통로를 동시에 갖춘 기업의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 회사 측은 스킨부스터·필러·수술 후 재생 제품·의약품 원료 등 다층적 제품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를 넘어 미국·유럽·중동으로
HUGRO 콜라겐은 우선 국내 병·의원에서 임상 레퍼런스를 쌓는다. 에스테틱 시술에서부터 재생의학 영역까지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축적한 뒤, 단계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주요 타깃은 미국·유럽·중동 등 고기능성 바이오 소재 수요가 집중된 시장이다.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회장은 “국내 최초를 넘어 글로벌 기준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2025년 음성 신공장(Bio-Complex) 가동으로 생산 CAPA를 10배 늘린 바이오플러스에게 글로벌 공급 확대는 이미 준비된 시나리오다.
‘원료’가 바뀌면 ‘치료’가 바뀐다
콜라겐은 인체에서 가장 풍부한 단백질이다. 피부·혈관·힘줄·뼈 등 몸 전체의 구조를 지탱하며, 노화와 손상 회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콜라겐 원료는 소·돼지·사체에 의존해왔다.
바이오플러스의 HUGRO 콜라겐은 그 출발점을 바꿨다. 동물도, 사체도 아닌 살아있는 인간의 유전자 서열에서 출발하는 콜라겐이 처음으로 병원 문을 열었다. ‘원료가 바뀌면 치료가 바뀐다’는 명제가 현실이 될 전망이다.
바이오플러스는 2013년 설립돼 경기도 성남시에 본사를 둔 바이오 기업으로, 독자 개발한 MDM® 기술은 히알루론산(HA)을 최적으로 취급하는 원천 특허 플랫폼 기술이다. 현재 필러 사업을 중심으로 유착방지제, 생체유방, 인공연골 등 다양한 생체재료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성장인자 기반 특허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코스메슈티컬과 의약품 분야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1년 코스닥 상장 이후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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