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제시대의 빛과 그림자 (3편)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플랫폼 제국
[SNS 타임즈]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마치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로 강대국이 된 유럽국가들이 무력적인 침략으로 식민지를 경쟁적으로 확장해 나갔던 19C말~20C초 제국주의 시대처럼 세계 국가들의 문화와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산업 지형과 경제 구조까지 바꿔나가고 있다. 미국의GAFA 제국과 중국의 BAT(Baidu, Alibaba, Tencent) 제국이 대표적이다.
▲ 자료 사진. /SNS 타임즈
플랫폼이 세계를 바꾼다
세계 경제는 플랫폼 전쟁의 시대가 됐다. 실제로 ‘플랫폼’이란 키워드는 구글 검색에서 가장 빈도가 높았던 ‘전략(Strategy)’을 추월할 정도로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많이 사용되는 보편적인 키워드가 됐다.
‘플랫폼’의 원래 의미는 역에서 승객들이 기차에 오르내리기 쉽도록 지면보다 약간 높게 설치한 평평한 지면을 가리킨다. 이처럼 ‘플랫폼’이라는 용어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된 유래는 역 플랫폼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하거나 다양한 목적지로 가는데 반드시 거쳐야 하는 데서 기인한다.
‘인터넷 플랫폼’은 온라인상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고 거래하는 사이버 공간을 지칭하고 있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구글 플레이어, 애플 앱스토어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에는 네이버, Daum포털, 카카오톡, 밴드 등이 있다.
세계 주식 시가 총액 1~5위 기업은 순위의 변동성이 있지만 Amazon, Google, Microsoft, Apple, Facebook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1~5위 기업 중 마이크로소프트만이 플랫폼의 성격이 좀 약할 따름이고 모두 플랫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다.
수십년 전까지 세계 경제를 주름잡던 오일 회사 엑슨 모빌과 GE, 지멘스 등 거대 제조업체가 순위에서 사라졌다. 이처럼 세계 경제는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 글로벌4대 플랫폼 기업,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이 점령한 우리 인간들의 신체기관들이다. (출처: Scott Galloway 강의)
그런데 플랫폼 경제에서 고용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플랫폼 기업은 전통적인 기업에 비해 고용, 즉 일자리가 급격하고 줄어들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구촌 세계 경제를 플랫폼기업이 주도하고 있는데 반해, 그 부작용으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부의 양극화가 재앙 수준으로 치닫게 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런 부정적 변화가 세상을 경제 ‘성장’ 보다는 ‘분배’를 중요시하는 진보 좌파 주도의 사회주의 정부로 몰아가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우파 보수정부 주도의 자유시장경제는 성장에는 유리하지만, 부의 양극화를 더욱 크게 만들어 왔다. 그러나 좌파성향 진보정부의 사회주의 통제 경제는 부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장의 둔화를 가져오며 오히려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결과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더 살기 힘들게 만들고,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무차별적 복지정책 강화로 인한 퍼주기 포퓰리즘으로 국가 경제를 망치게 될 수 있다. 이런 양상이 대부분의 자유 시장 경제를 지향하는 정부가 당면한 국가경제 현안이라 할 수 있다.
플랫폼 제국의 비즈니스 영토 확장 전략
플랫폼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신기술 개발보다 경쟁자 제거를 위한 공격적 인수합병(M&A)를 무기로 활용한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1310억$를 투입해 436건의 인수합병(M&A)를 성공시켰다.
기업 내부에서 효율과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다. 둘 다 잘 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구글이 신사업 론칭에 M&A에 주력하는 이유이다.
벤처에서 혁신 마인드로 플랫폼을 개발해 놓으면 M&A로 인수하며 운영은 그대로 맡기지만 글로벌 기업의 자금력과 인력 투입으로 효율화를 추구하며 큰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대부분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신사업 전략이다. 마치 19C말~20C초 제국주의 시대의 강대국의 식민지 확장을 연상시킨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내비게이션 앱인 김기사를 카카오에서 인수, 카카오 내비로 발전시킨 것이 좋은 사례다. 최근에 삼성전자도 M&A쪽으로 관심을 증가시키고 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경쟁사가 될 만한 기업을 거액에 사들였다. 또 스냅챗이 30억$의 인수 제안을 거부하자 스냅챗의 가장 큰 장점인 ‘순간 사라짐’ 기능을 자사 모든 사이트에 도입해 성장을 막았다.
구글이 디지털 광고업체 애드몹, 더블클릭 등을 인수하고 아마존이 온라인 신발 업체 재퍼스를 인수한 것도 위협이 될 만한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도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역설적인 것은 벤처를 설립해 어느 정도 성장 가능성이 보이면, 거대 플랫폼 기업에 M&A를 당하는 것이 성공의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공룡 플랫폼기업들이 몸집을 키운 수단은 대부분 M&A였다. 구글은 1998년 설립 이래 2014년까지 14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했다. 모바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인공지능 알파고도 모두 구글의 인수 성공 사례다.
국내 플랫폼 비즈니스 환경 역시 다르지 않다. 카카오, 네이버라는 양대 빅테크 플랫폼 기업 중 2021년 M&A의 승자는 카카오였다.
카카오는 계열사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2021년 1조1460억원을 투입해 타파스미디어, 래디쉬미디어, 세나테크놀로지, 스튜디오하바나 등 23개 기업을 인수했다. 2020년 13건, 3646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2021년 8월 기준 117개(해외 계열사 포함하면 158개)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2021년 8월 기준 117개(해외 포함하면 158개)로 SK의 148개사에 이은 국내 2위인 수준이다. 해외 문어발 기업이라고 전통적으로 비판 받아온 롯데의 경우도 85개에 지나지 않으며, 삼성은 59개에 불과하다. 카카오 계열사들은 대부분 서비스 복제에만 치중해 국내 스타트업들의 발전을 저해하고, 내수시장에만 편중되며 외화벌이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면서, 소상공인 위주의 사업 영역들을 건드리고 있다는 점이 비판받고 있다.
그런데 거대 플랫폼기업의 M&A가 문제가 되는 것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는 속도와 영향력이 과거 제조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크다는 점이다.
기존 파이프라인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 경쟁을 통해 고객을 확보했지만 플랫폼을 장악한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고객이 되는 구조이므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플랫폼 구조의 시장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와 잠금 효과(Lock-in Effect)로 인해 후발주자가 선두 주자를 도저히 쫓아갈 수 없는 구조다.
애플의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이 OS의 호환성 때문에 또 다른 애플 제품과 서비스를 찾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사람들이 많이 쓰는 SNS와 스마트폰에 사람이 몰리는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날 뿐 아니라, 경쟁 SNS로 갈아타는 스위칭 비용이 부담이 된다.
뿐만 아니라, IT는 사실상 만국 공통이라 별다른 진입장벽 없이 해외 고객을 대거 흡수하고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다. 이들은 풍부한 자금을 활용해 세계 곳곳의 우수 인력과 유망 기업들을 인수한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몸집은 점점 불어나고 지배력도 커지고 있다. 거대 플랫폼 기업을 플랫폼 제국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코로나 팬데믹이 플랫폼 제국 확장에 기여
전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홀로’와 ‘격리’의 언택트(Untact)를 이어주는 것은 디지털회선을 통한 데이터로 이 연결을 독점하는 것이 플랫폼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일상 아래 숨겨져 있던 노멀(Normal)의 참혹함이 폭로된 사건이자 미래 인류가 살아갈 뉴노멀(New Normal)의 등장의 계기가 됐다. 이 언택트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플랫폼 제국이고, 플랫폼 자본주의가 주도하는 일상의 데이터 경제화가 급속히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세상이 데이터 경제, 관심 경제,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에 가속도를 높히며,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플랫폼 제국의 빛과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플랫폼 경제의 주체는 노동자도 없고 재고도 없고 시공간의 한계도 없는 전지구적 독점 기업의 탄생이다. 그 결과는 부의 쏠림이 심해졌고 빈부 격차에서 초양극화를 가져왔다.
만약 국가 주체가 플랫폼 기업을 적절히 통제 관리하지 못하면, 플랫폼 기업이 정치 권력을 넘어서는 경제 권력을 거머쥐며 미래 세상의 빅브라더가 돼, 인간을 자신들의 이익을 충족시킬 소비기계로 전락시켜 기술이 인류를 지배하는 테크노포피아 세상으로 이끌어 갈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경제 패권 전쟁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제전쟁의 향방도 빅테크 플랫폼을 기준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기술 패권의 관건은 결국 어느 나라가 빅테크 플랫폼을 지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중 양국은 빅테크 플랫폼에서도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미국에 GAFA가 있다면 중국에는 BAT가 있다. 미·중 패권 전쟁의 관건도 빅테크 플랫폼에 달려 있고, 빅테크 플랫폼을 장악하면 곧 4차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쟁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의 위력을 언급하며 미국 컬럼비아대 알렉시스 위초스키(Alexis Wichowski) 교수는 빅테크 기업을 플랫폼이 연결한 ‘네트국가(Net States)’라고 부른다. 주권, 영토, 국민을 가진 국가는 아니지만, 국경의 통제를 받지 않고 ‘디지털 네트워크’를 넘나드는 빅테크 플랫폼기업은 국가와 다름없는 존재라는 의미다.
네트국가(Net States)는 웬만한 국가보다 영향력이 크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유튜브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넘나든다.
이 기업들은 본질적으로 지정학적, 사회적, 개인적 차원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회사들의 힘과 경제력은 웬만한 국가와 경쟁할 만큼 막강해졌고, 이들이 구축한 사회적 자본은 상상 이상으로 막대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네트국가의 가치는 이들 소비자이자 이용자들이 실물과 연결된 사이버 공간에서 끊임없이 서로를 연결하는 데서 나온다.
플랫폼 기업의 위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기업은 모든 역량을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의 빅테크 플랫폼 기업을 플랫폼 제국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처럼 플랫폼 비즈니스는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플랫폼 혁명’이란 표현이 나오고 있지만, 19C말~20C초 강대국들이 후진국을 식민지로 지배하고 약탈한 제국주의 시대를 연상케 하는 ‘플랫폼 제국’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제4편 정치 권력을 추월하는 경제 권력, 플랫폼 자본주의’에서 계속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