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칠 의장 "실효성 없는 사업부터 정리"… 빚 1조 5,800억 대전시, 민생·안전에 재원 집중
대전시의회, 재정위기 속 새 의정구호는 "시민의 일상, 의회가 함께 하겠습니다"
[SNS 타임즈] 대전광역시의회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재정 위기를 정면에 내세운 의정구호를 내걸었다. 제10대 의회를 이끄는 조성칠 의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의정구호로 "시민의 일상, 대전시의회가 함께 하겠습니다"를 발표하면서, 화려한 수사 대신 살림살이 개혁을 첫 과제로 던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22석 가운데 20석을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가며 출범한 제10대 의회는 지난 7일 임시회로 첫발을 뗐다.
조 의장은 이날 "이번 구호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앞으로 의회가 어떤 자세로 시민을 만나고 의정을 펼칠 것인지에 대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창한 정치적 수사를 배제한 이유에 대해서도 "시민 여러분의 하루하루, 그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산적한 난제 해결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장이 꺼내든 화두는 '민생'과 '안전' 두 축이다.
그는 "먹고사는 문제가 흔들리지 않고 몸과 마음이 안전하게 지켜지는 것, 그것이 곧 시민의 일상"이라고 규정했다. 선거 기간 시민들과 만나며 가장 많이 들은 말도 다름 아닌 "먹고살기 힘들다"는 호소였다고 그는 전했다.
이 구호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에는 대전시의 심상치 않은 재정 성적표가 있다.
시 재정 당국 설명을 종합하면, 대전시 채무는 2022년 말 약 1조 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1조5,800억 원으로 4년 만에 5천억 원 넘게 불어났다. 같은 기간 재정자립도는 38.7%에서 36.9%로 낮아졌다. 지금 추진 중인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일 경우 올해에만 5,482억 원의 재원이 부족하고, 내년부터는 매년 평균 6,900억 원 안팎의 지출 초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 의장은 이를 "구조적 위기 상태"로 규정했다.
그렇다고 재정난을 이유로 시민 삶의 질까지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는 게 조 의장의 결론이다.
조성칠 의장은 "실효성이 낮거나 재원 대책 없이 과다하게 추진되던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시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절감한 재원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과 미래 투자로 돌리겠다는 구상이다.
조 의장은 특히 온통대전 2.0, 대전형 청년기본소득, 청년주택 5,000호 공급 등 굵직한 민생 사업들이 실제로 시민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지, 도시철도 트램 같은 대형 계속사업은 비용 추계와 진행 과정이 타당한지를 하나하나 짚어보겠다고 예고했다.
당장 9월로 예정된 추가경정예산 심사가 이 구호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조 의장은 "추경은 단순히 부족한 예산을 메우는 절차가 아니라,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의 일상을 회복시키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며, 정책의 효능감을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인지를 최우선 심사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절감한 재원으로는 시민들께서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과 미래 투자에 집중될 수 있도록 철저히 검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전시의 주요 현안과 대형 사업의 문제점을 짚기 위해 오는 8월 13일 임시회를 통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발표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다만 그는 "지난 일에 매달려 시간을 허비하진 않겠지만, 그동안 잘못된 과정들을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정비 과정은 반드시 거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호의 두 번째 축인 '안전'에 대한 조 의장의 언급도 단호했다.
그는 "안전은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자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기본권"이라며,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 같은 기후 재난은 물론 화재를 비롯한 사회적 재난까지 수시로 발생하는 현실을 짚었다. "안전 대책은 과할 정도로 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사고가 난 뒤 수습하기보다 미리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노후 기반시설과 재난 대응 체계의 빈틈을 선제적으로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의원들이 안전 사각지대와 노후 시설물, 통학로, 재해 취약지역 등을 직접 발로 뛰며 점검하고, 그 결과를 정책과 예산으로 신속히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발표문 말미에서 조 의장은 무거워진 어깨를 스스로 꺼내들었다.
그는 "의장이 되고 나서 오히려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며 "이 막중한 책임을 어떻게 시민의 뜻에 부응하는 결과로 돌려드릴지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장이 앞에 서기보다 22명의 의원 모두가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시민의 일상, 의회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구호가 결국에는 문구가 아니라 시민이 실제로 체감한 변화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며, "말보다 실천으로, 약속보다 성과로 증명하는 의회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민생과 안전이라는 두 개의 축을 어떻게 예산과 정책으로 옮겨낼 것인가. 대전시 재정이 구조적 위기 국면에 접어든 지금, 그 답은 당장 다음 달 있을 특별위원회 구성과 9월 추경 심사에서 첫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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