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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자 곁에서 나온 유물, 관사에서 작품으로... 테미오래 '시간을 고치고, 기억을 잇다'
총탄에 뚫린 철모를 모티브로 탬미닛 작가가 재현한 작품. /SNS 타임즈

전사자 곁에서 나온 유물, 관사에서 작품으로... 테미오래 '시간을 고치고, 기억을 잇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유물, 크리에이터 4팀 손에서 작품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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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대호 기자

 

 ‘하안 아뜰리에’ 디딤돌 위에 놓인 군화 한 켤레 | ‘탬미닛’ 구멍 뚫린 철모 등

훼손된 군화를 모티브로 재현한 '하안 아뜰리에' 작가의 디딤돌 위 워커. /SNS 타임즈

[SNS 타임즈] 디딤돌 위에 놓인 군화 한 켤레. 누군가 방금 들어와 벗어 둔 듯한 모습이지만, 이 군화의 모티브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한 훼손된 워커 유물이다.

유물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테미오래 1호관사 기획전 '시간을 고치고, 기억을 잇다'의 한 장면이다.

대전문화재단(대표이사 지은주)은 2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프레스투어를 열고 테미오래의 전시를 공개했다. 전시는 1일 개막해 12월 31일까지 이어진다.

'회복'과 '복원'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크리에이터 사나고, 하안 아뜰리에, 몽중다과, 탬미닛이 참여했다.

3D펜, 가죽 공예, 음식 모형·피규어 제작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유물을 풀어냈고, 실물 유물과 이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가죽 공예로 군화를 재현한 하안 아뜰리에 작가는 삭아버린 군화의 흔적 위에 새 가죽을 얹고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이었다.

작가는 "이것을 신고는 돌아올 수 없다, 내가 새로 지어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시멘트와 스티로폼으로 만든 디딤돌에는 "기다리는 분들의 신발이 올려져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또 작가는 "아들, 아버지가 '아, 돌아왔구나' 하고 멀리서도 알 수 있는 장면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노트에도 "모든 발걸음은 저마다의 집을 향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해, 전장에서 시간이 멈춘 이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도록 신발을 다시 짓는 일에서 작업이 시작됐다고 적었다.

탬미닛 작가가 자신의 작품인 구멍 뚫린 철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NS 타임즈

탬미닛 작가는 총탄에 뚫린 철모를 작품으로 옮겼다.

작가는 "시간을 들여 자세를 낮추고 감상해야 복원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가까이 가서 구멍 안을 들여다보면 훨씬 풍부한 작품을 볼 수 있다. 구멍마다 렌즈 배율을 다르게 해 보는 시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게 연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작품 감상에 머물지 않도록 별도의 아카이브 공간도 마련됐다.

감식단과 협력해 꾸린 이 공간에서는 영상과 자료집으로 감식단의 활동과 역할, 유해발굴 및 신원확인 과정을 소개한다.

충남도지사 관사 전경. /SNS 타임즈

전시가 열리는 테미오래는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겨 올 때 함께 지어진 '충남도지사 관사촌'이다. 2012년까지 충남도지사와 고위급 공무원들의 관사로 쓰였고, 철도 관사촌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행정 관사촌이다.

2019년 4월 시민에게 개방됐으며 2022년부터 대전문화재단이 운영한다.

다른 전시도 열리고 있다.

5호관사에서는 1950~80년대 생활상을 재현한 「한 채의 집, 한 도시의 시간」을 볼 수 있다.

6호관사에서는 8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만져볼 수 있는 건축모형과 수어해설 등을 갖춘 무장애 기획전 「건축유산, 손끝으로 읽다」가 열린다.

권력과 행정의 공간이던 관사가 시민에게 열리고, 이제는 전쟁의 기억을 다루는 이야기까지 품게 된 셈이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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