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와 경제, 두 축을 잇는'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 이홍준 초대 원장
인력 수급에서 기업 성장까지, '세종형 일자리 생태계' 설계자를 만나다
[SNS 타임즈]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설계된 세종시는 인구와 산업이 빠르게 팽창하는 동안에도 일자리 연결과 기업 지원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전담 기관이 없었다.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구직자는 지역 내 기회를 찾지 못하는 수요·공급의 사각지대는 도시 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과제였다. 수요공급2024년 출범한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은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첫해 성적표는 일자리 창출 1,618명, 전년 대비 27% 증가로 숫자는 아직 작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그 기관의 첫 수장인 이홍준 원장을 만났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설립 배경과 운영 철학, 그리고 세종시 경제의 미래를 향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왜 지금, 왜 세종인가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의 탄생은 필연에 가까웠다. "시민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기업의 성장과 고용 확대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전담 기관의 필요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고 이 원장은 밝혔다.
행정 기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 온 세종시는 인구와 산업 생태계의 급속한 확장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연결과 기업 지원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컨트롤 타워가 부재했다.
기존 유관 기관들과의 차별성에 대해 이 원장은 '일자리 중심 통합성'을 핵심으로 꼽았다. 진흥원은 단순히 취업 알선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세종인자위) 사무국을 직접 운영하며 기업의 인력 수요를 조사·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력양성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상위 기능까지 수행한다. 취업 매칭과 상담, 세대별 일자리 지원, 기업 경쟁력 강화 사업이 모두 한 지붕 아래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린다.
백지 위에 기관을 세우다
초대 원장으로서의 첫 해는 "조직과 업무 체계가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진흥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함께 만들어 가야" 했던 시간이었다. 이 원장은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우선순위의 명확화'를 선택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갖추려는 유혹을 배제하고,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기능부터 하나씩 구축하는 접근이었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착수한 과제는 지역 인력 수요의 정확한 실태 파악이었다. "기관이 새롭게 출범한 만큼 지역의 실제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이후 사업을 설계하고 추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기업 현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반복됐고,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지역 내 일자리 정보가 충분히 유통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여 있었다. 수요와 공급을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의 구축이 시급했다.
첫해 성과- 숫자가 말하는 것
출범 첫해의 성적표는 수치로 먼저 드러난다.
세종일자리지원센터 운영과 세대별 맞춤형 취업 지원을 통해 진흥원은 총 1,618명의 일자리 창출 성과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약 27%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 원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은 성과는 숫자가 아닌 구조의 변화였다. 한국폴리텍대학과의 협력으로 문을 연 세종국제기술교육센터와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조성한 신중년 AI 디지털 일자리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두 사업 모두 단순한 지원사업을 넘어 지역과 민간·교육기관이 협력해 새로운 인력양성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이 원장은 강조했다. 특히 진흥원이 복수의 기관을 적극적으로 아우르며 지역에 필요한 교육과 일자리 기반을 공동으로 마련했다는 사실이 그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세종국제기술교육센터, 현장이 교실을 설계한다
세종국제기술교육센터는 세종시 전략산업 수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현장 투입이 가능한 고숙련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원장이 제시하는 차별화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기업 수요 선제 반영이다.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 교육에서 탈피해 세종인자위의 훈련 수요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한다. 기업이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산업 수요 대응형' 체계다.
둘째, 내·외국인 통합 교육 체계다. 기술 교육에 더해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 기업 현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직무·한국어·조직 문화 교육을 연계하는 통합형 모델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셋째, 탄력적 과정 운영이다. 정기 과정과 함께 산업 변화에 상시 대응하는 수시 과정을 병행 운영한다. 기술 변화의 속도에 맞춰 교육 현장이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한 것이다.
센터의 문은 기술 습득을 희망하는 만 15세 이상 내·외국인 구직자와 재직자 모두에게 열려 있다.
이 원장이 제시하는 인재상은 '현장 즉시 투입형 실무 기술인력', '디지털 기술을 업무에 접목하는 융합형 인재', '조직 안에서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고숙련 인력'이다.

글로벌 시선으로 세종의 옷을 입히다
이 원장은 기관 설립과 비전 수립 과정에서 국내외 선례를 폭넓게 검토했다.
국내에서는 전국 16개 경제진흥원 간 네트워크인 '전국경제진흥원협의회'를 통해 정책 정보와 사업 사례를 참고했다.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은 이 가운데 가장 늦게 설립된 기관으로, 선발 기관들의 경험을 벤치마킹해 출발선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였다.
해외 모델로는 싱가포르의 Workforce Singapore(WSG)와 독일의 IHK(Industrie- und Handelskammer)를 참고했다. WSG의 직업훈련·취업지원 연계 운영 방식과 IHK의 지역 산업·직업훈련 체계 통합 모델이 세종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세종은 행정 중심 도시이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특정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기보다 세종의 산업구조와 인구 특성에 맞는 운영 방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과 신중년- 세대별 전략의 온도차
이 원장은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 단순한 취업률 제고를 넘어선 접근을 강조한다. "청년들이 세종에서 머물고 싶어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진흥원은 취업 지원 외에도 청년들이 지역 내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지역 정책에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는 참여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취업이 세종에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도록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촘촘히 짜는 전략이다.
신중년 세대를 위해서는 하나금융그룹과 협력해 조성한 AI 디지털 일자리센터가 핵심 거점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경력 단절이나 직무 전환을 마주한 신중년이 새로운 디지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다.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이 그리는 미래의 그림
올해 진흥원은 맞춤형 일자리 지원, 인력양성 시스템 강화, 지역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특히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미래모빌리티 등 지역 전략산업 기반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장려금과 근로환경 개선 지원을 강화해 기업의 인력 수요와 일자리 창출이 함께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이 원장이 그리는 그림은 진흥원이 '세종형 일자리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시민들이 그 일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진흥원의 본질적인 존재 이유라고 그는 말한다.
선배 공직자의 조언, 전문성과 균형
오랜 공직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하는 이 원장의 메시지는 간결하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되, 스스로의 전문성을 꾸준히 키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것이다. "공직은 긴 호흡으로 일하는 자리"인 만큼 건강을 잘 관리하고 균형 잡힌 삶을 유지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직에서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이 이후에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의 역사는 이제 막 시작됐다. 조직도, 선례도 없는 자리에서 출발한 이홍준 원장은 이미 기관의 윤곽과 방향을 또렷하게 그려냈다. 일자리와 경제, 인력양성과 기업 지원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세종형 모델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그 첫 번째 검증대가 지금 세워지고 있다.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은 세종시 일자리 정책 및 지역경제 지원을 담당하는 전담기관으로, 2024년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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