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도시 원년, '위기를 기회로'... 세종한글축제와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 성과 입증
세종한글축제, 예산 3억5천만원 줄었지만 역대 최다 방문객 | "편의시설 부족·교통 불편 등 개선 과제도 명확히...내년 40만 시민·40만 방문객 목표"
축제 예산 줄었지만 관람객은 50% 증가
[SNS 타임즈] 세종특별자치시가 한글문화도시 원년을 맞아 예산 감축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를 거두며 한글문화 중심도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13일 시청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 579돌 한글날을 맞아 개최한 세종한글축제와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며, "한글문화도시 세종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관련 현장 live 방송: https://www.thesnstime.com/mujogeon-raibeu-sejonghangeulcugje-hangeul-gugje-peure-biennalre-seonggwa-10-13il/)
올해 세종한글축제(10월 9~11일)는 지난해보다 예산이 3억5천만원 줄어든 8억원으로 진행됐지만, 3일간 31만 명이 방문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2023년 20만1천명, 2024년 20만4천명과 비교하면 약 5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첫날에만 14만2천명이 몰리며 축제장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 시장은 "직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무료공연을 유치하는 등 한층 더 풍성한 축제를 만들어냈다"며, "올해부터 '세종축제'를 '세종한글축제'로 명칭을 변경해 정체성을 확보한 것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킬러 콘텐츠 발굴과 정체성 확립의 두 축
축제 성공의 비결은 '정체성 있는 고정 프로그램'과 '매년 변화하는 새로운 콘텐츠'의 조화였다. 세계태권도연맹 시범공연과 드론 연출 개막식은 2년 연속 큰 호응을 얻으며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김덕수 사물놀이와 국립심포니콘서트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공연도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최 시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이 작년과 올해 내용을 달리하며 진화한 점이 중요하다"며, "한글과 국악, 전통문화가 결합된 프로그램들이 축제의 핵심 콘텐츠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1회 한글상품박람회'는 한글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방송인 타일러의 한글과자가 3시간 만에 완판되는 등 한글을 활용한 굿즈 개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KBS '전국노래자랑 한글문화도시편'에는 예심에 300여 명, 본 촬영에 1만여 명이 참여하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한글 비엔날레, 목표 대비 177% 달성
9월 1일부터 10월 12일까지 42일간 진행된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는 당초 목표인 3만 명을 훌쩍 넘긴 5만3천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 국립한글박물관 협력전시와 BRT미술관 전시까지 합치면 총 6만5천400명이 한글 관련 전시를 관람했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한글을 주제로 열린 이번 비엔날레는 조치원의 1927아트센터와 산일제사 등 재생시설을 활용해 39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했다. '그리는 말, 이어진 삶'을 주제로 한글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다양한 매체와 형식으로 구현했다.
세종시는 이번 프레 비엔날레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7년 제1회 한글 비엔날레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최 시장은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처럼 지속 가능한 전시관이 필요하다"며 "세종중앙공원 내 구 공원관리사업소 건물을 활용해 '세종 한글 미술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476㎡ 규모로 조성될 한글 미술관은 비엔날레에서 기증받은 작품과 설치미술 작품으로 구성되며, 내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아쉬운 점 철저히 보완할 것" | 한복 입은 시민들로 가득한 축제를 꿈꾸다
성공적인 축제 이면에는 개선 과제도 명확히 드러났다.
최 시장은 "31만 명의 방문객에 비해 화장실과 푸드트럭 등 편의시설이 부족했고, 주차 공간 협소와 대중교통 불편으로 방문객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개막식 축사로 인한 시간 지연 문제도 지적됐다. 최 시장은 "내년엔 공식 행사를 간소화하는 등 시민 눈높이에 맞게 개선하겠다"며, "긍정 평가를 받은 부분은 적극 살리고, 부족한 점은 철저히 보완해 더 나은 축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 시장은 한글문화축제의 미래 비전으로 시민 참여 확대와 한류문화 융합을 제시했다.
최민호 시장은 "내년 한글날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한복을 입고 참여하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며, "한복 패션쇼나 아름다운 한복 착용 경연 등을 통해 한류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세종 한우대왕' 브랜드 개발 사례를 들며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맥주 페스티벌처럼 수만 명이 함께 즐기는 대규모 축제로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한우 50마리로 진행된 행사를 내년엔 500마리 규모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한글문화 공동체 출범,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
세종시는 10일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교보문고, 소설가 김진명, 헤럴드 미디어그룹 등 8개 기관이 참여하는 '한글문화 공동체'를 출범시켰다.
최 시장은 "한글학회와는 2년 연속 강연회를 개최했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도 기념행사를 공동 개최하는 등 끈끈한 연대를 맺어왔다"며, "한글문화 공동체를 중심으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정신을 계승하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진명 작가는 '세종의 나라(가제)'를 집필 중이며, 세종시는 출판과 미술관 건립 등을 통해 한글문화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엔 인구 40만, 방문객도 40만 목표"
최 시장은 "3일간 축제에 직접 참여하며 시민들의 행복한 표정을 확인했다"며, "호수공원 잔디밭에서 돗자리 깔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축제를 여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주에서 온 방문객들이 '왜 이런 좋은 축제를 더 자주, 더 길게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며, "내년엔 세종시 인구도 40만을 넘기고, 축제 방문객도 4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한글런의 경우 신청자 1만여 명 중 세종 시민이 아닌 비율이 70%에 달하고, 한글대왕 선발대회가 전국대회로 확대되는 등 세종의 한글문화가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개관한 한글상점은 나태주 시인과 타일러가 찾는 명소가 됐고,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까지 진출했다.
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한글·한류문화의 힘을 확인시켰다"며, "한글문화도시 비전이 도시 경쟁력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기폭제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세종시는 앞으로 계절마다 낙화축제, 복숭아축제, 한글축제, 빛축제 등 4대 축제를 알차게 운영하며 '대한민국 한글문화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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