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대 세대교체'… 민주당 세종시장 결선, 토론장 밖까지 번진 날선 공방
이춘희, 토론서 공약 현실성 집중 공략 vs. 조상호, "원팀 연대는 결선 훼손" 반격
[SNS 타임즈]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 결선 투표가 오늘 시작된 가운데, 양 후보의 신경전은 어제 토론 현장을 넘어 보도자료 전쟁으로까지 번지며 가열되고 있다. 표면은 정책 검증이지만, 그 이면에는 당내 권력 구도와 세대론, 그리고 6·3 본선 승리라는 냉혹한 계산이 맞물려 있다.
이춘희, '준비된 완성자' 프레임으로 토론 주도권 선점
이춘희 후보 측이 토론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전략적 의도가 뚜렷하다. 상대 공약의 허점을 구체적 수치와 행정 논리로 파고드는 방식으로 '경험 없이는 공약도 없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구성했다.
조상호 후보의 '청년청·시민청' 등 조직 신설 공약에 대해서는 예산과 인력 확보 근거를 정면으로 물었다. 조 후보가 "시민청은 건물이 아니라 듣는 개념"이라고 해명하자, 이 후보는 "시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용어를 쓰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는 것이다. 정책의 실체보다 용어의 모호성을 문제 삼은 이 공방은, 이 후보 측 보도자료에서 조 후보의 준비 부족을 드러낸 장면으로 부각됐다.
관광특구 공약을 둘러싼 대목은 더 날이 서 있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이 후보는 "관광특구 지정에는 외국인 관광객 연간 10만 명 이상이 요건"이라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고, 조 후보가 현황을 정확히 답하지 못하자 "여건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기대감을 주는 것은 헛된 공약"이라고 몰아붙였다. 이 후보 측이 이 장면을 보도자료 전면에 내세운 것은, 행정 현장 경험이 없으면 공약도 공허하다는 논지를 시각화하려는 계산으로 읽힌다.
여기에 탈락 후보 3인(고준일·김수현·홍순식) 전원의 지지 선언을 같은 자료에 담은 것도 눈길을 끈다. 토론 성과와 연대 확장을 한 묶음으로 제시함으로써, 결선을 앞두고 '경선은 사실상 끝났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상호, '결선의 정의'를 무기로… 정면 돌파의 논리
조상호 후보가 지난 10일 배포한 입장문은 수세에 몰린 후보의 문건이라기보다, 판을 다시 짜려는 공세적 선언에 가깝다. 탈락 후보 3인이 이춘희 캠프에 합류한 상황을 단순히 수용하는 대신, 그 행위 자체의 정당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는 방식을 택했다.
조 후보는 "결선은 편 가르기가 아니라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강한 후보를 가려내는 자리"라며, 탈락 후보들의 지지 선언이 결선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규정했다. "약한 후보가 세 불리기로 자리를 강탈해서는 안 된다"는 표현은 이춘희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연대의 외형을 '구태 정치'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요컨대 조 후보의 논리는 이렇다. 경선의 목적은 본선 승리이고, 본선에서 이길 후보는 자신이며, 따라서 지금의 연대 구도는 민주당 전체의 이익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2022년 6·1 지방선거를 끌어들였다. 당시 민주당 세종시의원 후보들이 18석 중 13석을 석권하는 동안 이춘희 후보는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에게 8,420표 차(47.16% 대 52.83%)로 패배했다. 조 후보는 이를 "당이 진 게 아니라 후보가 진 것"이라고 규정하며 '민심의 심판'이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이 후보의 과거 패배를 개인 책임으로 묶는 동시에, 같은 후보를 다시 내보내는 것은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라는 논리적 귀결을 유도하는 구조다.
감정의 수위도 눈에 띈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젊은 정치인의 미래를 앗아가 자신의 발판으로 삼았다", "14년 전 설계자 프레임은 유효기간이 만료됐다", "꿈 없는 기생 정치로는 승리를 만들 수 없다"는 표현들은 정책 비판의 범위를 넘는다. 이는 의도된 수위로, 당원들에게 이춘희 후보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조 후보 자신을 '새로운 정치'의 기수로 대비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4 대 1' 구도에도 쉽게 점쳐지지 않는 승패
외형적 판세는 이춘희 후보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탈락 후보 3인의 합류로 이른바 '4 대 1 구도'가 형성된 이후,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 쪽 우세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는 섣부른 단언을 경계하게 만든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스포츠세종 의뢰로 2026년 2월 23~24일 실시한 본선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 조상호(37.3%) 대 최민호(30.4%), 이춘희(30.9%) 대 최민호(29.7%)로 나타나, 조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다소 앞서는 양상이 확인됐다. 여론조사꽃이 3월 17~18일 실시한 가상 3자 대결 조사에서도 조상호(36.8%) 대 이춘희(34%)로 박빙이었다(표본오차 ±3.5%p, 95% 신뢰수준). 조 후보 측은 이를 '본선 경쟁력의 차이'로 해석한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역 정치 관계자들은 2022년 이춘희 후보의 패인에 대해 "후보 개인 요인보다는 대선 직후 정치 환경이 크게 작용했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84일 뒤에 치러진 지방선거라는 특수성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탈락 후보 3인의 지지자들이 결선에서 실제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탈락 후보들의 연대 행보에 비판적인 이탈 지지자들이 조 후보 쪽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계자 vs 실행자'…세종의 미래를 둘러싼 철학 대결
이번 결선은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행정수도 세종의 미래 방향을 둘러싼 노선 대결의 성격을 띤다.
이 후보는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거대 과제를 완수할 경험과 네트워크를 핵심 자산으로 내세운다. 헌법 명문화, 국비 보조율 상향, ITX·CTX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한 행정 중심 기능의 심화를 청사진으로 제시한다.
조 후보는 '설계의 시대는 끝났다'는 명제 아래 속도와 실행력을 강조한다. 행정 중심 도시에서 산업 중심 도시로의 전환, 중앙정부와의 직접 소통 채널 확보를 내세우며 세대교체론을 이번 경선의 핵심 의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오늘부터 16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결선 투표는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50%를 반영해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세종시 미래를 두고 경험과 변화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공은 이제 민주당 당원과 시민의 손에 넘어갔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