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도시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생활권 중심 '행복도시 도시계획의 뒷이야기'
총괄계획가(MP)와 분야별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기초부터 다른' 계획도시

[SNS 타임즈] 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 일원에 건설 중인 행복도시는 정부가 직접 ‘사람 중심 도시계획’을 설계하고 실행한 대한민국 유일의 국가 주도 계획도시다. 기존의 도시재개발이나 신도시 택지개발이 국한된 일부 지역에 주택공급 위주로 추진되었다면, 부지조성부터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출발한 행복도시는 도시를 구성하는 삶의 요소들을 치밀하게 연결하고 조율하여 독창적인 도시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생활권별로 각자의 기능과 철학을 담아낸 공간 설계 전략이 존재한다.
“하나의 도시, 일곱 개의 얼굴” 생활권별로 부여된 고유 기능과 정체성
행복도시는 도시 전체를 기능별로 구분한 6개의 생활권과 중앙부의 열린공간인 S생활권으로 나뉘며, 여기서 각 생활권은 다시 인구 1~4만 명 규모의 총 22개 기초생활권으로 세분화된다. 행복도시 건설을 총괄하는 행복청(청장 김형렬)은 기존의 단순한 토지분할에서 벗어나, 생활권마다 특화된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단위별로 자족성을 확보하고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작동하도록 계획했다.
구체적으로 1생활권은 정부세종청사를 필두로 한 중앙행정 기능을 갖추고, 타 도시와의 접근성이 우수한 2생활권은 복합문화와 상업 중심으로, 지리적으로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3생활권은 세종시청 등 도시행정을 담당한다. 그리고 공동캠퍼스와 테크밸리 중심의 산학연 클러스터가 있는 4생활권은 대학·연구 기능을 수행하고,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인접한 5생활권은 의료‧복지를 중심으로 하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단지도 위치하고 있다. 또한 향후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이 들어설 S생활권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지식기반‧미디어 기능의 6생활권도 빠질 수 없다. 각 생활권은 독립된 소도시처럼 기능하면서도 내부를 순환하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와 광역도로망, 녹지축과 같은 유기적 연결망으로 도심 내 어디든 20분 내로 연결된다.
한편, 가장 작은 단위의 기초생활권은 주거지에서 도보 10분이면 교육‧의료‧문화‧체육‧행정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주요 편익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도시를 설계하는 오케스트라” MP와 전문가 협업이 만드는 하모니
이렇듯 복잡하고도 정교한 도시설계의 배경에는 생활권별로 지정된 총괄계획가(Master Planner, 약칭 MP)가 있다. 이들은 담당 생활권의 비전과 목표, 공간구상 전략은 물론, 이를 구현하기 위한 토지이용과 도로 계획, 경관설계 등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제시한다. 도시계획을 총감독하는 일종의 지휘자로서, MP는 공공성과 수익성, 주민 편의와 개발 가능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행복도시 도시계획은 MP를 비롯해 건축·조경‧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집단과 시민의 의견수렴, 정책기관의 피드백이 교차하면서 완성되는 다층적 협업의 산물이다. 가령, 조경전문가들은 수변공간이나 중앙녹지축, 생활권별 공원 시스템의 조성에서부터 도시 내 생태축 연결, 미세먼지 저감 식물 배치, 계절 변화에 따른 경관 연출까지도 고려해 계획을 수립한다. 교통전문가들의 경우 BRT 등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와 자전거‧보행 네트워크, 미래형 모빌리티 인프라 등을 통해 실제 생활권 간 연결성을 높이고 외부와의 효율적인 동선 구조를 마련한다.
“도시의 설명서이자 건축 각본” 행복도시 지구단위계획
이렇듯 ‘도시계획’이 도시 전체의 방향과 큰 틀을 그리는 그림이라면, ‘지구단위계획’은 해당 구역의 실제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지 상세히 도면화한 설계도에 해당한다. 도시를 구성하는 블록, 거리, 건축물, 공공공간 등이 어떤 모습으로 배치되고 어떤 기능을 갖게 될지를 세부적으로 규정하는 실행 매뉴얼이자 튜토리얼이다. 토지이용계획과 건축계획을 연계해 구체화하는 중간 단계로, 여기에는 가구 및 획지 구성, 건축물의 용도‧밀도‧형태, 경관 및 가로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다.
행복청은 기초생활권 단위별로 수립하는 지구단위계획에도 정밀한 설계기준과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반영하여 도시 전체의 품질과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주거 중심의 22개 기초생활권과 입법·국정운영 기능이 들어서는 S-1생활권까지, 총 23개 지구단위계획 가운데 현재까지 20개가 수립 완료된 상태다. 각 단위에 부여된 특화 기능을 살리면서도 전체적인 도시 컨셉과 비전을 유지하기 위해 보행동선과 가로환경, 건물 용도와 공간 구조는 물론 단독주택의 지붕 형태부터 아파트 외벽, 울타리 디자인까지도 관리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특히 차량이 아닌 사람의 관점에서 보행과 커뮤니티를 설계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행복도시 지구단위계획은 ‘사람 중심의 도시를 어떻게 지을 것인가?’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답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말했듯이 행복도시 지구단위계획은 다양한 주체의 입체적 협업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 과정을 보면, 먼저 MP와 전문가 그룹이 마스터플랜(안)을 마련하고, 이를 보완하는 총괄자문단의 검토와 관계기관 및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행복청이 최종 계획을 마련한다. 이 계획은 이후 행복청의 개발·실시계획에도 반영되며, LH나 세종시의 각종 인허가의 기준이 된다. 이러한 ‘설계-자문-조정-실행’에 이르는 구조는 도시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김형렬 행복청장은 “행복도시 도시계획은 단순 행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이 더욱 풍요로울 수 있도록 도시공간을 조율하고 설계하는 종합예술”이라면서, “앞으로 행복도시가 명실상부한 균형발전의 거점이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행정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과 실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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