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사관학교 자운대 창설 확정… 대전, '국방수도'로 판 바꾼다
6000명 유입·2조4000억 투입... 허태정 시장 "대기업 유치 이상의 국가전략 프로젝트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한 과학산업 중심도시에서, 이제 국방산업까지 함께 이끄는 도시로 발돋움"
[SNS 타임즈] 대전이 대한민국 국방의 새로운 심장부로 떠올랐다. 국방부가 16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묶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그 터전으로 대전 유성구 자운대를 낙점하면서다. (관련 현장 live 방송: https://www.thesnstime.com/mujogeon-raibeu-sogbo-3gun-tonghab-guggunsagwanhaggyo-daejeon-seolrib-hwagjeong-daejeonsi-gingeub-gijahoegyeon-7-16il/)
취임 보름을 갓 넘긴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취임 후 첫 정식 기자회견을 자청해 "매우 기쁘고 뜻깊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허 시장은 이번 결정을 "단순한 사관학교 이전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방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미래 국방혁신을 이끌 국가전략 프로젝트"라고 규정하며, 대전이 국방 과학교육과 첨단기술이 융합되는 중심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몇 달째 이어져 온 물밑 논의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결과다.
그동안 육·해·공 3군이 각자 운영해 온 사관학교 체제는 규모 대비 지휘·지원 구조가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약 2,900여 명의 생도를 양성하기 위해 3명의 3성 장군을 포함한 장성 7명과 3,000여 명의 지원 인력이 투입되는 구조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여기에 전쟁 양상이 지상·해상·공중을 넘어 우주와 사이버, 전자기스펙트럼까지 아우르는 '다영역 작전' 시대로 급변하면서, 군별로 쪼개진 기존 교육체계로는 미래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통합 결정에 힘을 실었다.
국방부는 이날 이런 문제의식을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말로 요약하며, 새 사관학교를 카이스트(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연구원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이 밀집한 자운대 일대의 과학기술 클러스터와 연계한 '스마트캠퍼스'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시가 특히 반색하는 대목은 인구와 경제 효과다. 국방부 계획에 따르면 새 사관학교가 문을 열면 생도 2,940명과 교수 338명, 지원인력 2,687명 등 6,000여 명이 대전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허 시장은 브리핑에서 "가족이나 관련 기관까지 연계해서 보면 훨씬 더 많은 인구 유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단순히 기관 하나를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대기업을 유치한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허태정 시장은 통합 사관학교 부지 규모를 약 72만 평 선으로 예상했다. 기존 군수사령부와 간호사관학교, 국군통합병원 등이 자리한 자운대 일대에 이미 상당한 유휴부지가 있어 일부 기관 위치만 조정하면 별도의 토지 매입 없이도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예산과 관련해서는 사관학교 이전에 따른 직접 사업비를 1조 7,000억 원 안팎, 부대시설 정비까지 포함한 전체 사업비는 2조 4,000억 원 수준으로 정부가 추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사업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소요 예산이 늘어날 가능성은 열어뒀다.
시간표도 이날 함께 제시됐다. 정부는 2029년 착공, 2032년 본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설이 완비되기 전까지는 서울 태릉의 옛 육군사관학교 부지를 임시 캠퍼스로 활용해 조기에 신입생을 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후 단계적으로 이미 자운대에 자리한 국군간호사관학교와 신설되는 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계해 2036년까지 완전한 통합을 이룬다는 것이 정부의 장기 로드맵이다. 국방부는 이를 통해 대전을 중심으로 한 '국방교육 허브'를 완성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 현재 24% 수준인 사관학교 민간 교수 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국립대학 수준의 처우로 최고 석학들을 교단에 세우겠다는 계획도 이런 밑그림의 일부다.

허 시장은 대전시가 할 일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첫째는 자운대와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연구·산업·주거가 연계되는 국방혁신도시 조성을 지원하는 것이다. 둘째는 생도와 교수, 군 가족들이 필요로 할 주거와 교육·문화 여건을 함께 마련하는 일이며, 셋째는 도로 확장과 대중교통 기반시설 확충,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신속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다.
허 시장은 이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계 등 관련 산업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나아가 그는 이번 사업을 자운대 일대의 노후 군사시설을 재편하는 '공간재창조사업'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아, 국방과학연구소·카이스트·방위사업청 등과 연계한 국방혁신 클러스터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한 과학산업 중심도시에서, 이제 국방산업까지 함께 이끄는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그가 밝힌 목표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실무적인 궁금증이 쏟아졌다.
사전 협의 경과를 묻는 질문에 허 시장은 자운대 활용 논의가 민선 7·8기부터 비공식적으로 이어져 왔다며, 자신도 시장 취임 전부터 육군사관학교 이전 논의가 나올 때마다 당 차원에 자운대 유치를 건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역 국회의원들 역시 정부에 관련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부지 확보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전혀 문제없다"고 잘라 말하며, 관련 조사를 이미 마쳤다고 답했다. 다만 군사보안 사안이라 세부 배치까지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단서를 달았다.
청주 소재 공군사관학교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국방부의 안보 정책 특성상 대전시가 직접 협의 파트너로 참여하지는 않았으며, 도시계획 차원의 행정적 협조만 이어왔다고 선을 그었다.
주거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공식 발표된 계획은 없지만, 1990년대 초반 지어져 노후화한 자운대 내 저층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이나 신규 유휴부지 활용을 통해 교수진과 관련 종사자를 위한 주거시설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개인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관련 지원과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방위산업 관련 첨단센서 집적단지 조성은 별개로 추진돼 온 사안이라면서도, 통합 사관학교가 들어서면 ADD·카이스트·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기존 인프라와 맞물려 방산 클러스터 조성에 긍정적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동문회 등 일각의 우려를 묻는 질문에는 "국방부가 주도할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첨단 무기체계와 합동작전 시대에 걸맞은 새 교육체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이미 국방·군사 전문가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답했다.
취임 후 불거진 대전시 재정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은 국군사관학교 이전 관련 기자회견"이라며 답변을 다음으로 미뤘다.
허 시장은 회견 말미에 다시 한번 환영의 뜻을 강조했다.
허태정 시장은 "국군사관학교의 대전 자운대 창설은 단순히 사관학교를 이전하는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방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미래 국방혁신을 이끌 국가전략사업"이라며, "대전은 앞으로 대한민국 국방교육과 첨단과학기술이 융합되는 중심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허 시장은 "국군사관학교는 대기업 하나를 유치하는 것 이상의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국가 핵심 프로젝트"라며, "대전시는 국방부와 긴밀히 협력해 국군사관학교가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 국방혁신의 중심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과학의 도시로 반세기를 걸어온 대전이 이제 국방의 도시라는 또 하나의 정체성을 향해 첫걸음을 뗐다. 국군사관학교 설치법 제정과 공청회, 정책설명회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2029년 착공해 2032년 본교 문을 열고 2036년 완전한 통합을 이루기까지, 앞으로 10년에 걸쳐 완성될 이 프로젝트가 대전의 도시 지형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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