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4차산업시대 떠오르는 산업인가?
6편- ‘공유경제, 혁신경제로 추진해야’
[SNS 타임즈] 4차산업혁명의 성공 여부는 규제 철폐에 달려있다. 정부, 기업, 근로자, 시민단체 등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근로자가 수년마다 직종을 바꿔야 생존할 수 있는 현실이 도래할 수 있다.
▲ (사진= shutterstock)
공유경제가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규제 개혁이 선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규제 개혁은 기존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사업자와 스타트업간 타협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4차산업혁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혁신경제 중 구 산업을 보호하는 공정경제와 신산업 발굴과 추진을 지원하는 혁신경제가 충돌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 문 정부의 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경제 등 3대 기조로 구분된다. 분배 지향의 공정경제와 성장을 목표로 하는 혁신경제는 서로 충돌하는 정책이다. 공유경제 등 4차산업혁명으로 국가경제가 활성화돼 일자리가 늘어나려면 혁신경제가 잘 작동해야 하지만 규제 혁신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다.
혁신경제, 신산업과 구 산업간 충돌은 필연적
4차산업혁명은 오프라인 현실 세상을 온라인 가상 세상으로 융합시키는 과정에서 혁신을 수반하므로 규제 철폐가 성공적인 추진에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산업은 규제 유지를 원하고 신산업은 규제 철폐를 원하므로 조정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이해당사간 차이를 줄이기 위한 절충안으로 일정기간 동안 규제를 면제시켜주거나 유예시켜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 등 규제 철폐에 적극적이지만,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어서 규제 개혁에 어려움이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차량공유 서비스 상용화를 택시업계와 운전자들의 거센 반대로 무기 연기한바 있고, 19년간 표류해오던 의사-환자간 원격 의료 사업추진이 의사들의 반대로 의료인 간에만 허용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또, AI 사업에 필수적인 데이터의 활용도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정부 규제 타파의 시금석은 차량공유 서비스, 숙박공유서비스, 원격의료의 본격적인 상용화 여부를 지켜보면 판단이 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축적된 자금을 바탕으로 자율 주행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9년 5월에는 주식시장에 상장을 완료한 상태다. 그리고 미국의 숙박 공유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도 큰 성공과 함께 기업 가치가 전 세계적인 체인망을 갖는 메리어트 호텔의 가치를 추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사와 약사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본격적인 원격 의료가 2019년 현재, 19년째 표류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에서는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노령 사회로 급진전된 일본의 경우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자의 원격 진료는 물론이고, 택배를 통해 조제 약까지 집으로 배달해주고 있다.
혁신 경제 성공 관건은 규제 개혁
정부의 4차산업혁명 정책 중 ‘규제 완화’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신기술 활용,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이나 연구기관의 기술 수준이 선진국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고, 중국보다 뒤처진 분야도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든 것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절박함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해외에선 이미 자리 잡은 원격의료, 우버(Uber)로 대표되는 카풀, 에어비앤비로 되는 숙박공유, 빅데이터 산업 등이 국내에선 규제 때문에 막혀 있다. 모두 소비자의 효용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효과가 입증된 신산업이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적으로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스타트업 가운데 40%의 사업 모델이 한국에서는 규제로 인해 사업이 불가능하고, 30%는 조건부로만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100대 기업에 한 곳도 들지 못했다.
2018년 하반기 규제 개혁이 잘 이루어지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이 “붉은 깃발을 치워야 한다”는 수사적 표현까지 써가며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강성 국회의원과 진보 시민단체, 이익집단의 반대에 개혁은 지지부진하기만 한 상태다. 원격 의료, 카풀 도입 같은 규제 혁신은 조직력이 강한 의료, 택시업계 등의 반발을 산다는 이유로 여당도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원격 의료는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진료를 금지하는 ‘의료법’, 웨어러블 의료 기기의 승인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로운 ‘의료기기법’, 조제약의 택배를 금지하는 ‘약사법’ 등에 막혀 있다.
숙박공유는 숙박업을 하려면 구청에 신고해야 하는 ‘공중위생관리법’, 그리고 외국인 숙박의 경우 집을 비워주면 안되고 같이 있으면서 관리해야 한다는 ‘관광진흥법’ 등에 의해 또한 가로막혀 있다.
카풀의 경우도 차량공유를 전면 금지하는 ‘여객자동차운수법’에, 빅데이터 산업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활용을 지나치리 만큼 엄격하게 규제하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막혀 있는 상태다.
산업은 규제가 사라질 때마다 성장한다. 20년 전 까지만 해도 우체국 독점 사업이었던 택배업이 대표적이다.
규제가 풀려 민간업체가 시장에 진출하자 가격은 싸지고 배송시간은 단축됐다. 한국을 온라인, 홈쇼핑 강국으로 만든 배경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 18년간 표류해온 의사-환자간 원격의료의 본격적인 실시와 핀테크 및 인터넷 은행 활성화를 위해 ‘의료법’과 ‘의료기기법’, ‘은산분리법’ 등의 규제를 풀기 위해 법 개정을 서두르는 중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진보 시민 사회단체의 반대에 봉착하자 영국의 ‘붉은 깃발법’(적기조례)을 사례로 들며 지지층을 설득한바 있다.
그렇지만 4차산업혁명 트렌드에 맞추어 신사업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은 아직 국내에는 붉은 깃발들이 도처에서 나부끼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기조 중 하나인 '혁신적 포용 국가'는 '혁신'과 '포용'이란 서로 모순된 단어를 조합했다. 마치 모순(矛盾)이란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정부가 어떤 방패라도 뚫을 수 있는 창(矛)과 어떤 창이라도 막을 수 있는 방패(盾)를 모두 다 판매하는 무기장수와 같은 처지가 되고 있다.
역대 정부의 규제 혁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 마다 규제혁신을 통한 경제 발전을 시도해 왔다.
이명박 정부는 ‘전봇대 뽑기’, 박근혜정부는 ‘손톱 밑 가시’가 규제 혁신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규제 개혁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처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 마다 각 정부는 규제 철폐 의지를 보여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2008년 1월 대통령직인수위 회의에서 전남 영암군 대불 국가산업단지 전봇대를 언급했다. 전봇대가 대형트럭 이동에 방해된다고 기업들이 불만을 쏟아내는데도 탁상행정 때문에 그대로라는 것이었다.
이 전 대통령 발언 3일 뒤 전봇대가 뽑혔다. 전봇대는 순식간에 ‘MB식 규제 완화’의 상징이 됐고, 이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규제 개혁을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규제의 철옹성은 견고했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집권 2년 차인 2009년 1만2905개였던 규제 수는 집권 5년 차인 2012년 1만4889개로 오히려 15.3%나 증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선인 신분이던 2013년 1월 인수위 첫 회의에서 규제 개혁을 약속했다. 이듬해에는 7시간 동안 규제 개혁 끝장토론도 열었다. 규제를 ‘범죄’또는 ‘암덩어리’라고도 했다.
박근혜 정부는 젊은이들의 Food 트럭 규제에 대해 ‘손톱 밑 가시’로 표현하면서 의지를 보였지만 지속적인 규제혁신에는 성공하질 못했다.
인터넷 쇼핑 관련 규제를 언급하며, 온라인 구매시 필요한 공인인증서와 Active X 로 인한 해외 구매의 불가로 ‘천송이 코트’ 이슈가 등장한 것도 이때였다.
하지만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박근혜 정부의 핵심 규제 완화 법안은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막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8년간 표류해오던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실시 반대 여론에 대해 ‘적기 조례’ 사례를 인용하며 반대하는 진보 시민 사회단체를 설득하고, 새로운 사업 추진을 방해하는 규제를 일정기간 유예하거나 연기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규제 혁신은 실기하지 않아야
우리나라 석탄산업은 가정용 난방과 취사가 연탄에서, 석유, 도시가스와 전기로 바뀌면서 죽은 산업이 됐다. 광부들이 오갈 데 없게 되자, 1989년 정부는 ‘석탄산업합리화’라는 이름 하에 광산을 매입하고 광부들에게 생활지원금, 학자금까지 지급했다. 또,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까지 허용하면서 이 지역을 종합관광단지로 조성하는 등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오히려 지역경제는 더욱 피폐해지고, 실업자는 증가하고, 주민은 감소하는 등 지역경제는 큰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세기 초, 택시의 등장으로 마차를 모는 마부와 인력거 꾼들은 대거 직업을 잃었다. 하지만 인력거 꾼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택시 도입을 늦출 순 없었다.
그로부터 100년 후, 단기적으로는 차량공유 서비스가 택시회사를 위협하고 있고, 중기적으로는 자율주행차가 택시 기사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공유경제 혁신생태계를 육성하면서 기존 생태계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둘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공유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면서도, 택시회사는 혁신하도록 지원하고 택시기사의 생존권은 보장하는 묘안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가 큰 비즈니스를 발굴하는데 전념하고, 혁신의 빛 반대편의 그늘을 살피는 일은 정부가 해야 한다.
한국은 규제 공화국
국내 규제 상황은 막강하다. 승차·숙박 공유, 원격의료와 개인정보 활용 등 촘촘한 그물망 규제는 무엇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신산업이 규제의 정글 속에 갇히다 보니 신사업을 벌이는 자체가 큰 성취일 정도이다. 의료·교육 모든 큰 서비스 산업 기회는 완전히 닫혀 있고, 붉은 깃발 규제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규제는 정부의 민간 기업에 대한 간섭이고 통제이다. 정부가 커질수록 공무원이 증가할수록 늘어나는 것은 규제이다. 규제는 권력이고 인허가는 공직자들의 무기이다.
규제의 반대는 자율이다. 혁신은 자율 가운데서 일어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규제는 난공불락이다. 방어력은 단단하다. 관료, 국회의원, 시민단체 등이 얽혀 기득권을 행사한다.
스타트업들은 시장의 기득권과 그 기득권에 최적화된 규제가 갈수록 공고화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렇게 된 원인을 정치인(국회의원 등), 공무원, 대기업으로 이루어지는 삼각축으로 보고 있다.
정치인은 선거에서 표를 얻는데 유리하면 규제 법안 발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공무원들은 생존을 위한 본능으로 예산, 조직, 인력 유지를 위해 규제를 잡고 있으려고 한다. 대기업은 시장 지배력을 놓지 않기 위해 새로운 진입 장벽을 높이며 새로운 시장 진입자를 저지하려고 한다.
2018년 7월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소득 주도 성장, 공정 경제, 혁신 경제 중 혁신 성장에 타겟을 맞추며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원격의료 허용, 의료기기 규제, 은산분리 규제 완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자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환자 생명과 안전조차 혁신의 대상이라는 박근혜 정신을 문재인 정부가 계승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총 산하 의료연대본부도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이어가려 한다면 가만 두지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문재인 정부가 버려야 할 보수정권의 경제정책을 이어가는 것을 결코 수용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주저없이 저지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은 “산업자본이 은산분리 원칙을 넘어 금융자본과 결합하면 시스템 리스크가 커져 국가 경제가 상당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런 진보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의 반응을 보면, 국내에서의 규제 혁신은 첩첩 산중이어서 수많은 높은 산을 넘어서야 하는 현실에 봉착해 있는 실정이다.
4차산업혁명이 일으킨 100대 글로벌 스타트업 중 57개가 한국에서는 규제와 충돌해 시작도 하지 못했을 정도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일상이 된 우버, 에어비앤비는 물론이고 원격진료, 핀테크, 빅데이터 산업이 대표적이다. 4차산업 시대를 맞아 중국에게까지 무릎을 꿇게 된 배경이다.
그리고 노조, 각종 직능 단체 등의 기득권 지키기도 완강하다. 예를 들면 원격의료는 의사와 약사들이 강력하게 반대한다. 편의점에 판매되는 약품 확대는 약사들이 반대한다. 차량공유 서비스는 택시업계와 운전기사들이 강력하게 반대한다.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에 대한 법제화는 간호사들이 반대한다.
그 결과 국가 경쟁력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지만 한국만의 갈라파고스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규제 혁신을 위한 핵심 법안들은 오래 전에 제출되었지만 국회 문턱에 걸려 낮잠을 자고 있다. 진보 시민 공공단체의 반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특별법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19세기 영국의 자동차산업 발전을 가로막았던 ‘적기조례법’의 폐해를 빗대 읍소한 끝에야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다.
막강한 규제가 대한민국의 4차산업혁명이 나갈 길을 막고 있는 것이다. 규제 해제를 반대하는 세력이 바로 문재인 정부 지지세력인 경실련, 참여연대 등 진보 시민단체라는 데 어려움이 있다.
▲ 규제혁신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로 이해집단의 반발, 국회 입법 부진, 청와대 의지 부족, 부처 이기 주의를 꼽고 있다. (출처: 서울경제)
정부가 혁신을 내세우면서도 기존 사업자들의 저항에 부딪히면 곧바로 몸을 사린다. 사회적 대 타협을 강조하면서 혁신에 제동을 걸게 된다. 그리고 공직사회의 부처 이기주의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카풀 영업을 위한 '출퇴근 시간'에 대한 해석권은 국토교통부에 있는데 입을 닫고 있다. 불법인지 합법인지 말을 안 하는 사이 업자들끼리 출퇴근 시간에 대한 개념을 놓고 다툼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가 입을 닫는 배경에는 운수업이 IT산업화 되는 걸 못마땅해하는 분위기가 작용한다. 기존 의료업계와 이해관계가 더 밀접한 보건복지부는 원격의료라는 IT 기술 도입을 미루고,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의 입장을 더 고려해 핀테크 산업을 반기지 않으니 4차산업혁명이 속도를 내기 어렵다.
혁신 경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정부의 역할
기존 파이프라인 기업을 위해 개발된 전통적인 형태의 정부 규제는 플랫폼 기반의 스타트업이나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제국(帝國)들이 발생시키는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절치 않다.
정부가 이러한 변화의 특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혁신이 가져올 이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플랫폼 혁명이 가져올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시민들과 기존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 대응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플랫폼 혁명에 따른 경제, 사회, 정치 권력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당장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제 혁명의 윤곽이 막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해결에 대한 답이 완전하게 구체화돼 있지 않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존 사업자와 스타트업 간 경쟁은 불가피하다. 누가 시대 변화와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지는 시장이 판단한다. 공무원이 관행과 규정을 앞세워 기존 사업자를 보호해선 안 된다.” 이 말은 놀랍게도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 입에서 나왔다. 2017년 6월 국무원 회의에서 신사업에 대한 ‘선(先) 허용, 후(後) 보완’ 원칙을 강조하면서 였다.
한국 사회의 갈등 해결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나 영국, 중국처럼 정보통신기술 산업이 고속으로 발전하고 있는 국가들이 취하는 ‘선 허용, 후 보완’ 같은 큰 원칙 없이 ‘선 타협, 후 입법’만 강조하는 현재의 문제 해결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는 이익집단 간 이해관계 충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당사자 간 절충점(합의안) 도출→합의안 바탕 국회 입법→행정력 발휘’의 해결 구조를 취해 왔다.
당사자끼리 타협하고 나면 맨 마지막에 행정력을 발휘하겠다는 방식이다. 사회적 대 타협 기구 방식은 승차공유 뿐 아니라 탄력근로제, 공무원 연금제도 개선 등 국가 사회적인 현안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진행중이다.
절차상 허점이 없어 보이는 이런 문제 해결 방식은 사실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대 타협 기구를 만드는 순간 주무 부처는 슬그머니 발을 뺄 수 있는 구도가 짜인다. 더구나 이해당사자 간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사회적, 국가적 갈등이 무기한 방치되는 문제가 있다.
혁신경제를 위한 규제 혁신 방식
국내에서는 기존 사업자와 스타트업간의 충돌이 매우 첨예해 합의안을 단기간내에 도출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규제를 제한적으로 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절충안으로 시행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란 모래밭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것처럼 특정 분야에 대해서 일정 기간 동안 규제를 없애 주는 제도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건강에 직접적 위해가 없는 사안이라면 원칙적으로 승인한다는 전제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운용하겠다고 하였지만, 블록체인 송금 서비스, 승차 공유, 가상 화폐, 유전자 검사 등과 같이 갈등 유발 요인이 있는 사업은 샌드박스 심의회의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심사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수다.
단기적으로는 ‘선 허용, 후 규제’의 원칙에 따른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해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에 기반을 둔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서 빠르게 테스트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정부의 ‘규제혁신 5법’(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금융혁신지원법, 지역특구법, 행정규제 기본법)이 국회에서 처리돼 2019년부터 순차적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기업은 일정 기간(2+2년) 기존 규제의 적용을 면제받아 제한된 구역·시간·규모 안에서 신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정부는 실증 테스트 결과를 분석해 적절한 법제도 개선과 보완을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시범사업에 대한 심의와 관리를 철저히 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의 취지에 부합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때 기존 규제의 존속 필요성에 따라 일몰 규정 적용을 검토하는 기회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근거 규정이 없는 사업은 불법이 되는 열거주의 및 기술분야별 소관부서가 다른 칸막이 규제에서 탈피해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 체계를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국가의 미래, 규제 혁파에 달려
4차산업혁명의 성공 여부는 규제 철폐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정부, 기업, 근로자, 시민단체 등도 변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근로자가 수년마다 직종을 바꿔야 생존할 수 있는 현실이 도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필수적인데 우리나라에선 강성 노조가 이걸 막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노조는 세계 자동차 미래 수요가 급감한다는 전망에 동의하면서도 근로자를 더 채용하라고 사측에게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도 생존권 보장을 내세우며 대부분의 규제 철폐에 반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을 맞는 급박한 상황에 국가를 이끌어가는 정치인들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인기에 영합하지 말고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개혁가가 되겠다는 자세로 국가의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규제를 혁파하겠다는 신념과 용기를 갖고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에 희망이 보이고, 대한민국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 www.snstimes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