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4차산업시대 떠오르는 산업?
2편-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등 승차 공유
7월 정부의 택시제도 개편, ‘타다’ 입지 잃고 상당한 타격 불가피
승차 공유 문턱 못 넘으면 4차산업혁명 혁신 불가능
▲ (자료 편집= SNS 타임즈
[SNS 타임즈] 정부가 지난 17일 내놓은 개편방안은 말만 승차 공유로 사실상 새로운 택시 면허제도를 도입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정책이다. 혁신성장을 내걸었던 정부가 결국 택시 업계의 기득권 반발을 넘지 못하고 눈가림식의 미봉책에 그쳤다.
쏘카, 카카오 카풀, ‘타다’에 이어 플랫폼택시 반반택시(합승)까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수많은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제도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때로는 시도가 법을 앞질러 추월하는 모양새로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법의 예외 조항을 줄타기하며 사업을 추진해왔다.
국내 차량 공유 서비스 사례
국내에서는 2011년 선 보인 승차공유 서비스 쏘카가 첫 번째 사례다.
쏘카는 차를 빌릴 수 있는 곳을 늘리고 24시간 차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렌터카의 서비스 질을 높였다. 쏘카는 렌터카 서비스였기 때문에 위법 논란은 없었다.
2014년 8월 우버가 국내에 들어왔다. 택시 면허가 없는 운전사가 자신의 차나 리스한 차로 사실상 택시 영업을 하는 모델이었다. 정부는 사업용 자동차로 허가 받지 않은 차량을 택시처럼 영업할 수 없다며 위법 판정을 내렸고 우버는 2015년 3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2018년 10월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모빌리티업계와 택시업계 사이에 본격적인 논란이 시작됐다.
카풀 기사가 앱으로 출발지와 목적지 등을 입력해 고객을 모으는 구조다. 이 역시 택시 영업과 유사하지만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 일반승용차도 유상 운송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예외 조항을 활용해 위법 논란을 피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고 정부가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만들어 평일 출퇴근 2시간씩(오전 7∼9시, 오후 6∼8시) 카풀을 허용했다. 하지만 택시업계 반발에 카카오는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고 '풀러스' 등 스타트업들의 카풀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타다’ 역시 법의 예외조항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다. 관련법상 렌터카를 빌린 사람에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없지만, 11∼15인승 승합차는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예외적으로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
‘타다’는 고객들에게 카니발 차량을 단기로 렌트하면서 기사를 알선하는 형태로 영업을 한다. ‘타다’와 비슷한 ‘파파’, ‘차차밴’ 등의 서비스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타다’는 10여 곳의 파견업체에서 기사들을 파견 받아 운영한다. 기사들의 10%는 파견업체 소속 직원이고 나머지는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0%의 ‘타다’ 기사들은 사실상 자영업자로 4대 보험 등을 적용 받지 못하고 있다.
운전기사 단순 알선이 아니라 ‘타다’가 매뉴얼을 통해 기사들을 교육하고 근무시간 등을 정하는 등 지휘 감독까지 한다는 점에서 파견법 상 사용사업주로 볼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렇게 되면 ‘타다’는 현재와 같은 영업은 불가능하다.
자가용 카풀이 보편적으로 추진되려면 관련 법이 개정돼야 하지만, 현행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금지)에 ‘자가용을 유상으로 임대하거나 알선해서는 안된다’로 규정돼 있다. 출퇴근때 승용차를 같이 타는 경우나 그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로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 예외 규정으로 허용하게 되어 있다.
‘타다’의 사업 전략
VCNC는 관련법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운전자와 11인승 카니발 승용차를 제공하는 ‘타다’라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공유경제 정의 자체를 놓고 택시업계와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VCNC가 승차 공유사업을 하는 근거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운전자 알선범위)에 차량을 대여하는 사업자가 임차인에게 예외적으로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는데, VCNC는 그 예외 조항 중 승차정원 11~15인승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를 근거로 11인승 카니발을 운전자와 함께 대여하는 형식으로 카풀 사업을 하고 있다.
사실상 이 예외 조항은 단체로 관광을 간 사람들이 승합차를 빌릴 경우, 운전에 어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설정해 놓은 것인데, VCNC는 이 틈새를 활용한 것이다.
그리고 공유경제의 본질적인 의미는 유휴상태에 있는 유무형 자산과 서비스를 활용하자는 취지인데, VCNC는 스스로 카니발 차량을 구매하며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을 뿐 아니라, 플랫폼 기반 공유경제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타다’의 출생 비밀
‘타다’의 출생비밀은 1962년에 시행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있다. VCNC는 관련 법령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틈새를 발견하고, 이런 허점을 이용해 사업을 전개했다.
이법은 경제 환경과 산업 구조가 변할 때마다 개정돼 왔다. 1997년 '개명'(전부 개정)을 통해 ‘화물차운수사업법’을 분리하고 여객운수업에 집중했다.
2000년 1월28일 자동차대여사업자(렌터카 사업자)는 차량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면 안 된다는 34조2항을 신설했다. 택시 사업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였다.
IMF 외환위기 직후 많은 실직자들이 택시업에 뛰어들었던 경제상황을 고려했다. 신사업 창출보다 현재의 고용 환경에 주목했다. 장애인과 65세 이상 고령자, 외국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6개월 이상 차량을 임차하는 법인 등엔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도록 예외조항을 둔 것은 국민 편익의 관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관련 법은 2014년 10월 승차정원 11~15인승 승합차 임차인에게 운전자 알선을 허용했다. 많은 규제들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아우성이 크던 때였다. 2013년 6월 박근혜정부는 관광과 장거리 운행 등 자동차대여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렌터카 사업자에 운전자 알선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반론을 고려해 정부는 시행령으로 11~15인승 차량 임차인에게만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는 선에서 결론을 냈다.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는 11~15인승 허용 조항을 교묘히 활용하는 것이다.
‘타다’에 대한 교통전문가들의 의견
대한교통학회 긴급설문조사 결과, 교통 분야 전문가 10명 중 9명은 최근 '타다'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해 "갈등 해소에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차량공유서비스는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필요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교통학회가 박사급 이상 회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량공유서비스' 관련 긴급설문조사 결과 "합법적인 공유서비스"라는 응답이 11%인 반면 "법 취지에 어긋나는 유사 택시 사업"이라는 부정적 답변도 12%로 팽팽했다.
하지만 응답자 대다수(77%)는 "현재는 경계가 모호하지만, 공유서비스로 가는 중간과정"이라는 다소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타다'의 영업 방식 등을 둘러싼 논란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택시업계에서는 '타다'가 불법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며 사법 당국에 수사를 의뢰했고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는 갈등 해소에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서비스인가'라는 질문에는 90%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빅데이터 활용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 ’타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셌다. 개인택시 기사들이 ‘타다’ 퇴출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출처: 개인택시사업조합)
정부의 개편안
앞으로 '타다'와 같은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합법적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운행 차량 대수에 맞춰 면허를 사거나 임차해야 한다. 렌터카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 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7월 17일 발표했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이날 "(스타트업이)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납부하면 이를 기존 택시 면허권 매입, 택시 종사자 복지에 활용해 택시 업계와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내 관련 법 개정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시행할 계획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지금까지 관련 규정이 없었던 이동 서비스 제공 스타트업들이 3가지 종류로 나뉘어 택시 제도에 편입된다. '플랫폼 운송사업', '플랫폼 가맹사업', '플랫폼 중개사업' 등이다.
그 중에서도 택시 업계와 마찰을 빚어온 '타다'처럼 스타트업이 직접 운행까지 하는 플랫폼 운송사업의 경우 기존 택시 면허를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별도 기구를 설립해 택시 면허를 대신 구입한 뒤 스타트업에 임대하는 방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연간 900대가량의 면허를 사들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약 600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개편안에는 논란이 됐던 '렌터카 기반 운송업'의 합법 여부가 명시되지 않았다. 사실상 영업이 금지된 셈이다. 이 때문에 렌터카 1000대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해 온 ‘타다’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은 "당초 렌터카를 이용한 사업도 허용하려 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이 커서 제외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다만 관련 법이 개정될 때까지 ‘타다’ 서비스가 불법이 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정부가 17일 내놓은 택시제도 개편 방안은 '타다' 등 모빌리티 스타트업도 기존 택시 면허를 갖도록 해 택시 제도권으로 끌어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방안에 따르면 ‘타다’처럼 플랫폼을 갖는 스타트업이 카풀사업을 할 경우, 운행 차량 대수에 맞춰 기존 택시 면허를 매입해야 한다. 기사들도 택시 기사 자격 보유자로만 채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방안은 정부가 내년 총선을 의식해 기존 신규 산업 창출보다는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이번 정부의 택시제도 개편으로 인해 ‘타다’는 입지를 잃어버렸다. 현재 ‘타다’는 합법적이지도 않고 불법적이지도 않은 애매한 상황에 처했다. (출처: 타다)
자동차 산업은 모빌리티 서비스로 발전
자동차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하면서 모빌리티(Mobility)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더 이상 스스로를 완성차 업체라 부르지 않고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카카오 모빌리티처럼 이동수단을 연구개발 생산하는 기업, 타다나 쏘카 처럼 이동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업체들이 모빌리티 기업으로 불린다. 자율주행차, 전기차는 물론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플라잉카와 하이퍼 루프도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모빌리티 산업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모빌리티의 변화는 크게 차량공유, 자율주행, 전기차의 세 가지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먼저 차량 공유는 자동차를 소비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가고 있다. 자동차는 이제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공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동차라는 재화가 아니라 모빌리티라는 서비스 공급이 자동차 제조회사의 목적이 될 경우, 자동차 제조사업의 업태는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 차량 공유의 시대에 맞춰 차량 공급, 관리, 보험, 정비업 등 모든 연관산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이 불가피하다.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고 운전해, 탑승자를 목적지까지 이동시켜주는 자율주행차의 등장도 거대한 변화를 동반한다. 자율주행은 인류의 삶에서 운전이라는 행위를 사라지게 할 기술이다.
운전에서 해방된 인간에게는 하루 평균 2시간 가까운 출퇴근 시간이 새로운 여유시간으로 주어진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운전에서 자유로워진 시간을 컨텐츠 소비, 어학공부, 업무처리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음성명령 같은 AI 기술과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 + Entertainment) 시스템이 차량과 결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빌리티에 뛰어든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이 아닌 시간 점유율에 성패를 걸어야 한다. 운전에서 해방된 차량 이용자들을 차량 내부에서 즐길 인포테인먼트 비즈니스가 각광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은 자동차의 가치도 바꿀 전망이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설치된 소프트웨어에 따라 자동차의 가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차량이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되면 이를 구동하는 OS와 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이 무궁무진 창출될 수 있다.
전기차 역시 파괴적 혁신을 수반한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부품은 3만개에 육박하지만 전기차는 약 1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다. 더구나 전기차는 부품들의 결합체인 모듈을 끼워 맞춤으로써 조립할 수 있다.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보여주는 것처럼, 자동차 제조업 경력이 없는 스타트업이라도 전기차 조립업에 뛰어들 수 있다. 거대한 진입 장벽 안에서 안주해 온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실제로 2017년 4월, 113년의 역사를 지닌 포드가 고작 14년된 테슬라에게 시가 총액면에서 추월 당했다.
이처럼 차량공유, 자율주행, 전기차 세가지는 하나씩만 따져봐도 인간의 일상생활과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엄청난 변화를 수반한다. 그런데 이 변화들은 궁극적으로 한대의 차량 안에서 모두 구현될 수 밖에 없다.
‘공유+자율주행+전기차’가 인간의 모빌리티를 지배하게 된다는 의미다.
모빌리티 혁신을 놓고 IT업계와 자동차 업계는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 IT기업들은 자율주행차의 ‘두뇌’ 장악을 꿈꾼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의 하청 기업으로 추락할 가능성을 놓고 우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18년 모빌리티 서비스에만 약 5000억원을 투입한 것도 모빌리티 서비스 시대에 주역이 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현대 자동차는 최근 전동 스쿠터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전 세계 많은 도시들이 자전거,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등 이른바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최초 출발지에서 대중교통을 탈 수 있는 버스나 지하철역까지의 구간, 대중교통과 대중교통 사이의 환승을 위해 이동하는 구간, 마지막 대중교통에서 내려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구간을 연결하는 ‘틈새 수단’이 바로 마이크로 모빌리티이다.
이처럼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발전은 이동시간 단축이라는 모빌리티 혁명을 완결하는 요소이다.
다임러의 CASE (Connected, Autonomous, Shared, Electric), BMW의 ACES (Automated, Connected, Electrified, Shared), 토요타의 YUI (愛i) 전략도 용어는 다르지만, 결국 자율주행과 연결성을 바탕으로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완성차 업체의 미래 비전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기기’로 변신해 갈 것이고, 100여년전 2차산업혁명시대에 포드 자동차가 인류의 삶과 산업 생태계를 뒤흔들어 놓은 것처럼, 기존 자동차산업이 변신한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의 출현으로 자동차 산업의 대혼돈 ‘카마게돈’ (Car-mageddon)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승차 공유 문턱 못 넘으면 4차산업혁명 혁신 불가능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승차 공유 산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선정한 지 2년 만에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 방안’이 발표됐다.
그러나 '우버' 처럼 일반인이 자기 차량을 활용해 운행할 수 있는 진정한 승차 공유 서비스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또, VCNC의 ‘타다’와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수습하는 수준으로 봉합됐다. 출퇴근 시 동승자를 태우는 카풀도 허용되지 않는다.
말만 승차 공유이지, 사실상 새로운 택시 면허제도를 도입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정책이다. 그것도 택시 총량을 유지하면서 연간 1000개 정도의 면허만 모빌리티 업체에 임대해주기로 했다. 그 이상으로 서비스를 하려면 개별 모빌리티 업체가 택시 사업자로부터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면허를 사야 한다. 승차 공유 업체에 택시 사업자가 되라는 것이다.
혁신성장을 내걸었던 정부가 결국 택시 업계의 기득권 반발을 넘지 못하고 눈가림식의 미봉책에 그쳤다.
승차 공유 신산업 영역을 창출한 '우버'는 택시 면허가 없어도 누구나 자기 차량을 활용해 앱으로 고객과 연결해 승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낮은 규제의 문턱이 '우버'를 탄생 9년 만에 60여 개국 600여 개 도시에서 영업하는 공유경제의 성공 모델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도시의 택시 기사들이 목숨을 잃거나 택시 면허 가격이 폭락하는 등 피해를 입기도 했다.
정부는 공유경제 혁신생태계를 육성하는 동시에, 기존 생태계가 새로운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둘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가 큰 비즈니스를 발굴하는데 전념하고, 혁신의 빛 반대편의 그늘을 살피는 일은 정부가 해야 한다.
1차산업혁명때 증기자동차로 인해 위기를 맞은 마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실시한 자동차 속도를 마차 속도에 맞추어 떨어뜨린 적기조례(Red Flag)는 혁신으로 인한 그늘에 대한 손쉬운 대응이었다.
그 결과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은 영국에서 미국과 독일로 넘어가 버렸다. 이번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택시제도 개편 방안은 영국 정부가 실시했던 적기 조례의 현대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승차 공유 서비스처럼 기존 산업의 보호를 위한 문턱을 넘지 못하면,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혁신이 전제되어야 하는 다른 신산업 태동도 불가능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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