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관습헌법도 변한다"…20년 자란 세종, 헌재 판단 다시 물었다
"21세기 새로 짓는 유일한 선진국 국회, 세계 최고의 AI 의사당으로"… 상임위 전체 상주, 본회의까지 온전히 소화하는 완결형 국회 처음부터 설계해야
[SNS 타임즈]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의 막이 오른 27일 아침, 김민석 당대표 후보는 여의도 대신 세종으로 향했다. 세종시장과 시의회를 잇달아 만나 행정수도 특별법 건의를 들은 김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22년 전 헌재의 위헌 결정을 정면으로 겨눴다.
2004년 헌재가 신행정수도특별법에 제동을 걸며 내세운 근거는 대통령실과 국회가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관습헌법'. 김 전 총리의 답은 "그 관습도 변한다"는 것이었다.
지난주 예선을 통과한 후보들의 본선이 사실상 시작되는 이날 세종을 첫 행선지로 고른 그는, 20년 넘게 자라온 세종이라는 도시 자체가 이미 새로운 관습을 만들어냈다는 논리와, 그 위에 지어질 국회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의사당'이어야 한다는 구상을 함께 풀어놓았다.
이번 주말부터 충청권 경선이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종 방문은 단순한 지역 인사를 넘어 자신이 행정수도 완성을 이끌 적임자임을 각인시키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김 당대표 후보는 행정수도 문제를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해찬 전 총리 이래 민주당이 오랫동안 품어온 숙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무총리 재임 시절 정부가 정리한 국정과제 목록에서 행정수도 건설이 최우선 순위에 올라 있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면서도, 지난 1년간 내란 수습과 경제 정상화에 국정 역량이 집중되면서 실질적인 추진이 더뎠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대통령실과 국회 이전이 개헌 논의와 맞물려 있는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 왔을 뿐이라며, 5부 요인 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장이 배석한 가운데 이 문제를 직접 논의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실 이전을 임기 중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으며, 100년을 내다봐야 할 건축물인 만큼 국민적 지혜와 세계가 감탄할 만한 설계가 담기기를 바란다는 뜻을 직접 들었다고 소개했다.
국회 이전 문제에서는 한층 선명한 자기 목소리를 냈다.
김민석 당대표 후보는 국회가 위치한 여의도가 지역구인 국회의원이면서도 오래전부터 '세종 여의도 비전 포럼'을 제안해 세종 지역 의원들과 함께 논의를 이어왔다며, 상임위원회만 절반씩 나눠 옮기는 절충안은 국회와 정부가 사실상 셋으로 쪼개지는 결과를 낳아 비효율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전면적인 완전 이전이 불가피한 방향이라는 소신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21세기 들어 선진국 가운데 국회의사당을 새로 짓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전 세계의 모델이 될 만한 미래지향적 'AI 국회의사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상임위 전체가 상주하고 본회의도 온전히 소화할 수 있는 완결형 국회를 처음부터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오랜 지론이라고 했다.
그는 세종 행정수도 문제를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충청·호남·영남 3대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와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이분화 구조를 극복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두 사업이 본질적으로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으며, "동전의 양면"이라는 표현으로 이를 압축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고 안정되지 않으면 민주당도, 균형발전도, 3대 프로젝트도, 행정수도도 모두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이 점이 바로 이번 전당대회가 갖는 의미라고 규정했다. 한 정당의 대표를 뽑는 행사를 넘어 국정 방향과 집권당의 명운, 나아가 국민의 삶이 걸린 선거라는 것이다.
그는 이재명 정부와 현재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 자신이 추구하는 노선과 다르지 않다며, 국가와 당의 명운을 걸고 당대표에 도전하게 됐다고 출사표의 의미를 재확인했다.
세종시와 시의회로부터 전달받은 행정수도 특별법 건의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추진 의지도 확고하다고 답했다. 그는 "문제는 말이 아니라 실행"이라며, 자신에게는 말과 의지뿐 아니라 실제로 일을 성사시켜 본 경험과 역량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잡음 없이 지혜롭게 과정을 관리하면서 행정수도 특별법 통과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 그가 던진 메시지였다.
이날 기자들의 질문은 곧바로 행정수도 특별법의 구체적 로드맵으로 향했다.
관건은 2004년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내린 위헌 결정, 이른바 '관습헌법' 법리다. 당시 헌재는 대통령실과 국회 의장실·본회의장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관습헌법이라는 전제 아래 수도 이전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김 전 총리는 이에 대해 세 갈래로 답을 정리했다.
첫째, 20년 넘게 세종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성장해 온 현실 자체가 이미 새로운 관습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둘째, 헌법 해석 역시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헌재가 다시 판단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금 미리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셋째, 그렇다면 현재로서는 정부와 국민의 뜻에 따라 행정수도 완성에 필요한 준비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며, 훗날 국회 전체가 옮겨올 가능성에 대비해 처음부터 '반쪽짜리'가 아닌 완결된 국회를 짓는 방향이 지혜롭다고 강조했다.
법적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는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특별법 추진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부터, 우선 가능한 수준에서 법을 통과시키고 이후 문제가 제기되면 헌재의 재판단을 받으면 된다는 의견, 나아가 개헌을 통해 아예 법적 시비의 소지를 없애고 시작하자는 의견까지 당 안팎에 여러 갈래의 시각이 존재한다고 정리했다.
이 가운데 어떤 경로가 가장 바람직한지는 충분한 국민적 공론화와 국회 내 논의를 거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이재명 대통령과 같은 '적극적(positive) 정치인', 이해찬 전 총리와 같은 '정책형 정치인'으로 규정하며, 말이 아니라 성과로 승부하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구가 여의도인 의원으로서도 오랫동안 이 문제에 전향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자신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간담회 후반부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로 옮겨갔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체제로 전환되는 일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해, 그는 당이 이미 당론을 확정한 만큼 현 지도부가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야당과 협의해 8월 초까지는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야 10월 초 중수청·공소청 출범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는 총리 재임 시절부터 5월 이전 처리를 당에 제안해 왔다며, 협의가 완료되기 전에 성급히 법안을 밀어붙이기보다 당정 간 의사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공적 통로로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다소 늦어지기는 했지만 결국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고 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싸고 수사 공백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는, 대통령도 수사·기소 분리를 전제로 충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혀온 만큼 이 부분은 정부와 당이 함께 준비해 왔다고 답했다.
그는 국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이며, 검찰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린 것이 수사·기소 분리라는 개혁 흐름을 불가피하게 만든 근본 원인이라는 인식을 밝혔다.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의 구체적인 보완책에 대해서는 정부와 전문가들이 이미 상당한 방안을 축적해 놓았고 당에서도 대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안다며, 8월 17일 새 지도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현 한병도 원내대표 중심 지도부가 이 과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약 30분간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에 맞춰 마무리됐다. 세종을 찾아 행정수도 완성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검찰개혁 후속 입법의 시간표까지 못박은 김 전 총리의 이날 행보는 앞으로 이어질 충청권 경선을 겨냥한 신호탄이자, 자신이 내세우는 '실행력'을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려는 첫 승부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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