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 '선거 무효 소청'... 개표상황표에 찍힌 '5월 12일', 선거 무결성에 흠결 지적
"선거일보다 3주 앞선 날짜, 공식 문서에 인쇄돼"… 중앙선관위 소청 제기 | '선거 관리의 중대한 허점' 또 드러나
[SNS 타임즈] 최민호 세종시장이 6.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세종시장 선거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소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관련 현장 live 방송: https://www.thesnstime.com/mujogeon-raibeu-seongeo-bulbog-seongeo-soceong-sejongsieseodo-teojyeossda-06-18il/)
그 근거는 놀라울 만큼 단순한 한 장의 문서인 개표상황표였다.
개표상황표는 선거 결과를 국민과 언론에 공식적으로 공표하는 핵심 법정 문서다. 그런데 세종시 일부 투표구의 개표상황표 상단에 인쇄된 '투표지분류 개시시각'이 선거일인 6월 3일이 아닌, '2026년 5월 12일'로 기재돼 있었다는 것이다.
문서 하단의 선거관리위원장 개표 공표시각은 '2026년 6월 3일'로 수기 기재돼 있었다. 같은 공식 문서 안에 선거일인 6.3일과 그보다 3주 이상 앞선 날짜 5.12일이 함께 기재돼 있는 셈이다.
최 시장은 이 사실을 6월 17일 오후 제보자들로부터 받은 사진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선거 소청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정 마감일이었다.
최민호 시장은 세종시 선관위에 사전 질의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이미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였으나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 시장의 목소리에는 분노보다 당혹감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가 지목한 문제의 투표구는 조치원읍 제3투표소, 도담동 제2투표소, 소담동 제3투표소, 그리고 제2선거구 관외 사전투표 등 최소 네 곳이다.
특정 한 곳의 실수가 아니라, 서로 다른 투표구에서 동일한 형태의 이상 기재가 반복 확인됐다는 점이 이 사안의 핵심이다.
투표지 분류는 투표 종료 이후에만 가능하다.
이번 선거의 투표 종료 시각은 6월 3일 오후 6시였다. 그렇다면 그보다 3주 이상 앞선 5월 12일은 어떤 날이었나. 최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해당 날짜가 "선거인명부 확정일"이라고 언급했으나, 현장에서 한 참석자가 선거인명부 확정일은 5월 12일이 아닌 5월 22일임을 지적했고, 최 전 시장은 이를 즉각 인정하고 정정했다.
최민호 시장은 "투표지 분류 개시가 6월 3일이 아닌 훨씬 이전에 이뤄졌다고 공식 문서에 인쇄돼 있다면, 저로서는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알 길이 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 시장은 이번 소청의 목적이 선거 결과의 무효 선언과 해당 문서의 작성·사용 경위 규명, 두 가지 모두라고 밝혔다. 그는 세종시 전체 80여 개 투표구 전반에 동일한 문제가 있는지도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소청은 단순히 한 낙선 후보의 불복 선언이 아니다. 6월 3일 선거 직후 대한민국 선거 행정 전반이 전례 없는 신뢰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개표상황표 날짜 오기 의혹은, 이미 들끓고 있는 선거 불신의 도가니에 던져진 또 하나의 불씨다.
최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36%를 얻는 데 그쳐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후보에게 크게 패배했다. 4년 전 52.83%로 당선됐던 것과 비교하면 16%포인트 이상 급락한 수치다. 그는 이번 소청이 당락 역전을 목표로 한 것인지에 대해 "그것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닌지는 저도 판단할 수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최민호 시장은 "선거에 대한 신뢰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 대한 의문을 투명하게 해소하는 데서 완성된다"라며 문제의 공론화 당위성을 제기했다.
최 시장은 개표상황표라는 공식 문서에 선거관리위원장을 포함한 8명의 도장이 찍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날짜 오기가 발견되지 않은 채 그대로 공표됐다는 사실 자체가, 선거 관리의 중대한 허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없다면 선관위가 명확하게 설명하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선관위가 관련 전산기록, 개표관리시스템 로그, 투표지분류기 운영기록, 출력 이력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소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의 차후 계획에 대해선 "합당한 이유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세종시의 이번 소청은 전국적인 선거 불신 정국 속에서 지역 차원에서 제기된 구체적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선거 당일의 혼란이 투표용지 '물량'의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개표 '절차'의 정합성에 대한 의문이다. 두 사안 모두 선관위의 관리 부실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선거다. 그리고 선거의 정당성은 결과뿐 아니라 과정의 무결성에서 나온다. 개표상황표에 찍힌 날짜 하나가 그 무결성에 균열을 냈다.
그 균열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그것이 우연한 행정 오류인지 아니면 더 깊은 문제의 징후인지는, 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답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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