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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최민호 세종시장, 재정 위기 '전면전' 선포
최민호 세종시장(사진 오늘쪽)이 2일 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 재정 문제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정부의 제도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SNS 타임즈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최민호 세종시장, 재정 위기 '전면전' 선포

최 시장 "우리 세종시민들이 부당하게 당하는 것을 저는 견딜 수가 없다. 저는 그 꼴 못 본다" | 정부 제도 개선 촉구하며 "역차별 계속되면 시민과 함께 투쟁" 강경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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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대호 기자

[SNS 타임즈] 최민호 세종시장이 2일 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 재정 문제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정부의 제도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최 시장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라며, "국가의 책임 있는 지원 없이 시민 부담으로 재정을 메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시민들과 함께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행안부 '수용 곤란' 답변에 강한 유감 표명

최 시장은 지난해 11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세종시 재정 문제의 구조적 원인을 설명하고 제주도와 같은 보통교부세 정률제 방식 도입을 건의했었다. 당시 대통령은 "일리 있는 말"이라며 깊이 공감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별도 검토를 약속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 7일 세종시 건의에 대해 '수용 곤란'이라는 입장을 통보해 왔다. 행안부는 "정률 교부는 지방교부세 원리에 부합하지 않고, 세종시는 재정 특례를 적용받고 있다"는 점을 거부 사유로 들었다.

최 시장은 "정부가 행정수도 완성을 국정과제로 내세우면서도, 이를 실현할 재정지원은 도외시한 행안부의 입장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세종시 재정, 구조적 한계 직면

세종시는 중앙행정기관이 집적된 행정중심복합도시이자 광역·기초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단층제 지방자치단체다. 그러나 국가 행정도시 기능 수행과 단층제로 인해 가중된 행정 수요에 비해 재정 권한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민호 시장은 이날 "출범 초기 국가 정책도시 건설에만 집중했던 탓에 도시 관리자로서 세종시 재정에 대한 중장기 전망이 부족했다"며, "부동산 거래세 의존적인 세입 기반은 취약하고, 국가 계획에 따라 조성되어 이관되는 공공시설물 유지관리비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시장은 2015년 486억원이었던 유지관리비는 2020년 778억원, 2025년 1,28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1,8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계했다.

최 시장은 또 도심에 집적한 정부청사 등 비과세 공공기관은 지방세입에 기여 없이 주변시설 관리 수요만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세종시는 단층제이기 때문에 기초·광역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모든 재원을 오롯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제주와의 형평성 문제 제기

최 시장은 같은 단층제인 제주도와의 비교를 통해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제주도는 광역과 기초가 통합되면서 특례로 보통교부세 총액의 3%를 정률로 받아 2025년 기준 약 1조 8,121억원의 교부세를 확보하고 있다. 인구 67만명 기준 주민 1인당 271만원 수준이다.

반면 세종시는 같은 단층제로 출범했지만 2025년 보통교부세 규모는 1,159억원이며, 이중 재정특례는 231억원에 불과하다. 인구 39만명 기준 주민 1인당 30만원으로, 제주도의 9분의 1 수준이다.

세종시민 1인당 세출예산액도 507만원으로 광역단체 평균 888만원의 60% 수준에 불과하며, 제주도의 1,131만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 시장은 "같은 세금을 내고 있는 각 지역 주민들에게 주어지는 행정서비스가 형평성 있게 돌아가는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세종시가 다른 자치단체보다 유난히 더 잘 살고 더 돈을 많이 달라는 요구가 아니다. 내셔널 미니멈(국가적 최저기준)이라는 평균적인 기준에 세종시가 미달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지자체 20조원 지원에 "형평성 결여"

최 시장은 최근 정부가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 인센티브로 연간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의 교부세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연간 재정 규모 2조원 수준에 불과한 세종시가 필요로 하는 약 1천억원 규모의 재정 부족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않으면서, 세종시 재정 규모의 두 배가 넘는 5조원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것은 형평성과 합리성을 결여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보통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를 법정률로 교부하는 구조로 전체 교부세 재원(2025년 60조 4천억원)은 한정되어 있다. 최 시장은 "이러한 구조에서 통합 자치단체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다른 지자체의 교부세 등 재정지원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비수도권 내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새로운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행정통합 논의에도 쓴소리

최 시장은 광역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도 지적했다.

국회 법안 발의 과정에서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안 초안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를 해당 지역으로 이전하는 조문을 포함시켰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한 사안에 대해 "행정수도 완성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기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시는 이미 해양수산부 이전으로 인구 유출이라는 부담을 감내한 상황이다. 최 시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또다시 중앙부처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행정수도 세종시의 위상과 기능을 훼손하고,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외 지역 이전을 운운하면서 중앙부처 공직자들의 사기와 업무 추진 환경을 흔들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들이 세종 시민인 이상, 그 시민의 시장으로서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 지자체에 차관급 부단체장을 4명이나 두는 방안에 대해서도 "기존 자치단체와의 형평성 측면에서 또 다른 차별을 낳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시장은 "법상 시도지사는 의전상 장관급 예우를 받지만 보수는 차관급인데, 차관급 부지사를 두면 시도지사와 부지사가 같은 봉급을 받는다는 것이 이치에 맞느냐"며, "350만 명의 통합 자치단체는 차관급 부지사가 4명이나 있으면서 1,300만 명의 경기도는 1급 부지사가 3명 있는데, 이게 형평성이 맞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부에 3가지 요구사항 제시

최 시장은 정부에 3가지 사항을 강력히 촉구했다.

첫째, 세종시 재정 실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확하고 객관적인 진단이다.

최 시장은 "세종시 재정문제는 행정체계 개편에 따른 구조적 원인이 누적된 문제로, 지자체 자체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행안부의 충분한 현장 조사와 진단을 통해 세종시가 안고 있는 구조적 특수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행 교부세 등 재정지원 제도와 실효성을 점검하여 문제를 바로잡을 해법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둘째, 범정부 재정분권 TF에 지방자치단체 참여 확대다.

정부는 지난 1월 16일 재정분권의 방향과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범정부 재정분권 TF'를 출범시켰다. 최 시장은 "재정분권이 중앙정부 중심의 논의에 머무르지 않고 지방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도지사협의회를 비롯한 4대 지방자치단체 협의체가 추천하는 위원이 TF 구성원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 국민 삶의 질과 형평성을 고려한 재정분권 추진이다.

최 시장은 "재정분권의 궁극적 목적은 지역 간 균형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있다"며 "행정서비스의 지속 가능성과 지역 간 재정 형평성 확보의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쟁점 아닌 시민 삶의 문제"

최 시장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세종시 재정문제는 국정과제인 행정수도 완성과 5극 3특, 균형발전 차원에서 함께 살펴야 할 사안"이라며, "효율성, 합리성 그리고 시민의 삶을 기준으로 논의되어야지 정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저는 교부세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게 왜 정치적 문제인가. 우리 시민의 삶의 문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시에 대한 역차별이 계속된다면, 시민들과 함께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다짐했다.

최 시장은 "오늘 브리핑을 통해 제안한 제도 개선 사항과 문제 인식은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행정안전부, 여당과 야당 등 관계 기관과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책임 있는 논의와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세종시는 시민의 삶과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문제 제기를 분명하고 당당하게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최 시장의 목소리는 여러 차례 격앙됐다.

특히 중앙부처 공무원들에 대한 언급에서는 감정이 북받쳤다. "해수부 이전을 한 것에 대해서 그분들이 국가 공무원이고 중앙부처이기도 하지만 우리 시민들이었다. 대부분 그분들 부산에 갔다.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들을 때 저는 해수부 직원으로서 시민이었던 그분들의 고통이 느껴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 시장은 "제가 세종시장이 아니라면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왜 걱정을 하겠느냐. 우리 시민인 우리 중앙부처 공무원들 일 좀 하게 해달라"며, "좀 흔들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말미에 최 시장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세종시장으로서 두 가지 책무가 있다. 하나는 세종시를 발전시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세종시를 지키는 것"이라며, "우리 세종시민들이 부당하게 당하는 것을 저는 견딜 수가 없다. 저는 그 꼴 못 본다"고 강조했다.

세종시는 이번 브리핑 내용을 관계 기관에 전달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행정수도 완성과 지방재정 형평성이라는 두 과제를 둘러싼 중앙정부와 세종시 간의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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