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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행정통합 주민투표 결의안' 놓고 여야 정면충돌
대전시의회가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하며 극한 대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SNS 타임즈

대전시의회 '행정통합 주민투표 결의안' 놓고 여야 정면충돌

민주당 "법 위반 임시회 원천무효" vs 국민의힘 "졸속 통합 반대" 5분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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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대호 기자

[SNS 타임즈] 대전시의회가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에 빠졌다.

9일 열린 제293회 임시회에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와 여당의 '속도전식' 행정통합 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여당인 민주당은 임시회 소집 자체가 법 위반이라며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교육자치 훼손·민주주의 실종" 목소리

국민의힘 소속 이금선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행정통합 논의가 정부와 여당 주도의 속도전으로 치달으면서 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전시의회 이금선 의원. /SNS 타임즈

이 의원은 "교육계 대책위원회와 교사노조연맹이 '교육자치를 행정의 하위로 종속시키고, 교육 주체의 참여 없이 행정통합이 추진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31조가 명시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논의 중인 특별법안이 영재학교와 특목고 설립 권한을 통합시장에게 부여하는 등 교육자치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교육이 경제·과학 중심도시라는 목표 아래 성과지표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학교 현장은 취업률과 진학률 같은 수치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소규모 학교 살리기라는 교육적 사명 대신, 통폐합과 폐교 같은 경제 논리가 교실을 지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민 의견 수렴 부재도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에 따르면 2월 5일 기준 대전시의회 홈페이지에 행정통합 반대 의견 1,503건, 찬성 21건이 접수됐으며, 이후에도 160건 이상의 반대 의견이 추가로 들어왔다. 현재 입법예고 중인 민주당 법안에는 1,700건 넘는 반대 의견이, 지난해 입법예고가 끝난 국민의힘 법안에도 8,000건 넘는 반대 의견이 달려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지방의회에서 조례 하나를 제정할 때조차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최소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한데, 대한민국 역사상 선례도 없는 광역지방자치단체 간 통합을 '묻지마 속도전'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인석 의원 "여당, 1년간 침묵하다 두 달 만에 법안 만들어"

송인석 의원은 더욱 강도 높은 어조로 여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대전시의회 송인석 의원. /SNS 타임즈

송 의원은 "국민의힘 두 단체장이 2024년 행정통합을 시작했지만, 1년 동안 어떤 협의 제안에도 응하지 않던 것이 정부와 여당이었다"며, "대전시 국회의원 7명 전부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인데, 왜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송 의원은 "2025년 12월 초 대통령의 한 마디로 정부와 민주당이 두 달 만에 법안을 만들어 2월 중 특별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상식이냐"며, "일련의 숙의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2025년 10월 제출 '성일종안'을 참고하는 성의라도 보여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7월 14일 국민의힘이 발표한 안은 행정통합 민관협의체와 대전연구원이 1년 가까이 연구하면서 각계각층의 시민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에 비해 정부와 민주당의 특별법안은 '속빈 강정'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송 의원은 민주당이 제안한 전남·광주 특별법안과 비교하며 대전·충남 행정통합 법안의 차별성을 지적했다. "당신들이 양심이 있다면 똑같이 민주당에서 제안한 전남·광주 특별법안을 보고도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지 답하라"며, "역사에 길이 남을 악법을 만들어 360만 대전·충남 국민을 실험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 의원은 또 주민투표법과 지방자치법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대통령이 추진하는 행정통합은 전형적인 '법꾸라지'들의 합법화"라며, "집주인인 대전·충남 주민들은 내 집인데도 확장이 되는지, 담벼락이 없어지는지도 모르고 있으며, 어떻게 리모델링될지에 대해서도 전혀 의견을 말할 수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이한영 의원 "자치재정권 없는 통합은 종속"

이한영 의원은 자치재정권 확보 방안이 빠진 정부·민주당 통합안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했다.

대전시의회 이한영 의원. /SNS 타임즈

이 의원은 "'2할 자치'라는 말은 재정과 권한의 8할은 중앙이 쥐고 지방은 집행만 떠맡는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현실을 가리킨다"며, "국민의힘은 고도의 자치권을 발휘할 수 있는 강한 지방정부 모델 구현이 행정통합의 비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설계한 행정통합 모델에서 자치재정권은 자동차의 엔진이라고 비유하며, "현재 정부와 민주당은 엔진이 없는 자동차를 만들어놓고 이를 대전시민에게 타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세계 주요 광역경제권과의 경쟁을 위해 항구적으로 약 9조 원의 자주재원 확충과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법제화하려 한 국민의힘 방안은 외면하고, 연 최대 5조, 4년 간 최대 20조를 지원하겠다며 말장난에 불과한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정이 달라지면 1조도 못 준다는 말 아니냐"며, "재원의 출처도 불분명하고, 지원금액을 얼마나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반문했다. "이는 재정 자립을 키우는 지원이 아니라 중앙의 통제력을 연장하는 보조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4년 뒤 정부 지원이 사라지면 '2할 자치', '앵벌이 자치'로 회귀하게 될 것"이라며, "충분한 자치재정권이 없는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종속"이라고 강조했다.

9일 오전 임시회 개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시회의 적법성을 문제 삼으며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김민숙·방진영 의원 기자회견문. /SNS 타임즈

민주당 "3일 전 공고 규정 위반, 임시회 원천무효"

한편 같은 날 민주당 소속 김민숙·방진영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조원휘 의장과 국민의힘이 강행하려는 이번 임시회는 명백한 법 위반이며, 그 어떤 결정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지방자치법 제54조 제4항이 "임시회 소집은 집회일 3일 전에 공고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번 임시회는 금요일(2월 6일) 소집 공고 후 월요일(2월 9일) 개최돼 초일불산입 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 법은 특별한 예외규정이 없는 한 초일불산입 원칙을 지키도록 하고 있고, 주말까지 기일에 포함한다 해도 월요일 개최를 위해서는 목요일 자정까지 공고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방자치법 제54조 제4항의 '긴급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예외조항을 인용하고 있지만,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결의안은 긴급한 의안의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두 의원은 "대전광역시의회 회의규칙 제11조 제4항이 정한 '긴급한 의안'은 천재지변 등 재난 대응, 주민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안, 법규상 처리 기한이 명시된 업무 등 극히 제한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며 "행정통합은 중대한 사안이지만 긴급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측은 "긴급한 사안이라고 생각했다면 2월 2일 폐회한 제292회 임시회 회기 내에 처리했어야 했다"며 "이번 임시회 개최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고, 조원휘 의장이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조원휘 의장이 9일 표결 예정이던 주민투표 결의안을 회기를 하루 연장해 10일에 표결하겠다는 의견을 운영위원회에 전달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 측은 "이는 이 안건이 긴급하지 않다는 것을 의장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또 "소집요구서에 긴급 사유조차 명시하지 않았고, 긴급의안 제출 사유서는 날짜도 없는 상태로 제출됐다"며, "조원휘 의장은 지난 금요일 오전 타운홀 미팅 현장에서 월요일 당장 임시회를 소집하겠다고 독단적으로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의원의 요구를 수렴해 의장이 소집하는 것이 정상 절차인데, 의장이 미리 날짜를 정해놓고 의원들을 거수기로 활용한 것"이라며 "이는 개별 의원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이며, 대전시의회를 의장 개인의 전유물로 전락시킨 폭거"라고 비난했다.

법적 절차 공방, 향후 쟁점으로

이번 대전시의회 임시회를 둘러싼 갈등은 크게 두 차원으로 나뉜다.

하나는 행정통합 추진 과정의 타당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논쟁이고, 다른 하나는 임시회 소집 자체의 적법성 문제다.

국민의힘 측은 교육자치 보장, 시민 의견 수렴, 자치재정권 확보 등 실질적 내용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하고 있다. 특히 1년 넘게 준비한 국민의힘 법안과 달리 정부·여당이 두 달 만에 법안을 만들어 2월 중 통과를 추진하는 것은 '묻지마 속도전'이라는 비판이다.

반면 민주당은 임시회 소집 자체가 지방자치법상 3일 전 공고 규정과 긴급 의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원천 무효라는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조원휘 의장의 독단적 의회 운영을 강하게 비판하며,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의회는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의 주장에도 일정 부분 논리적 모순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측 법안이 제출된 이후 1년 가까이 침묵하다가 대통령 발언 이후 급격히 법안을 추진한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남·광주 통합 법안과 대전·충남 통합 법안의 내용적 차이에 대한 구체적 해명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 법률 전문가들은 초일불산입 원칙의 적용 여부와 '긴급한 의안'의 해석에 따라 임시회의 적법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대전시의회는 당초 9일 오후 결의안을 표결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의 문제 제기로 10일 오후 2시로 연기된 상태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지방의회 차원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혼란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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