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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행정통합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 가결
/SNS 타임즈

대전시의회, 행정통합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 가결

찬성 16·반대 2로 통과… "자치권 강화 없는 통합, 시민 동의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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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대호 기자

민주당 의원들 "실효성 없는 정치 공세" 비판

[SNS 타임즈] 대전광역시의회가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를 정부에 공식 촉구하고 나섰다. 통합 특별법안에서 당초 합의됐던 자치권 강화와 재정 이양이 크게 후퇴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시의회는 10일 오후 2시 제2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을 재석 의원 18명 중 찬성 16명, 반대 2명으로 가결했다. 이번 결의안은 국민의힘 김진오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전체 21석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숙·방진영 의원과 무소속 박종선 의원은 임시회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며 본회의에 불참했고, 국민의힘 안경자 의원과 무소속 민경배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당초 합의와 달라진 통합안에 제동

김진오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대전시의회는 지난해 7월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를 정책적 검토의 장으로 올리는 데 동의했다"면서도, "최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통합 방안은 당초 합의된 통합의 기본 정신과 전제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특별법안에 대해 "자치권 고도화의 핵심 조항들이 대폭 축소되거나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으로 전환되는 등 통합의 전제 조건이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법인세·부가가치세 국세 이양, 보통교부세 추가 교부, 교육재정교부금 보전 등 재정 자율성과 직결된 핵심 조항들이 빠지면서 특별시로서의 실질적인 재정권 확보가 어렵게 됐다"며, "이럴 경우 대전 시민들은 중앙 정부에 대한 행정적 종속이 심화되고 사회적 갈등에 따른 부담만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주민투표 촉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통합의 내용과 조건이 본질적으로 변경된 상황에서 행정통합은 더 이상 중앙정부나 국회의 판단만으로 추진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방의회는 국회 입법의 결과를 지켜보기만 하는 기관이 아니라 주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 민주주의적 절차에 따라 지역사회의 정치적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해야 할 책무를 가진 곳"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행 주민투표법 제8조에 따라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요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대전시가 자체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시의회가 정부를 향해 공식적으로 주민투표 실시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시의회는 결의안을 통해 ▲정부의 주민투표 즉각 시행 ▲대전시장의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주민투표 요청 ▲더불어민주당의 주민투표 시행 협조 등을 촉구했다.

같은 당 안경자 의원 "원점 재검토해야"

한편 국민의힘 소속임에도 반대표를 던진 안경자 의원은 발언을 통해 다른 접근을 제시했다.

안 의원은 "주민투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적으로 촉박하다"며, "지방선거까지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투표를 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안경자 의원은 "재정 분권, 조직, 예산 등이 담보되지 않은 현재의 통합안을 다시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며, "대통령과 양당이 지난해 7월 의견 청취를 거쳐 의결한 원안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통합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지금 통합 과정에서 드는 비용, 조직, 인사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주민투표보다는 현재 추진 중인 통합안 자체를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더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 "실효성 없는 정치 공세"

이날 본회의에 불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숙·방진영 의원은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은 시민의 뜻을 앞세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효성 없는 정치 공세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행정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의회가 행정통합에 대한 의견청취를 의결한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같은 주체들이 다시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것은 의회 스스로 결정을 뒤집는 자기부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필요한 것은 주민투표라는 상징적 선언이 아니라, 국회 병합심사 과정에서 지역에 필요한 권한과 재정 특례를 확보하는 데 시의회가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안 가결로 대전시의회의 입장은 공식화됐지만, 실제 주민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결의안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행정안전부가 주민투표 실시를 결정하지 않는 한 주민투표는 실시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원휘 의장은 "법적 구속력 여부와는 별개로, 대의기관으로서 시민의 뜻을 분명히 전달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의 의미를 정치적 의사표시로 규정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재정 자율성 확보다. 법인세·부가가치세 국세 이양, 보통교부세 추가 교부, 교육재정교부금 보전 등 재정 자율성과 직결된 핵심 조항들이 빠지면서 특별시로서의 실질적인 재정권 확보가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둘째는 지역 간 형평성 문제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원안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법안 사이에 내용 차이가 크고, 같은 날 발의된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안에는 국가 지원과 권한 이양을 명시한 조항이 다수 포함된 반면, 대전·충남 법안에는 유사 조항이 재량규정이거나 제외됐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셋째는 추진 속도의 적절성이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행정통합 논의가 '묻지마 속도전'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주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행정통합의 최종 판단은 결국 국회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번 임시회와 결의안은 제도적 변수를 만들어내기보다는, 통합 국면에서 시의회가 어떤 입장과 역할을 취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신호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조원휘 의장은 본회의를 마치며 "집행 기관에서는 어제와 오늘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행정통합이 실질적인 분권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의회와 협력하여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추진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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