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디스플레이 국가연구플랫폼, 예타 통과했지만… 사업 축소·운영비 과제 남았다
5,200억 원 구상에서 3,688억 원으로 조정 | 연구과제 31개에서 20개로 감소
박수현 지사 "핵심 기능 문제없다"…중소기업 이용 문턱 낮추고 2033년 이후 운영방안 검토
[SNS 타임즈] 충남도가 역점 추진해 온 첨단 디스플레이 국가연구플랫폼 구축사업이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 사업 규모와 지역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참여, 사업 종료 이후 시설 운영 문제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수천억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연구시설이 대기업 중심의 연구개발 거점에 머물지 않고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매출, 고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6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쟁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업 규모 조정이 불가피했음을 인정하면서도 국가연구플랫폼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2033년 사업 종료 이후 시설 운영비와 장비 유지·교체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5,200억 원에서 3,688억 원으로…연구과제도 축소
이번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국가연구플랫폼 구축사업의 총사업비는 3,688억 7,000만 원이다.
충남도가 올해 3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될 당시 제시했던 5,200억 원과 비교하면 1,511억 3,000만 원, 약 29.1%가 줄어든 규모다.
기술개발 과제도 당초 31개에서 20개로 11개 감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당초 9,200억 원 규모로 추진했던 구상과 최종 확정된 사업비 사이의 차이를 지적하면서, 이 같은 축소가 충남도의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질문도 나왔다.
박 지사는 이에 대해 예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준에 맞춰 사업 규모와 내용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지사는 "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그 기준에 맞는 사업 규모의 또 내용의 조정이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와 협의를 거쳐 핵심적인 사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연구플랫폼으로서의 핵심적 기능을 유지하고 수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사업 규모를 줄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박 지사는 예타 통과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가장 어려운 점은 이 총사업비 규모를 줄이는 게 가장 어렵죠"라며 "그 내용을 조정하는 것이 어려운데 그런 과정에서 서로 실무 협의들을 통해서 어떤 내용의 우선순위들을 조정해가면서 총사업비 규모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협의를 통해 예타 통과가 가능한 수준에서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했다는 취지다.
박 지사는 앞으로 기술 발전과 산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연구 기능을 확장하거나 보강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어떤 과제가 제외되거나 통합됐는지, 축소된 예산이 개별 연구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이날 구체적인 비교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다.
"중소기업도 쓸 수 있어야"…연구시설 접근성이 쟁점
또 다른 핵심 쟁점은 국가연구플랫폼이 지역 중소·중견기업에도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 연구시설이 대기업 중심으로 활용되거나 지역 기업에는 시설 이용의 문턱이 높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연구장비 이용률과 기술 사업화, 매출 및 고용 창출에 관한 구체적인 성과 목표가 설정돼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박 지사는 중소기업들이 연구시설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문턱을 좀 낮출 수 있도록 그런 부분들을 분명하게 좀 협의해 나가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천안 디스플레이 혁신공정센터의 기업 지원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개소한 혁신공정센터는 지금까지 58개 기업을 대상으로 521건의 지원 실적을 기록했다.
박 지사는 이러한 선례를 국가연구플랫폼에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국가연구플랫폼의 중소기업별 장비 이용 기준이나 이용료, 기술이전 절차, 기업별 지원 목표 등 세부적인 운영체계는 이날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투자가 지역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설 개방 원칙을 넘어 기업들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연구 성과의 사업화… 충남도 역할 강조
박 지사는 국가연구플랫폼의 기술개발 성과가 지역 기업의 실제 사업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체 사업비 가운데 연구시설과 장비 등 기반 구축에 투입되는 예산은 1,736억 3,000만 원으로 약 47.1%다.
나머지 1,952억 4,000만 원은 OLE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기술개발에 투입된다.
박 지사는 이 같은 사업 구조를 설명하면서 연구개발 성과를 지역 기업이 공유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술개발 이후 실증과 사업화 단계에서 지역 기업을 연결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충남도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연구시설 자체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사업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성과가 지역 산업 현장에 확산되는 과정까지 정책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충남도는 이미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바탕으로 관련 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연구플랫폼의 연구 성과가 결합되면 지역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개발과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예산이 실제 지역 기업의 매출 증가나 신규 고용으로 연결되는지 판단하려면 기술이전 실적뿐 아니라 사업화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33년 이후 운영비는 누가 부담하나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질문도 제기됐다.
국가연구플랫폼은 2027년부터 2033년까지 7년간 추진되지만, 사업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연구시설과 장비를 운영하고 유지·관리하기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
이에 기자회견에서는 2033년 이후 연구시설 운영비와 장비 유지·교체 비용의 부담 주체, 장기적인 재정 지원 방안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박 지사는 이에 대해 "지금 그런 것까지 구체적으로 그 이후까지를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역량 부족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이날 새벽 자료를 검토하며 사업 종료 이후 운영 문제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박 지사는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하며 앞으로 해당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국가연구플랫폼의 구축 계획과 달리 사업 종료 이후 운영체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첨단 디스플레이 연구시설은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 개선과 교체가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운영 주체와 재원 조달 방식이 향후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지방비 487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충남도와 아산시가 사업 종료 이후 어떤 재정적 역할을 맡게 될지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연구시설 완공 전 기술개발 어떻게 진행하나
사업 추진 일정과 연구개발 시점 사이의 차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충남도 계획에 따르면 연구시설과 장비 구축은 2030년까지 진행되는 반면, 핵심 기술개발 사업은 2027년부터 시작된다.
이에 따라 국가연구플랫폼이 완공되기 전 초기 연구개발을 어떤 시설과 인력을 활용해 진행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제기됐다.
박 지사는 기존 혁신공정센터와 스마트모듈러센터 등 관련 연구 기반을 활용해 선행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히 OLED와 무기발광 기술의 융합을 통한 차세대 자발광 디스플레이 개발이 중요한 연구 방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구체적인 연구 수행기관과 초기 연구장비 활용계획, 기관별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실행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충남도는 내년 1분기 주관기관을 선정하고 2분기부터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예타 통과는 출발점…성과 검증 체계 마련해야
이번 사업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충남의 산업 기반을 확충할 기회로 평가된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예타 통과와 관련해 디스플레이 분야 단독 예타 사업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인 71%의 사업비 반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 추진이 확정됐다는 사실과 사업의 목표가 달성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충남도가 제시한 1만 1,951명의 일자리 효과와 7,709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역시 향후 사업 추진에 따른 추정치다.
이러한 기대효과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축소된 사업 규모 안에서 핵심 기술개발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지역 기업의 시설 이용과 기술 사업화, 지속적인 운영재원 확보까지 해결해야 한다.
박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연구시설의 중소기업 이용 문턱을 낮추고 개발 기술을 지역 기업과 연결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결국 국가연구플랫폼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은 연구시설의 규모나 투자액만이 아니다. 국가가 투자한 첨단 기술이 지역 기업에 얼마나 개방되고, 실제 제품과 매출, 고용으로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예타 통과로 충남은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동시에 사업 규모 조정에 따른 연구개발 전략과 시설의 장기 운영체계, 지역 중소기업의 참여 방안을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