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이 대한민국의 판을 바꾼다!"... 민주당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후보, 수도권 일극체제 종식 선언
선거 D-35일 허태정·박수현·신용한·조상호, 세종서 공동 선언문 발표… 행정수도 완성·초광역 협력 모델 구축 연대 선언
[SNS 타임즈] 세종특별자치시에서 4.29일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광역단체장 후보 4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전광역시장 후보 허태정, 충청남도지사 후보 박수현, 충청북도지사 후보 신용한, 세종특별자치시장 후보 조상호가 나란히 서명한 '충청권 공동 대전환 선언'은 단순한 선거 연대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오는 6.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5일 앞두고 발표된 이 선언은, 수도권 일극체제 종식과 충청권의 대한민국 새로운 성장 중심 도약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관련 현장 live 방송: https://www.thesnstime.com/mujogeon-raibeu-deominju-cungceonggweon-4gae-si-dojisa-hubo-cungceonggweon-gongdongdaejeonhwan-seoneonsig-04-29il/)
"수도권 일극체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수 없습니다" 선언문 낭독을 시작한 조상호 후보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인구 과밀, 집값 폭등, 청년 유출, 지역 소멸 등 이 모든 문제의 뿌리가 수도권 집중에 있다는 진단에서 출발한 선언문은 이어 여덟 가지 구체적 공약으로 전개됐다.

행정수도 완성이 첫 번째 과제로 제시됐다. 행정수도특별법 제정과 개헌을 통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완성하고,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으로 충청권을 실질적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목표에 대해서는 후보들의 설명이 가장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조상호 후보는 5월 7일 국토위 법안심사소위 주관 입법 공청회 일정을 언급하며, 여야 이견 없이 논의가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약 20년 전 위헌 결정을 내렸던 것과 지금 달라진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면 국회 논의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기술 측면에서 후보들은 충청권이 보유한 자원들의 결합 효과를 강조했다. 대전의 연구개발 인프라, 충남의 제조 산업, 충북의 바이오 클러스터, 세종의 행정 기능을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묶어, AI·반도체·바이오·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이다. 광역 철도망을 통한 '1시간 생활권' 구축, 청년 일자리 창출과 주거 지원, 농어업의 국가전략산업화, 탄소중립 선도 모델 구현도 핵심 공약으로 포함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뜨거운 논의를 불러일으킨 주제는 충청광역연합과 행정통합의 관계였다. 기자들은 선언문에 명시된 '충청광역연합' 구상이 기존 국민의힘 시도지사들이 추진해온 행정통합 경로와 어떻게 다른지, 또 이것이 연간 5조 원 지원을 전제로 한 행정통합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박수현 후보는 "오늘 발표한 내용은 원론적 수준"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행정통합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로서 광역연합이라는 특별자치단체 단계를 거칠 수 있다는 의미이지, 반드시 그 형태를 거쳐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행정통합을 향한 방향성의 공감은 있되, 구체적 경로는 주민 의견 수렴과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신용한 후보는 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행정통합 실무를 직접 다룬 경험을 언급하며 "경제권·생활권 통합을 통해 충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원론은 합치되어 있다"고 말했다.
허태정 후보는 자신이 전 대전시장 재임 시절부터 주창해온 '충청 메가시티' 구상과의 연속성을 설명했다. 당시 4개 시도지사 협의체를 통해 충청광역연합 설립에 합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중단됐다는 것이다.
충청광역연합은 2024년 12월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성과에 대해 한 기자가 "주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신용한 후보는 "시 경계를 넘는 택시 할증 요금 같은 생활 밀착형 논의가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고 인정하면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함께 당선된다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부터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의 고압 송전선로 추진 문제도 뜨거운 현안으로 부상했다.
기자의 질문에 박수현 후보는 "한전의 일방적인 절차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충청권의 장기 에너지·용수 수요를 대비하는 '금강 르네상스'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밝히며, 이를 충청권 4개 후보가 함께 논의해 공동 대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예고했다.
허태정 후보 역시 도심 구간의 지중화를 원칙으로 제시했고, 신용한 후보는 고압선 경로 변경과 민가 보상 기준의 전면 재심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상호 후보는 기후·에너지부 장관을 직접 찾아가 이 문제를 전달한 사실을 언급하며 "국민의 이해와 동의 없이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 주권 정부"라고 강조했다.
다만 입지선정위원회가 6월 말 종료되면 한전이 법적으로 강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허태정 후보는 "남은 시간에 충분한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저지 방안에 대한 설명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문화 분야에서는 박수현 후보의 입법 성과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날을 국회의원 사직일로 언급하며, 사직 전 두 가지 의미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하나는 대한민국의 9개 역사문화권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충청에 설립하는 내용의 역사문화권 정비법 개정안이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신라 중심으로 기울어진 역사 발굴·복원 지원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백제 특별법'이다. 백제 특별법은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상태로 본회의 의결만을 앞두고 있다.
박 후보는 "신라는 승자의 문화여서 드러나 있지만, 백제는 패망의 역사여서 숨겨져 있다"며 더 적극적인 발굴과 복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왕도 중심의 현행 법 대상 지역(공주·부여·익산)을 넘어 세종, 대전, 충북 등 충청권 전역으로 백제 문화 정책을 확산시키는 2단계 계획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원론적 구호 수준에 머물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여덟 가지 공약 가운데 상당수는 재정 조달 방안이나 추진 일정 없이 방향성만 제시된 수준이었다. 충청광역연합, 행정수도 완성, 광역 철도망 구축 등은 민주당 집권 이전부터 거론되어온 의제로, 이번 선언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더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또한 이날 선언은 집권 여당 후보들이 발표한 공약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정치적 맥락을 갖는다.
선언문에 담긴 수도권 집중 문제와 지역 균형발전의 필요성은 사실에 기반한 구조적 문제 제기이지만, 충청권을 '대한민국의 판을 바꿀' 지역으로 호명하는 방식은 충청 유권자들을 향한 선거 메시지로도 읽힌다. 충청권은 전통적으로 대선과 지방선거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지역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여야 모두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행정통합 문제 역시 논쟁적 지점을 안고 있다.
과거 국민의힘 충남·대전 시도지사들이 추진했던 '대전충남특별시' 통합은 정부 여당의 통합법 손질로 대전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주민투표 요구 속에 사실상 무산됐다. 민주당 후보들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주민 동의 없는 통합은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선언문에서 그린 '충청광역연합' 구상의 구체적 로드맵은 아직 모호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날 선언의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선을 뚫고 각자 후보가 된 네 사람이 선거를 35일 앞두고 공개적으로 연대를 선언했다는 것은, 충청권이 단일 경제·생활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당 내에서 실질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유권자들의 판단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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