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는 꺼졌지만 의문은 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또 폭발
"위험하지 않다고 했던 대전 작업장에서" 5명 사망·2명 부상… 세 번째 참사
[SNS 타임즈] 2026년 6월 1일 오전 10시 59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강렬한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18분 만인 오전 11시 17분, 인접 소방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소방 인력 121명과 장비 31대가 현장에 투입되었고, 약 2시간에 걸친 진화 작업 끝에 오후 1시 7분 불길은 완전히 잡혔다.
그러나 56동 세척공실 내부에 있던 작업자 7명 가운데 5명이 목숨을 잃었고, 1명은 전신 화상으로 화상 전문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한명은 경상 상태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56동으로 불리는 단층 건물의 세척공실로 회사 측에 따르면, 이 공간은 로켓 추진체 조립 과정에서 사용된 공구에 묻은 화약 성분을 물과 세제로 씻어내는 작업을 수행하는 곳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기자회견에서 "화약은 물에 닿으면 폭발 위험성이 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어 위험성이 낮은 공정으로 판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동일한 세척 작업이 아무 이상 없이 진행되어 왔다는 설명이었다. (관련 현장 live 방송: https://www.thesnstime.com/mujogeon-raibeu-hanhwaeeoroseupeiseu-pogbalhyeonjang-beuriping-26-06-01/)
그렇다면 이날 오전, 그 "위험하지 않다"던 작업장에서 어떻게 이토록 큰 폭발이 일어난 것인가. 회사 측은 "정확한 원인은 현장 감식을 통해 규명하겠다"는 말 외에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폭발 충격으로 단층 건물이 무너진 탓에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잔해 철거 이후에야 합동 감식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소방당국과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희생된 5명은 모두 작업장 내부에서 발견됐다. 또, 시신 훼손 상태도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사망자 중 2명이 계약직이었음을 인정했고, 그들은 모두 20대였다. 부상을 피한 이들은 당시 작업장 밖에 나와 있던 관리 책임자와, 내부에 있었으나 탈출에 성공한 1명이었다.
이번 사고가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이것이 같은 사업장에서 벌어진 세 번째 대형 참사이기 때문이다.
2018년 5월, 이 사업장 충전공실에서 로켓 추진체 용기에 고체 연료를 주입하는 작업 중 폭발이 발생해 현장에서 2명이 즉사하고 3명이 극심한 화상으로 결국 사망했다. 총 5명의 목숨이 사라졌다.
불과 9개월 뒤인 2019년 2월, 이번에는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또다시 폭발이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졌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오늘, 같은 공장의 세척공실이 폭발했다. 세 번의 사고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이제 13명에 이른다.

전국화학연맹 한화노조 위원장은 이날 현장에서 입장문을 통해 "2018년, 2019년에도 비슷한 사고로 다수의 노동자가 희생되는 사고를 채 잊기도 전에 또 다른 사고가 발생했다"며 "비통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 회의에서 산업재해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한 점을 상기시키며 "생산과 이윤보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장 기자회견에 나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장은 "가족을 잃으신 슬픔을 어떤 말씀으로도 위로해 드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유가족 지원과 부상자 치료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히는 한편, "안전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공장에서 세 번째 사망 사고가 발생한 자리에서 나온 그 약속은, 같은 자리에서 이미 두 번이나 했던 약속과 다르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이 사업장에 대해 연 1회 화재 안전 조사를 실시해 왔으나, 사고가 발생한 56동 세척공실은 면적 기준 미달로 소방서에 자체 점검 결과를 보고할 의무가 없는 공간이었다고 밝혔다. 사업장 내 수십여 개에 달하는 소규모 공실 상당수가 이 같은 점검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두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역시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한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원인 규명에 나섰다.
폭발로 무너진 콘크리트 벽과 잔해 속에서 진실이 드러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세 번의 폭발, 13명의 사망. 같은 사업장에서 7년에 걸쳐 반복된 이 숫자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다. 매번 약속이 있었고, 매번 조사가 있었고, 매번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그럼에도 오늘 또 다섯 명이 작업장 안에서 숨졌다. 이제 물어야 할 것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왜 이 사업장은 같은 실패를 세 번씩이나 허용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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