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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규제 개혁 제1과제는 원격의료

4차산업혁명 핵심과제… 원격의료 18년간 표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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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팀
4차산업혁명, 규제 개혁 제1과제는 원격의료

[SNS 타임즈] 의료안전 규제가 엄격하다는 미국 등 선진국들도 동네병원을 중심으로 원격진료가 활성화돼 있다. 일본은 스마트폰으로 의사와 환자가 실시간 상담하는 ‘포켓 닥터’를 도입했다.

문재인 정부는 규제혁신을 가치로 내걸고 가장 먼저 추진하는 것이 의료 규제혁신이다. 그런데 대선 공약으로 내건 원격의료를 의료인과 의료인간에 국한하는 정책으로 인해 한계를 맞고 있다.

정부가 미래 블루오션 영역인 보건의료 분야 규제혁신을 추진하면서 상용화 1순위로 꼽히는 원격의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추진까지는 ‘산 넘어 산’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대한의사협회와 의료 영리화 프레임으로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반대가 거센 탓이다.

과거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던 법안은 이 같은 반대로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진보 성향의 정당이 ‘의료 영리화의 사전작업’이라는 이유를 들어 강력히 반대했다.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올해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전원이 원격의료에 '반대'하거나 반대에 가까운 '유보'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자유 한국당 의원 8명 전원은 원격의료 개정에 찬성하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신속히 입법화 시켜 관련 산업을 진흥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돼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강력하게 원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국내 원격의료 도입 역사

국내 원격 의료는 의료인 간에만 허용되어 있고, 본격적인 원격의료로 발전하는데 필수적인 의사와 환자간 원격 의료는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2010년 4월 18대 국회에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제출되었지만 아직까지 의사 단체의 기득권 지키기와 진보 시민단체의 의료 영리화 우려 등으로 법제화가 가로 막혀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1990년 10월 최초로 원격의료를 도입했다. 서울대 병원과 화천군 보건의료원 등 간에 환자진료와 처방 교류 등을 도입했다. 2002년 3월에는 의료법을 개정해 의료인 간의 원격의료가 법적으로 허용됐다. 또, 2005년 9월에 교정시설 수용자를 대상으로 의사와 의료인 간 원격의료를 도입하기도 했다. 2007년 10월에는 격오지 부대 장병을 위한 원격의료 시범 사업을 추진했다.

2010년 4월 정부가 도서지역을 위한 의사와 환자간 원격 진료 허용 의료법 개정안을 18대 국회에 제출했으나 의료계 및 정치권의 반대로 국회 회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2013년 8월 정부는 의사 환자간 원격의료 도입을 재추진하며 동네의원 중심의 의사 환자간 원격의료 허용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2014년 4월에는 정부가 의사 환자간 원격의료 허용 의료법 개정안을 19대 국회에 정부 입법으로 재발의 했지만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016년 6월 정부가 의사 환자간 원격 의료 허용 의료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 정부 입법으로 또 다시 재발의 했지만 안전성 등의 우려로 논의가 중단됐다.

2018년 7월 문재인 정부에서 원격 의료에 대한 단계적 추진 입장을 발표했지만, 진보 성향 지지세력의 반대와 보건복지부 장관의 눈치 보기로 본격적인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원격의료 추진 상황

7월 19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과 다른 원격의료 관련 소신을 밝혔다가 여당과 시민단체의 뭇매를 맞고 닷새 만에 철회했다. 박 장관은 7월19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의료인-환자 간의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 발언이 알려지자 당·청이 발칵 뒤집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장관이 청와대와 조율을 거쳐 발언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국정 기조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로부터는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강경한 반응까지 나왔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같은 시민단체는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의료 적폐인 의료민영화를 재추진하려 한다”며 반발했다.

상황이 예기치 않는 방향으로 진전되자 박 장관은 닷새 만에 말을 바꿨다. 그는 24일 보건의료 전문지 기자단 간담회에서 “의료인 간 원격의료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오해를 불러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박 장관은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비슷한 답변을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박 장관이 거동 불편한 만성질환자, 노인 등에게 원격의료가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논란이 된 이후 생각을 다시 정리해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장관은 지금이 원격의료 도입의 호기라고 판단해 정책을 펴 보려고 했지만, 정치 쟁점화에 따라 뒤로 물러서며 아쉬움을 남겼다.

▲ 원격의료 제도 법제화를 반대하는 의사들. 동네 개업의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원격 의료 반대 진영의 논리와 주장

대한의사협회는 원격의료 시행 시 대형병원으로 환자들이 쏠릴 우려가 있다면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면진료에 비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내세우고 있지만,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동네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어든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실제 정부가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원격의료의 단계적 추진 의사를 밝히자 마자, 의사협회는 주무부처인 복지부에 질의서를 발송했다. 의사협회의 반대에도 원격의료를 추진할 것인지 답해 달라는 내용이다.

대한의사협회 정성균 대변인은 “원격의료는 대면진료를 대체할 방법이 아니며 의료진이 갈 수 없는 아주 예외적인 곳에서 부득이한 경우에만 사용돼야 한다”며, “우리나라처럼 병원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원격의료를 확대하자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원격의료는 산업적으로도 주목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직역 단체의 반대는 물론 의료 영리화 논란으로 추진이 더욱 더디다. 무상의료운동본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원격의료를 포함한 보건의료의 산업화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보건의료는 공공적 성격이 강한 만큼,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여기에 진보 성향의 정당 등도 의료 영리화 프레임에 가세했다.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18대와 19대 국회에서 무산된 데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계류 중이다.

▲ 원격진료 법제화를 반대하는 2013년 12월 전국 의사 궐기대회 퍼포먼스. 포크레인으로 원격진료가 적힌 판자를 박살내는 것으로 의사들이 강력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원격의료를 지지하는 주장들

원격의료를 지지하는 단체도 많다. 국내 병원의 90% 이상이 민간 의료기관이고, 진료와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의료 영리화’ 주장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의료안전 규제가 엄격하다는 미국 등 선진국들도 동네병원을 중심으로 원격진료가 활성화돼 있다. 오진 가능성과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은 스마트폰으로 의사와 환자가 실시간 상담하는 ‘포켓 닥터’를 도입했다.

1997년 IT 기기를 이용한 의료인 간 원격의료를 허용한 일본은 2018년 4월 원격의료 관련 규제를 대부분 없앴다. 일반 진료와 같은 보험 혜택이 주어지고 원격 의약품 처방과 배달도 가능하다. 일본이 원격의료에 적극적인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원격 진료는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의료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 (Aged Society)로 치닫고 있는 한국이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국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는 의료정보화가 잘 돼 있고 또, 국민들이 스마트폰에 익숙해 원격의료를 잘 운영하면 국민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치적 논쟁과 진보·보수간 갈등으로 발목이 잡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는 갈등이 이념이나 특정 계층의 기득권 지키기와 연계되면, 폭발력이 더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격의료는 개원 의사들이, 간병 인력의 활용은 간호사들이, 상비약 편의점 판매는 약사들이 반대한다. 다들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국민의 안전이지만, 국민들의 눈엔 각 직역의 ‘기득권’ 지키기로 보일 뿐이다.

공적 영역은 이런 기득권 지키기와 같은 사익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정치가들이 로비에 휘둘리고, 관료들이 눈치나 보고 복지부동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원격의료는 진보와 보수 진영간 이념 갈등의 대상이 아니다. 경제 침체와 일자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지지세력을 의식해 좌고우면 하게되면 원격의료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호기를 놓쳐버리게 될 것이다. 규제 혁신은 타이밍과 속도가 생명이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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