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8일 만에 풀린 빗장'… 금강수목원, 다시 주민 품으로
충남도·세종시, 16일 재개장·공동운영 협약 체결… 21일 임시 개방, 내년 1월 완전 개장 목표
[SNS 타임즈]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금강수목원을 굳게 잠갔던 빗장이 448일 만에 풀린다.
충청남도와 세종특별자치시는 16일 오전 금강수목원 산림박물관 앞 잔디광장에서 '금강수목원 등 재개장 및 공동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조철기 충남도의회 의장, 유인호 세종시의회 부의장, 박기영 충남도의회 부의장, 노한섭 충남도의원을 비롯해 박공규 대한노인회 공주시지회장, 강신구 국립세종수목원장, 안종수 세종시 산림조합장 등 지역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금강수목원과 금강자연휴양림이 포함된 옛 충남산림자원연구소 부지는 충남도가 소유하고 있지만 실제 위치는 세종시다. 1994년 문을 연 이 연구소는 269㏊ 규모로 수목원과 자연휴양림, 산림박물관, 열대온실, 동물마을 등을 갖추고 있다.
충남도는 2024년 7월 부지 매각 방침을 공식화했고, 연구소 본소의 청양 이전을 앞두고 지난해 6월 말 운영을 중단했다. 이후 지역에서는 자연환경 보존과 공공성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매각 방침이 재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협약의 핵심은 ▲공동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양 기관이 상호 지원하고 ▲운영비는 사전 협의에 따라 분담하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입은 참여·분담 정도를 고려해 협의 처리하고 ▲재개장에 필요한 행정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함께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추석 명절을 앞둔 오는 21일부터 황토 메타길과 산책로 등 야외 공간이 시민들에게 무료로 우선 개방된다. 숙박시설과 열대온실, 산림박물관 등은 연말까지 안전 점검과 리모델링을 거쳐 단계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양 기관은 2027년 1월 정상 운영을 목표로 잡았다.
조상호 시장은 "이번 협약에 시한을 두지 않고, 서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한 공동운영 체제는 무기한 이어진다"고 행사 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운영비 규모에 대해 조상호 시장은 초기 시설 정비에 20억원 안팎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7대 3 수준의 투자 구조를 마련했으며, 앞으로 필요한 사업은 양 기관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입의 10%는 세종시에 배분된다.
박수현 지사는 이날 축사에서 개인적인 사연을 꺼냈다.
스물여덟 살 발달장애·자폐성 장애가 있는 자신의 자녀가 금강수목원과 산림박물관을 유독 좋아한다며, 폐장 기간에도 이곳을 찾았을 만큼 애정이 깊다고 전했다. 박 지사는 이 공간을 아이들의 아이들에게까지 물려줄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수현 지사는 또 조상호 시장과 국정기획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하던 시절부터 금강수목원 문제를 의제로 올리기 위해 애썼다고 돌아보며, 당시엔 두 사람이 도지사와 시장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조상호 시장은 금강수목원을 시민과 도민에게 더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이곳이 세종에 있지만 충남 소유인 만큼 그동안 서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며, 새로 문을 열 때는 시민 정원사 등 숲을 가꾸는 데 관심 있는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를 충남도·세종시에 이은 제3의 운영 주체로 세우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아울러 금강수목원을 행정수도 세종을 상징하는 녹색 공간이자 충청권을 대표하는 명소로 키우겠다는 뜻도 전했다.
두 단체장은 금강수목원과 금강자연휴양림을 국민 모두가 누리는 공공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에 국유화를 함께 건의하기로 했다.
박 지사는 세종시가 추진하는 행정수도완성특별법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이 일대가 국가 책임으로 관리될 수 있는 법적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시장도 기획재정부, 산림청과 이 공간의 미래를 놓고 협의를 이어가겠다며 다음 주 산림청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왼쪽) 조철기 충남도의회 의장과 유인호 세종시의회 부의장이 축사하고 있다. /SNS 타임즈
지방의회도 힘을 보탰다. 조철기 충남도의회 의장은 그동안 마음이 무거웠다며 협약 체결을 축하했고, 도의회 차원에서 수목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유인호 세종시의회 부의장은 금강수목원이 세종과 충남을 잇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협약이 두 지역이 경계를 넘어 함께 성장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협약식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왔다.
수목원 인근 도남리 주민이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매각 결정 당시 주민들이 청와대와 국회에 민원을 넣었을 만큼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목원 조성 과정에서 마을 토지를 내준 대신 무료 입장과 일자리 혜택을 받아왔다며, 재개장 이후에도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산림자원연구소의 청양 이전 문제도 언급됐다.
박수현 지사는 이전 작업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이전 비용을 충당할 대체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전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협약식이 끝난 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박수현 지사는 "금강수목원은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온전히 누려야 할 공공 자산"이라며, 이번 재개장을 계기로 이곳이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까지 물려줄" 천년의 숲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48일간 닫혀 있던 문은 21일 다시 열리고, 넉 달 뒤인 내년 1월에는 빗장이 완전히 풀린다.
매각 위기 속에서 잠갔던 문이 다시 열린 이날, 금강수목원 앞에서 박 지사와 조상호 시장은 나란히 서서 협약서를 맞들었고, 조상호 시장은 정식 개장일에 눈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양 기관은 남은 행정 절차와 시설 정비에 속도를 내 내년 1월 완전 개장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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